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그린 화가 '살바도르 달리'
서원극 기자 wkseo@snhk.co.kr 기사입력 2021-06-10 06:01:31
꿈의 세계가 더 창의적이라 믿었던 '초현실주의의 왕'… 평생 특이한 행동과 외모로 관심
20세기 최고의 별난 화가 ‘살바도르 달리(1904~1989)’. 시계가 마치 치즈처럼 축 늘어져 있는 ‘기억의 지속’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이 스페인 화가의 또 다른 작품이 최근 국내 미술계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기증의 역사를 새롭게 쓴 ‘이건희 컬렉션’중 가장 눈길을 끄는 근대 회화 중 한 작품으로 꼽히고 있는 것. 세상에서 가장 엉뚱하고, 창의적이며, 인기 있는 이 예술가의 삶과 작품 세계를 들여다본다. 더불어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렸다고 알려진 세계 최고가 그림 ‘살바토르 문디’도 소개한다.

△살바도르 달리는 누구?

기벽과 천재성으로 유명한 달리는 초현실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화가로 손꼽힌다. 스페인 카탈루냐의 소도시에서 태어난 달리는 어릴 때부터 남달랐다. 부모님은 3년 전 죽은 형 이름 ‘살바도르’를 물려주고 형의 몫까지 살기를 바랐지만 달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작은 바닷가 마을에서 화가의 꿈을 키우던 달리는 열세 살에 첫 전시회를 여는 등 천재성을 발휘했다. 그래서 이른 나이에 대학에 갔지만 이내 그만두고 프랑스 파리에서 마그리트 등 초현실주의 미술가들과 몽상가들을 만나며 새로운 미술에 눈을 뜬다. 머릿속 생각보다 꿈의 세계가 더 창의적이라고 믿었던 달리는 이후 꿈속 장면을 그림에 담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침내 20세기 가장 독창적인 화가이자 ‘초현실주의의 왕’으로 우뚝 선다. 달리는 특이한 행동과 외모로 큰 관심을 받았다. 콧수염을 길게 길러 위로 빳빳하게 말아 올렸고, 빨간색 음식은 먹지 않았다. 잠수복을 입은 채 강의를 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수염을 외계의 신호를 받는 안테나라고 믿었다.

일생을 괴짜같은 행동으로 사람의 관심을 끌던 ‘꿈꾸는 몽상가’달리는 84년을 행복하게 살다가 세상과 이별한다.

△‘기억의 지속’VS‘켄타우로스 가족’

‘기억의 지속’(1931)은 현실과 환상이 뒤섞인 그림이다. 한마디로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을 그린 것이다. 그림 속 고향 바다의 모래사장엔 그의 얼굴이 뉘어 있고, 한쪽에서는 시계들이 흐물흐물 녹아내리고 있다. 시계가 걸려있는 나무는 평화를 상징하는 올리브나무다. 빨간 시계 위의 개미는 벌레를 무서워했던 달리가 불안과 공포를 표현하기 위해 그려 넣은 것이다.

작품은 녹아내리는 시계처럼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고, 그 시간이 쌓여 우리가 기억을 갖는다는 내용을 보여 준다. 이 그림의 주제는 ‘변화하고 있음’이다. 그리고 이 변화는 꿈에서만 가능하다. 바로 초현실주의에서 강조하는 꿈의 힘을 나타낸다. 그의 아내 갈라가 “녹는 시계를 봤다면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는 말을 듣고 제목을 이렇게 정했다고 알려져 있다.

‘켄타우로스 가족’(1940)의 원래 제목은 ‘육아낭 달린 켄타우로스 가족’이다. 그리스 신화의 반인반마(半人半馬) 종족인 켄타우로스에게 캥거루처럼 육아낭이 있어서 거기로부터 아기들이 빠져나오는 장면을 표현한 것이다.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제자인 심리학자 오토 랑크의 이론에 영향을 받아서 이 그림을 제작했다. 랑크는 인간이 태어날 때 겪는 육체적 고통과 어머니의 자궁으로부터 분리되는 정서적 고통이 첫 트라우마이며, 이것이 인간 불안의 근원이라고 주장했다.

■ 세계 최고가 그림 ‘살바토르 문디’

르네상스 시대 미술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가장 유명한 그림이 ‘모나리자’다. 그가 남긴 작품 중 ‘남자 모나리자’로 불리는 작품이 바로‘살바토르 문디’다. 라틴어로 ‘구원자’라는 뜻을 지닌다. 왼손에 크리스털 구슬을 올려놓고, 오른손으로는 축복을 내리는 예수의 모습을 담았다.

약 1500년 무렵 프랑스 국왕 루이 12세의 의뢰를 받아 그려진 것으로 추측된다. 이후 헨리에타 마리아 프랑스 공주가 영국 국왕 찰스 1세와 결혼하면서 영국으로 가져왔다. 이후 200년 넘게 자취를 감췄다가 1958년 영국의 수집가 리치먼드가 경매에 내놓으면서 세상에 다시 나왔다. 당시 다빈치의 제자가 그린 것으로 알려진 이 그림의 판매 금액은 7만 원이었다.

그리고 2005년 전문가들이 복원을 위해 1115만 원에 샀고, 6년간의 복원과 감정을 거쳐 2011년 다빈치의 작품으로 인정받게 됐다. 이후 2017년 경매에서 5026억 원에 팔렸다. 이는 개인 사이의 거래를 포함한 모든 미술품 경매 중 가장 비싼 가격이었다.

이런 가운데 이 작품이 다빈치의 그림이 아니라는 주장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옷에 수놓아진 지그재그 모양의 매듭, 목 부위로 내려온 예수의 머리카락이 그의 작품만큼 능숙하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다.

다빈치가 이 그림을 그리는데 20% 정도만 참여했을 뿐 그의 제자들이 그린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특히 지난 4월 공개된 다큐멘터리‘구세주를 팝니다’는 루브르박물관이 다빈치의 작품인지를 확신하지 못해 다빈치 서거 500주년(2019년) 특별전에서 살바토르 문디를 전시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진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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