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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했던 LPGA 정글에 긴장감이 돈다!
방민준 2021-11-16 08:22:12...
2021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펠리컨 챔피언십에서 연장전을 치른 김세영 프로, 넬리 코다, 렉시 톰슨, 리디아 고. 사진제공=Getty Image_LPGA


[골프한국] 2021시즌 마감을 앞두고 LPGA투어에 새로운 변혁의 바람이 일고 있다. 

11월 12~1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벨에어의 펠리컨GC(파70·6,353야드)에서 펼쳐진 펠리컨 위민스 챔피언십 대회는 내년 시즌 LPGA투어에 ‘쿠데타’에 가까운 변화가 닥치리라는 것을 예고했다. 

펠리컨 위민스 챔피언십은 오는 19~2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네이플즈의 티뷰론GC에서 열릴 CME그룹 투어챔피언십과 함께 사실상 LPGA투어를 총정리하는 대회다. 

CME그룹 투어챔피언십은 시즌 랭킹 상위 72명이 총상금 500만 달러를 놓고 벌이는 경쟁이라 컷오프가 있는 일반대회 형식으로는 펠리컨 위민스 챔피언십이 마지막 대회인 셈이다.

미세한 포인트 차이로 세계 랭킹이나 올해의 선수상, 18홀 평균 최저타 기록 선수에게 수여하는 베어 트로피를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라 LPGA투어의 상위권자들이 총출동했다. 

베어 트로피(Vare Trophy)는 1920~30년대 골프선수로 활약한 미국의 글레나 콜렛 베어(Glenna Collett Vare, 1903~1989)를 기리는 상이다. 그는 1922년에 미국 여자 골프선수권대회에서 처음 우승한 것을 포함해 6차례 우승하고 1920년대 중반 60개의 대회에 연속 출전해서 59번 우승하는 진기록을 수립했다.

1953년에 제정된 이 상의 최초 수상자는 초대 LPGA 회장을 역임한 패티 버그로 75타였다. 안니카 소렌스탐이 1998년 69.99타로 LPGA 최초로 70타 벽을 깼다, 한국 선수로는 2003년 박세리가 수상했다.

2021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펠리컨 챔피언십에서 연장전을 치른 리디아 고. 사진제공=Getty Image_LPGA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24)가 지난 7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막을 내린 LET(레이디스 유러피언투어) 아람코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에서 우승한 뒤 이어 열릴 LET 아람코 팀 시리즈 대회 출전을 포기하고 펠리컨 챔피언십에 참가한 것도 베어 트로피 때문이다. 

펠리컨 위민스 챔피언십 대회의 최종 리더보드가 우승경쟁이 얼마나 치열했으며 내년 시즌은 더욱 핫할 것임을 예고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소강상태를 보여온 LPGA투어가 본래의 활력 넘치는 정글로 돌아갈 모양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4명이 연장 승부를 벌인 것부터가 예사롭지 않았다.
3타 차 선두로 우승이 사실상 확정되었던 넬리 코다(23)가 17번 홀에서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트리플보기를 범하면서 이미 라운드를 마친 디펜딩 챔피언 김세영(28), 리디아 고, 챔피언조의 렉시 톰슨(26) 등 네 명이 17언더파로 동타가 돼 연장전에 나섰다.

김세영과 리디아 고는 2온에 실패했으나 좋은 어프로치로 파 기회를 잡았다. 코다의 어프로치샷은 홀과 3m 거리에 떨어졌고 렉시 톰슨의 공은 홀 1.5m에 붙었다. 코다의 버디 퍼트는 홀 속으로 떨어졌고 더 가까운 거리에서 톰슨의 내리막 퍼트는 홀을 빗나갔다.

코다로선 짧은 순간 지옥과 천국을 경험한 라운드였다. 트리플의 악몽을 털고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그의 경쟁력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스포츠 명가(名家)의 DNA가 드러났다. 올 시즌 4승째로, 다승 부문에서 고진영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LPGA투어 통산 7번째 우승이다.

2021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주요 개인 타이틀과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다투는 고진영 프로, 넬리 코다. 사진제공=Getty Image_LPGA


이번 대회는 네 명의 연장 승부가 아니더라도 살아있는 정글의 모습을 입체감 있게 보여주었다.
즐비한 강자들과 강자들에게 도전하는 젊은 포식자 후보들, 정글을 잊지 못해 돌아온 전설의 노장들이 엎치락뒤치락 선두경쟁을 벌이는 모습이 가관이었다. 군웅활거의 시대가 열리는 모습이었다. ‘쿠데타’가 주는 부정적 의미를 지운다면 LPGA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변화는 ‘쿠데타’징후로 보일 만했다.

잠시 쉬었다 돌아온 코다 자매의 건재, ‘센 언니’ 미국동포 크리스티나 김(37)의 복귀, 알렉산더 대왕의 후예임을 드러내는 렉시 톰슨, 주타누간 자매 외에도 패티 타와나킷, 포나농 파트룸 등 태국의 신성(新星)들, 태권소녀 김세영과 파이터로 변신한 전인지, 다니엘 강의 굴기(屈起), 제니퍼 컵초(24·미국), 마리아 파시(멕시코), 앨리 유잉(29·미국), 개비 로페즈(멕시코), 레오나 맥과이어(26·아일랜드), 마델린 삭스트롬(29·스웨덴), 아디티 아쇼크(23·인도) 등이 정글의 포식자 경쟁대열의 주인공들이다.

메기를 풀어놓은 연못 같은 긴장감이 돈다.
코다와 함께 올 시즌 4승을 거둔 고진영의 수성(守城)은 물론 한국선수들의 LPGA투어 주류 유지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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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방민준의 골프세상' 바로가기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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