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인의 직격 야구] 포스트시즌 방식, 박진감있게 만들자
  기사입력 2021-11-22 10:29:49
  • 2021 한국시리즈 4차전 승리로 우승을 차지한 KT선수들이 유한준을 헹가래치고 있다.
지난 18일, KT 위즈 ‘마법의 4전승’으로 끝난 한국시리즈(KS). 나흘이 지나며 감동과 열기는 식었지만 몇가지 숙제를 남기고 있다.

그중 하나가 포스트시즌 경기 방식의 변경. 지금처럼 WC(와일드카드 결정전)-준 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한국시리즈로 이어지는 계단식 시스템을 고수하는 한 올해 두산처럼 허무하게 4전패로 탈락, 흥행 열기를 식히는 일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지난 14일 KS 1차전은 1만6,200명이 고척 돔구장에 꽉 들어차 2015년 두산-삼성의 KS 1차전부터 이어온 KS 31경기 연속 매진의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2차전부터는 1만 4천명 아래로 떨어져 ‘KS=매진’의 등식은 완전히 깨졌다.

2차전 매진이 안된 이유는 두산이 1차전에서 빈약한 공격으로 2대4로 져 KS 우승의 승산이 없다고 여긴 두산팬들의 발길이 줄어들었기 때문. 전문가와 팬들의 예상대로 WC 때부터 격전을 치러 피로가 쌓인 두산 선수들은 2~4차전에서도 특유의 화끈한 공격을 하지 못하고 맥없이 무너졌다(두산 코치들은 KS 시작전 “우리 선수들의 힘이 하나도 없다”고 하소연).

두산은 WC부터 플레이오프까지 7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7.86점의 높은 득점을 기록했으나 KS 4경기에서는 평균 2.0점으로 뚝 떨어졌다.

두산 선수들이 얼마나 지쳤는가는 이 수치가 잘 말해준다. 조직력과 체력에서 앞선 리그 1위 KT가 두산을 쉽게 요리한다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다.

2015년 10구단으로 KBO 리그에 참여한 막내 KT가 역대 최소 7시즌 우승의 금자탑을 세운건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맥빠진 두산 선수들을 상대로 거둔 싱거운 승리여서 우승의 가치는 높다고 평할 수 없다. KT 팬들조차 “이겨도 찜찜하다”고 말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한국시리즈를 더 박진감 있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현 방식으로는 2위팀이 플레이오프에서 3전승 혹은 3승1패의 가뿐한 승리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지 않는 한 역전극을 펼칠 수가 없다. WC나 준플레이오프에서 힘겹게 올라오는 팀은 1위팀의 싱거운 스파링 상대가 될 수밖에 없다.

2001년부터 올해까지 21차례의 KS중 페넌트레이스 1위팀이 우승한 경우는 18번(85.7%)이다. 2위 이하팀의 역전이 거의 불가능한 방식으로는 ‘흥미 반감(半減) 시리즈’가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이 바람직할까? 메이저리그(ML)나 한국프로남자농구(KBL)의 포스트시즌 방식을 원용하면 된다. ML은 WC만 단판 승부일뿐, 이후 디비전 시리즈부터는 같은 조건에서 맞붙는다.

KBL은 1,2위팀에 잇점을 주는 6강 플레이오프로 챔피언 결정전을 갖는다. ML이나 KBL이나 전체적으로는 포스트시즌 진출 팀들이 공평하게 경기를 치러 매경기 박진감이 넘친다.

경기 일정도 엇박자를 이뤄 현행과 달리 체력 소모를 비슷하게 만들 수 있다. 그렇게 해야 올해 KT처럼 일방적으로 승리를 거둬 전체 팬들을 실망시키는 일이 없게 된다. 준플레이오프를 없애고 플레이오프를 두가지로 만들어 경기를 번갈아 열리게 하면 모든 야구팬들을 23일간 들썩거리게 만드는 장점이 있다.

포스트시즌이 1일에 시작한다고 가정하자
*1일=와일드카드(WC) 1차전
*2일=2차전(5위팀이 1차전 이길 경우)
*3일=휴식일
*4일=플레이오프 A(2위-3위) 1차전<5전3선승제>
*5일=플레이오프 B(1위-WC 승자) 1차전
*6일=플레이오프 A 2차전
*7일=플레이오프 B 2차전
*8일=플레이오프 A 3차전
*9일=플레이오프 B 3차전
*10일=플레이오프 A 4차전
*11일=플레이오프 B 4차전
*12일=플레이오프 A 5차전
*13일=플레이오프 B 5차전
*14일=휴식일
*15~23일=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이동일 포함>


지난해도 이 칼럼에서 이와 비슷한 포스트시즌 방식을 제안한 바 있으나 구태의연한 방식을 고집하는 KBO 사무국, 각팀 단장 및 사장들이 외면했고 올해도 ‘역발상’을 기대하기란 가뭄에 콩나기를 기다리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렇다면 언론에서 방식 개선을 집중적으로 보도해야 한다. 또 팬들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활발한 소통과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하는 등 여론을 들끓게 해 ‘불꽃튀는 한국시리즈’를 만들어보는 수밖에 없다.
응답없는 정지택 총재

KBO 정지택 총재는 일부 언론의 몰염치한 ‘무보수 봉사’ 지적에 대해 보도된 지 한달이 됐음에도 일언반구의 응답이 없다. 정총재는 지난 1월 취임때 재직중 급여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해 멋모르는 야구팬들과 야구인들을 감동시켰다.

하지만 이는 일종의 ‘사기극’이었다. 전직인 두산중공업 부회장의 전관예우(고문)로 ‘5억원 이상의 연봉+차량+기사 제공’의 융숭한 대우를 유지함에도 마치 ‘백의종군’한다는 식으로 발표를 해 야구 관계자들을 기만했다.

필자가 대기업 부회장이나 대표이사를 지내고 현재 고문 대우를 받고 있는 이들 2명에게 관련 사항을 문의했다.

이들은 “고문 재직중 좋은 자리로 이직하는 경우는 가끔 있다. 하지만 대부분 고문 대우를 깨끗이 정리하고 회사를 떠나지 정 총재처럼 전직 회사의 고문대우를 유지한채 이직하는 사례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정총재가 얼마나 몰염치한지 잘 말해주고 있다. 본지 객원기자
  • AD
AD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