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의 기타신공] 홍준호, ‘타고난 DNA’ 뼛속까지 세션맨
조성진 기자 corvette-zr-1@hanmail.net 기사입력 2021-03-05 14:54:33
  • 양재동 스튜디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홍준호 [사진=조성진]
▶ 한국 세션기타 최정상
▶ 성시경, 이소라, 김동률, 나얼 등등
▶ 현재까지 2만5000곡 넘게 세션
▶ “내 연주보다 남을 서포트할 때 더 기뻐”
▶ 곧 발매될 아이유 새 앨범도 참여
▶ “아이유, 데뷔때부터 자기 색깔 가진 진짜 아티스트”
▶ 3월 셋째주부턴 이소라 공연 투어까지
▶ 토토(ToTo) 같은 프로젝트 밴드 결성 예정
▶ 매사 성실·완벽주의 견지
▶ 과도한 세션 스케줄로 응급실에 실려간 적도
▶ 홍익대 실용음악과 교수로도 재직
▶ 가수 이승철 소개로 아내 만나
▶ 레코딩 세션 절반 이상 라미레즈 기타 사용
▶ 메인기타 ‘팻톤’ 커스텀
▶ ‘깁슨 어드밴스드 점보’도 애용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세션맨은 아티스트보단 기술자라는 명칭에 더 가깝습니다. 원래부터 저는 제 자신을 부각시키는 것보단 남을 서포트할 때 기쁨을 느끼고 더 열심히 하게 됩니다.”

홍준호(46)의 이 한마디에서 세션맨의 자세, 그리고 그가 왜 뼛속까지 ‘타고난’ 세션 기타리스트인지 알 수 있게 한다.

홍준호는 명실공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당대의 세션 기타리스트다. 많은 선후배 기타리스트들도 그를 최고로 꼽을 정도다. 이승철, 김동률, 이소라, 성시경, 나얼, 로이킴, 박정현, 폴 킴, 거미, 휘성 등등 수많은 가수의 앨범과 공연 세션을 해왔다. 현재까지 2만5000여 곡이 넘는 엄청난 양의 레코딩 세션을 기록하고 있다.

이승철의 ‘긴 하루’와 ‘소리쳐’를 비롯해 김동률의 ‘출발’과 ‘아이처럼’, 나얼 ‘서로를 위한 것’과 ‘기억의 빈자리’, 이소라 ‘Amen’과 ‘Sharry’, ‘제발’, 로이킴 ‘봄봄봄’과 ‘그때 헤어지면 돼’, 성시경 ‘두 사람’과 ‘거리에서’, 정준일 ‘바램’과 ‘그래 아니까’, 폴 킴 ‘모든 날 모든 순간’ 등등 많은 히트곡의 멋진 기타 연주가 모두 홍준호의 손에서 나왔다.

  • 메인기타 팻톤 커스텀으로 시연을 보이고 있는 홍준호. [사진=조성진]
세션을 의뢰한 곳에서 언제나 만족감을 나타낼 만큼 그의 연주는 세션 기타의 가장 이상적인 텍스트로 평가받아 왔다. 윗세대엔 함춘호라는 거장이 있고 그 바로 아래 세대엔 홍준호가 있다는 말이 있듯이 그는 한국 세션 기타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곧 발매 예정인 아이유 새 앨범에도 세션으로 참여한다. 나얼이 써준 곡에 아이유가 노래하고 홍준호 기타까지 가세한, 그야말로 대한민국 최고 음악인들이 힘을 합쳐 벌써부터 아이유 새 앨범이 얼마나 대단할지 설레일 정도다.

“아이유는 이미 데뷔 때부터 자기 색깔을 갖고 있었습니다. 어떠한 곡에서건 그 중심엔 아이유 만의 자기 컬러가 부각되고 있죠. 또한 흐름/트렌드를 따라가기보다는 항상 그것과 일정 거리를 두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지켜가며 아이유만의 음악을 추구하는 지조 있는 뮤지션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그 많은 곡을 직접 쓰는 건 물론 노래와 음악에 대한 감성 등 전체적으로 아이유는 이미 음악씬에 나올 때부터 자기 정체성을 가진 진짜 아티스트였던 거죠.”

