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 건원릉이 억새로 덮인 이유는?
서원극 기자 wkseo@snhk.co.kr 기사입력 2021-04-07 06:00:39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가 5일 한식을 맞아 구리 동구릉 안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 봉분을 덮고 있는 억새(청완)를 자르는 ‘청완 예초의’를 진행했다. 그런데 조선왕릉의 다른 봉분과 달리 이곳에만 잔디가 아닌 억새가 덮여 있다. 달리 말해 억새 봉분은 건원릉이 유일하다. 그 궁금증을 풀어본다.

조선 왕족의 무덤은 모두 120기에 이른다. 능(陵) 42기, 원(園) 14기, 묘(墓) 64기다. 조선 왕족 무덤은 무덤 주인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능은 왕과 왕비의 무덤이다. 원은 왕세자와 왕세자빈의 무덤을 말한다. 그 외 왕족 무덤은 일반인의 무덤과 같이 묘라고 했다.

능 42기 중 40기가 남한에 있다. 태조 원비 신의왕후의 능, 정종과 정안왕후의 능 등 2기는 북한 개성에 있다. 그중 동구릉에는 왕 7명, 왕비 10명이 잠들어 있다. 이번에 청완 예초의를 거행한 건원릉은 조선을 세운 태조 이성계(1335∼1408)의 무덤이다.

조선왕조실록 등의 기록에 따르면 태조는 1408년 7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면서 고향인 함경도 함흥 땅에 묻히길 바랐다. 그러나 그 바람은 받아들여질 수 없었다. 왕릉은 도성에서 10리 밖, 100리 안에 위치해야 한다는 왕실 정책에 따라야 했기 때문이다.

고향에 묻히지 못하자 태종은 함흥 땅의 억새를 꺾어와 봉분에 심게 했다. 억새가 듬성듬성해지자 씨를 받아 심어 다시 무성하게 만들었고, 매년 한식날 풀베기를 했다. 청완은 ‘푸른 억새’라는 뜻이다. 문화재청은 이런 전통을 잇기기 위해 2010년부터 한식날에 억새를 베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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