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기대 안했던 이란 원정, 무승부 거둔 벤투호에 박수를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기사입력 2021-10-13 05:15:19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솔직히 기대하기 힘들었다. 역사적으로 이란 원정은 늘 힘들었고, 당장 대표팀의 상황도 좋지 않아 보였기 때문. 또한 현 이란의 전력이 너무나도 무시무시했다.

하지만 한국은 비겼다. 그것도 승리에 대한 기대를 꽤 가지게 했던 무승부였다. 냉정하게 패배를 각오했던 경기에서 가져온 승점 1점은 목표달성 그 이상의 성과로 파울부 벤투호는 충분히 박수받을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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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2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10시 30분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 이란과의 원정경기에서 손흥민의 득점으로 1-1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전을 이란의 위협적인 공격에도 잘 버텨낸 한국은 후반 3분 역습기회에서 중앙선 바로 뒤에서 이재성이 왼발로 찌른 스루패스를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손흥민이 잡아 단숨에 골키퍼 일대일 기회를 맞았고 골키퍼가 나온 것을 보고 허를 찌르는 먼거리 오른발 낮은 슈팅으로 이란 골문을 갈랐다.

아자디 스타디움 원정 첫 승리를 꿈꾸던 후반 21분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페널티박스 오른쪽 골라인쪽에서 사르다르 아즈문이 올린 크로스를 알리라제 자한바크시가 높이 뛰어올라 헤딩골을 넣은 것. 이후 한국은 이란의 거센 공격 속에 슈팅이 골대에 총 두 번이나 맞는 행운도 따르며 끝내 1-1로 비겨 값진 승점 1점을 따냈다.

이날 경기전까지 수많은 비관적인 상황이 한국의 승리는커녕 무승부도 힘들어보이는 이란 원정을 예측케했다.

▶역사적으로 힘들었던 이란 원정

그동안 이란은 한국에 매우 강했다. 이날 경기전까지 역대 31전을 가져 한국이 9승9무 13패로 열세였던 상황. 근 10년여간의 성적은 더욱 처참하다. 2010년부터 총 8경기를 가져 1승2무5패로 절대 열세. 2011 아시안컵 8강전 승리 이후 사실상 10년간은 아예 이겨보지도 못했다.

당장의 전력도 강하고 역사적으로도, 근 10년간도 모두 이란이 앞섰다. 게다가 한국은 이란 원정을 떠났고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역사상 2무5패로 절대 열세이자 단 한번도 이겨본적도 없었다.

▶부진했던 한국의 지난 경기들

2021년 한국의 경기들은 모두 아쉬움만 가득했다. 3월 일본 원정 참패를 시작으로 6월 2차예선도 이기긴 했지만 불만족스러웠고 9월 최종예선 시작때는 이라크에게 홈에서 비기며 혹평을 들었다. 또한 지난 7일 시리아전도 후반 39분 동점골을 내주며 1-1로 비길뻔하다 경기 종료 직전 터진 손흥민의 골 덕분에 겨우 승리했다.

홈 3연전에서 이겨줘야할 상대들에게 겨우겨우 2승을 거둔 모습은 실망을 안기기 충분했다. 벤투 감독에 대한 신임은 떨어질 수 밖에 없었고 오죽하면 10월 시리아-이란전에서 좋은 성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경질도 고려해야하는게 아니냐는 여론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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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인 이란

반면 이란은 너무나도 압도적이었다. 이란은 시리아에 1-0 승리, 이라크에 3-0 승리, UAE에 1-0 승리를 거두며 3전전승을 거뒀다.

B조까지 포함해 총 12개 팀이 참가한 최종예선에서 3차전까지 유일의 전승-무실점 팀. 한국이 홈에서도 0-0으로 비긴 이라크를 상대로 사실상 원정인 중립 경기에서 3-0으로 완파할 정도로 이란의 전력은 강하다.

특히 공격진은 사르다르 아즈문, 메디 타레미, 알리라제 자한바크시라는 대단한 공격수들을 보유했고 이 선수들은 모두 선발로 나왔고 실제로 이날 경기에서 아즈문이 도움, 자한바크시가 도움을 기록하기도 했다.

아즈문은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타레미는 포르투갈 프리메이라, 자한바크시는 네덜란드 에레디비시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경력이 있는 선수. 그야말로 유럽리그에서도 득점왕을 차지할 정도로 대단한 선수들은 그 옛날 알리 다에이, 알리 카리미 등이 버티던 이란 최강 공격진과 견줄 정도라는 평가가 있었다.

▶모든 비관을 이겨내고 값진 승점 1점

이런 모든 객관적 상황은 한국의 패배 혹은 정말 잘해도 무승부만을 예측하게 했다. 그렇기에 기대감이 적었다. 어차피 최종예선 10경기에서 단 한 경기도 지지 않는다는 생각은 안했고 진다면 이란 원정이 가장 확률이 높았다. 그렇기에 패한다는 각오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반 막판 이란의 파상공세를 버텨낸 후 후반 초반 나온 손흥민의 깜짝 골에 ‘설마’했던 승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물론 이후 동점골을 내줬지만 행운은 한국에 따랐다. 이미 무관중 경기로 압도적인 이란 관중들의 야유를 받을 일이 없는 상황과 더불어 후반전 이란의 결정적인 두 차례의 중거리슈팅이 모두 골대를 맞고 나오는 천운까지 따른 것.

게다가 한국 선수들은 투지를 보였고 후반 종료직전 나상호의 슈팅은 끝내기 승리까지 기대하게 했을 정도다.

승점 1점을 따냈지만 이 무승부는 승리만큼 값진 결과다. 모든 것이 패배에 가까웠던 상황에서 따낸 이란 원정에서의 승점 1점을 가져온 벤투호는 분명 박수를 받기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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