“나얼 또한 스킬과 감성 모두 최고이고 가장 아티스트다운 음악인입니다. 음악을 단지 노래하는 거로 그치지 않고 그릴 줄도 알죠. 그만큼 표현력이 대단합니다. 나얼과 함께 공연할 때마다 그의 노래가 시작되는 순간 세션 반주를 하는 제 온몸에서 소름이 돋을 정도로.”

아이유 신곡 세션에 이어 3월 셋째 주부턴 블루스퀘어에서 열리는 가수 이소라 공연도 함께 한다. 홍준호는 이소라와 오랫동안 음악활동을 해왔다.

  • 사진=조성진
“이소라는 아티스트로서 정말 대단한 음악인입니다. 분명한 자기 색깔이 있고 시류에 전혀 휩쓸리지 않죠. 무대에선 ‘교주’의 느낌마저 들 만큼 흡입력이 강합니다. 그럼에도 일상에선 욕심이 전혀 없고 아기처럼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 돋보이죠.”

각종 세션 일정 외에 대학 교수로서도 열심이다. 그간 서울신학대, 한양대, 서경대 등 여러 대학에서 강의했고 현재 홍익대 실용음악과만 출강 중이다.

실용음악과를 일찍 개설한 여타 대학에 비한다면 홍익대는 출발이 늦은 셈이다. 이에 대해 홍준호는 “대학마다 특성(색깔)이 있는데, 홍익대 실용음악과의 경우, 이제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에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특정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음악, 특히 팝(파퓰러)에 기초한 내용이 돋보이고 학생들의 열의도 대단하다”고 말했다.

아무리 바빠도 대학 강의를 그만둘 수 없는 데엔 홍준호만의 이유가 있다.

“학생들을 보며 그 순수함, 열정이 저를 고무시킵니다. 이러한 학생들에게 나도 뭔가 해줘야겠다는 사명감 같은 것 말이죠.”

홍준호는 지난 1999년 김현철 앨범에 참여하며 프로 세션 연주자의 길로 들어섰다. 첫 세션 레코딩이니 만큼 홍준호는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정말로 사력을 다해 준비해서 갔어요. 이번이 아니면 끝이라는 각오로 완벽에 또 완벽을 기해가며 목숨 걸고 준비를 할 정도였죠.”

이렇게 비장한 각오로 성실하게 준비한 홍준호의 연주에 김현철은 그 역량과 가능성을 높이 사 자신의 앨범 세션은 물론 새로 결성된 김현철밴드 멤버로 홍준호를 합류시켰다.

성실성과 높은 퀄리티의 연주력과 감성으로 무장한 홍준호의 등장은 짧은 시간 안에 세션계에 입소문이 나며 불과 1년 후인 2000년으로 접어들며 여기저기에서 세션 의뢰가 많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소화하기에 벅찰 만큼 많은 양의 세션 스케줄이 잡히기에 이른다. 그럼에도 홍준호는 “(예의상) 절대 거절을 해선 안 된다”는 철칙 하에 쉬지 않고 들어오는 세션 의뢰를 모두 접수했다. 이렇게 해서 2010년까지 그는 한국에서 가장 바쁘고 잘 나가는 세션맨으로 자리했다. 아침 10시부터 시작해 새벽 2~3시까지 이어지는 세션 강행군이 계속될 만큼.

그러나 이렇게 많은 세션 스케줄로 인해 결국 일이 터지고 말았다.

2007년 무렵 월드투어 중인 가수 비가 한국에 들어왔다. 이 녹음 스케줄 또한 홍준호가 세션기타를 맡게 됐다. 몇 년째 과도한 세션작업으로 피로가 누적된 상태였던 홍준호는 이 스케줄 직전에도 3일 동안 잠을 못 자고 작업을 해야 했다. 결국, 녹음실에서 기절하고야 만다. 인근 병원 응급실에 실려가 꼬박 하루 동안 누워 있어야 했다. 이 사건(?)은 홍준호에게 적지 않은 교훈을 줬다. 살아가는데 한 템포 느리게 할 필요도 있다는. 이런 교훈은 이후 결혼을 통해 그에게 더욱 큰 깨달음을 줬다.

