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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끊임없는 변주(變奏)를 요구한다!
방민준 2021-09-20 08:00:24
타이거 우즈도 하지 못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 18홀 한 라운드 58타를 기록한 짐 퓨릭이 골프 스윙을 하는 모습이다. 그는 자신만의 8자 스윙으로 유명하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시공을 초월해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골프의 철칙(iron law)은 없다.

수많은 골퍼들이 ‘보다 멀리 그리고 정확하게(far & sure)’ 공을 날려 보내기 위해 많은 교습서를 읽고 레슨을 받으며 스윙을 갈고 닦는다. 
가끔 신통치 않은 스윙에도 불구하고 싱글이나 이븐파를 치는 아마추어 골퍼를 목격하게 된다.

이들에게는 비슷한 공통점이 있다.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스윙을 만들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 사람들이다. 그리고 소기의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자기화한 나름의 스윙에 정착한 사람들이다. 대신 자기만의 스윙에 정통하기 위해 보통 골퍼들이 상상할 수 없는 정성을 쏟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아름다운 스윙을 가진 골퍼를 만나면 칭찬은 하되 결코 흉내 내려 하지 않는다.

아일랜드의 골퍼들은 교습서를 멀리하는 전통이 있었다. 19세기 중엽 헨리 B. 패니 라는 한 에든버러의 인쇄소 주인이 쓴 ‘The Golfer's Manual’이란 책에서 아일랜드 골퍼들이 교습서를 기피하는 까닭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샷이란 클럽을 올렸다 내리는 것일 뿐, 너무 세세히 신경을 쓰면 전체의 리듬이 파괴되어 진보가 저해된다”라는 것이 샷에 대한 저자의 정의다. 군더더기와 기교가 완전히 제거된 샷의 원형을 보는 듯하다. 

1862년 로버트 첸버스 라는 골퍼가 ‘두서없는 골프이야기(A Few Rambling Remarks on Golf)’라는 책을 냈다.
그는 이 책 서문에서 “레슨서는 바이블과 다르다. 누구에게나 복음을 전해줄 수는 없다. 왜냐면 성격 체형 연령 운동신경 사고력 등이 서로 다른 사람에게 동일한 행위를 요구하는 것은 횡포이기 때문이다. 가르치는 사람이야말로 겸허하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내가 소개하는 타법은 나 자신이 이렇게 하니까 잘 되더라고 하는 보고서로, 하나의 참고로 제공할 뿐이다. 그렇게 알고 읽어주기 바란다”라고 조심스럽게 썼다.

1907년 브리티시 오픈에 처녀 출전해 당시 골프의 세 거인이라는 해리 바든, 존 헨리 테일러, 제임스 브레이드를 꺾고 깜짝 우승한 스페인 바스크지방 출신의 알루누 메시는 “골프의 스윙은 자유다. 골프는 과학적인 용구를 가지고 비과학적으로 하는 경기이다. 개성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일갈했다.

자신만의 골프 스윙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크게 활약하는 고진영 프로. 사진제공=Getty Image_LPGA


요약하면 스윙 문법은 무상(無常)하다는 것이다.

걸음마 단계에선 꼭 지켜야 할 철칙 같은 게 통하지만 기량의 수준이 높아지면 각자가 자신에게 맞는 골프 문법을 터득하게 된다. 타고난 체력, 체격, 취향, 습관에 따라 자신만의 개성 있는 문법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나이와 함께 나만의 문법도 변화한다.
어떻게 보면 골프는 끊임없는 변주(變奏)를 요구하는 스포츠다.

변주곡(變奏曲, variation)이란 어떤 주제를 바탕으로 하여 리듬이나 선율, 화성 등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변형을 주어 만든 악곡을 뜻한다. 변주는 주제를 유지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변주를 통해 음악의 맛을 깊고 다채롭게 만든다.

사실 골프만큼 끊임없는 변주를 요구하는 스포츠도 찾기 힘들다.
골프코스, 계절, 기상조건, 동반자, 자신의 신체적 감성적 리듬에 따라 다양한 변주를 요구한다.
재즈를 연주하듯 골프를 할 줄 안다면 그는 분명 한 경지에 이른 골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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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방민준의 골프세상' 바로가기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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