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제99회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활짝 웃자"
서원극 기자 wkseo@snhk.co.kr 기사입력 2021-05-04 06:00:17
5일은 제99회 어린이날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탓에 어린이들은 그 어느 때보다 우울한 5월을 보내고 있다. 어린이날을 앞두고 어린이날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과 의미, 세계의 어린이날 모습을 소개한다. ‘어린이’이란 말은 처음 쓴 소파 방정환(1899~1931)의 어린이 사랑을 함께 싣는다. <색동회 관련 기사는 2면에>

△어린이와 잡지 ‘어린이’

국내 첫 순수 아동잡지 ‘어린이’는 1923년 3월 20일 세상에 나왔다. 방정환은 앞서 1920년 8월 개벽 제3호에 ‘어린이 노래: 불 켜는 이’를 번역해 소개하면서 ‘어린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했다. 이전까지는 ‘애, 애녀석, 아해 놈, 어린것’등으로 불렸다. 말하자면 어린이라는 말이 널리 쓰이게 된 건 이 월간잡지 탄생 이후였다. 여기에는 동화와 동요, 동극, 일반 교양물이 실렸다. 또 어린이 독자를 대상으로 ‘글뽑기’도 실시했다.

특히 1928년 10월에는 서울 천도교기념관에서 세계아동예술전람회를 열었다. 당시 20개국 300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됐다. 어린이 잡지에 실린 주요 작품은 마해송의 ‘바위나리와 아기별’, 윤극영의 ‘반달’등이었다. 방정환 역시 동화를 여러 편 실었다. 이후 이 어린이 잡지는 1949년 12월호까지 모두 137호를 발행했다.

△방정환의 삶

어린이운동가, 아동문학가, 잡지 편집인, 어린이날 창시자…. 어린이를 존중하고 아꼈던 방정환의 이력이다. 그는 1899년 11월 9일 서울 야주개(지금 당주동)에서 태어났다. 1913년 서울 미동보통학교(지금의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1917년 천도교 3대 교주이자 독립운동가인 손병희의 딸 손용화와 결혼하고 이듬해 고려대학교의 전신인 보성전문학교에 입학했다. 1919년 3ㆍ1운동 당시에는 독립선언문을 배포하다 일본 경찰에 체포돼 고문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1920년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아동문학가로서 방정환은 외국 동화를 번역한 외에도 창작동화를 여러 편 남겼다. 1924년 ‘신여성’6월호에 실린 수필 ‘어린이 예찬’이 대표작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번역 동화집 ‘사랑의 선물’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일본 유학 후 고국으로 돌아온 방정환은 1921년 5월‘천도교소년회’를 만들어 어린이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듬해 5월 1일에는 창립 1주년 기념일에 맞춰 어린이날을 제정했다. 이후 전국 각지를 돌며 강연과 동화구연 등으로 어린이들을 만났다. 또 잡지 ‘어린이’를 통해 윤석중과 이원수 등 아동문학가를 발굴했다. 하지만 1931년 7월 23일 오랜 지병과 과로로 인한 신장염 등으로 33세를 일기로 세상과 작별하고 만다.

방정환 선생은 생전에 빙수를 좋아했다고 전해진다. 그의 호는 ‘잔(잔잔한) 물결’이라는 소파(小波) 외에 몽견초, 몽중인, 북극성, 길동무 등 여러 필명도 사용했다. 이는 일본의 언론 검열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 또 잡지의 필자가 적어 지면을 채워야 했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의 어린이날

북한은 해방 이후 우리나라처럼 5월 5일이 어린이날이었다. 남북으로 갈라진 다음에는 6월 1일 아동절, 6월 6일 소년단창립일을 지내고 있다. 아동절은 주로 유치원이나 탁아소 원생들을 위한 날이다. 소년단창립일은 만 7~14세를 위한 날로, 체육대회에서 사탕과 과자 등을 선물로 받는다.

세계 최초로 어린이날을 제정한 나라는 터키로, 4월 23일이다. 터키 건국의 아버지인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가 남녀평등 제도를 도입하고 어린이 인권 보호에 나서며 독립기념일인 4월 23일을 어린이날로 선포했다. 어린이날에는 동물 분장을 하거나 전통의상을 입고 잔치에 참여한다.

일본은 성별에 따라 어린이날이 나눠져 있다. 남자 어린이들은 ‘탄고노셋쿠’라고 하여 5월 5일을 어린이날로 지내며,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다. 문 앞에 잉어 모양의 연을 매달아 건강과 출세를 기원하고 방안을 무사 인형으로 장식한다. 여자 어린이들은 3월 3일 ‘히나마쓰리’날에 인형을 장식해 준다. 가봉과 콩고, 카메룬 등은 크리스마스와 어린이날이 같다.

이슬람권에서는 이슬람력으로는 5월 5일이 어린이날이다. 중국과 러시아 등 사회주의 국가들은 6월 1일이 ‘국제 아동절’이다. 파라과이는 8월 16일, 싱가포르는 10월 1일이 어린이날이며, 인도는 초대 총리 자와할랄 네루의 생일인 11월 14일을 어린이날로 기념한다. 그가 어린이를 무척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스의 경우 5월에 어린이 주간을 정해 한 주 내내 퍼레이드를 펼친다.

특이하게도 미국과 영국, 프랑사 등은 공식적인 어린이날이 없다. 1년 365일이 모두 어린이날인 것처럼 평소 어린이를 보호하고 존중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방정환의 발자취를 만날 수 있는 곳

서울 중랑구 망우리공원에는 방정환 선생 묘소가 있다. 묘비에는 ‘동심여선(童심如仙)’이라고 쓰여 있다. 이는 ‘어린이의 마음은 천사와 같다’는 뜻이다. 중랑구는 5월 4일 방정환 교육지원센터를 개관한다.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는 ‘소파 방정환 선생상’이 자리한다. 비석에는 방정환이 쓴‘어른에게 드리는 글’이 있다.

서울 종로구 당주동에는 방정환 생가터가 있다. 이를 기념하는 비석이 세워져 있다. 인근 종로구 경운동에는 ‘세계 어린이 운동 발상지 기념비’가 자리한다. 국제사회는 1924년 ‘제네바 아동 권리 선언’을 발표했는데, 방정환은 이보다 1년 이상 앞서 어린이를 인격체로 존중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어린이 권리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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