홍준호는 지난 2013년 디자인 회사에 근무하던 7살 연하의 여성과 결혼했다. 활달하고 폭넓은 대인관계로도 유명한 가수 이승철이 “좋은 사람이 있다”며 현재의 아내를 소개해 준 것. 홍준호는 2013년 5월에 아내를 처음 만나 그해 11월에 결혼했다. 불과 6개월만의 결실이다.

그녀는 “뮤지션은 긴 머리, 가죽점퍼, 청바지 등 튀는 패션의 요란한 이미지와 자유분방하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회사원 같은 짧은 머리에 전혀 튀지 않는 수수한 패션, 차분한 언행의 홍준호와의 첫 만남에 놀랐다. 전혀 뮤지션 같지 않은 뮤지션이었기 때문. 그런데 바로 이 때문에 홍준호에게 호감을 갖게 됐고 두 번 세 번 만나며 서로 통하는 게 많다는 것도 알았다. 홍준호 또한 아내의 부모를 만나면서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장인 장모는 세상의 온갖 좋은 점만 모아놓은 것 같은 품성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런 부모 밑에서 자란 여성이니 오죽할까 하는 믿음도 더 커지게 된 것.

결혼 8년 차임에도 홍준호 부부는 아직 부부싸움 한번 하지 않은 소문난 잉꼬 커플이다. 지난해 10월엔 뒤늦게 쌍둥이(딸)를 얻어 인생의 또 다른 행복을 만끽하고 있다.

“승철이 형은 지금의 아내를 만날 수 있게 다리 역할을 해준 귀한 은인이십니다. 평소 감사 인사를 제대로 못 해 항상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홍준호는 결혼과 더불어 신혼여행을 통해 처음으로 긴 여행을 했다. 기타를 하루만 잡지 않아도 뒤처진다는 생각으로 여행은 꿈도 꾸지 않던 그였다. 하지만 신혼여행 및 가정을 일구며 한 템포 느리게 가는 것도 꼭 필요하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 것이다.

홍준호는 현재 25대의 기타를 보유하고 있는데 그중 3분의 2가 어쿠스틱 기타다. 메인으로 사용하는 기타는 하이엔드 일렉기타 전문 샵 ‘톤 프릭스’ 운영자가 설립한 '핸드메이드 픽업 기타 커스텀샵' 팻톤(Fat Tone) 커스텀이다. 톤프릭스 이준현 대표와 1년 넘는 협업을 통해 지난해 12월 건네받았다. 브라질리언 로즈우드 지판을 비롯해 모든 소재가 최고급 사양이다. 펜더 타입의 모델이지만 싱글(프론트)-싱글(미들)-험버커(브릿지) 타입의 픽업 배열이다. 평소 앰프를 사용하지 않고 라인 녹음을 지향하다 보니 그간 아쉬운 점과 원하는 사운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픽업 또한 ‘하이’가 적고 ‘미들’에 특화된 형태로 제작하게 된 것이다.

인터뷰 와중에 홍준호 시그니처라 해도 좋을 이 팻톤 커스텀 기타를 잠깐 만져 봤다. 네크는 잡는 순간부터 빈티지 타입과 현대적인 성향의 절충일 수 있는 댄허프 타입의 쉐이프라 그립감이 편했다.

“팻톤 기타는 깁슨, 펜더 등 세계적인 기타 제조사에 비해 전혀 뒤지지 않는 ‘톱’ 반열의 악기입니다. 확실한 자기 소리가 있어요. 그만큼 이준현 대표의 역량도 뛰어납니다.”

홍준호는 톤프릭스에서 10년째 기타 리페어를 하고 있으며 이준현 대표와도 두터운 친분을 자랑한다.

이 커스텀 기타와 별개로 이준현 대표는 홍준호를 위한 싱글코일 픽업 탑재의 또 하나의 커스텀 기타도 제작 중이다. 마치 64년 빈티지 펜더 스트라토캐스터를 연상케 하는.

톤프릭스 팻톤 기타 이전까지 그는 ‘B.B.킹 루실’로 유명한 깁슨 ES-355와 깁슨 68년 커스텀을 메인으로 애용했다. 이외에 가요 세션 때엔 타일러 댄 허프 모델을 즐겨 썼고 탐앤더슨 기타도 애용했다.

“탐 앤더슨은 연주자가 콘트롤하기에 정말 쉽게 제작된 기타입니다. 특히 당시 제가 사용하던 탐앤더슨은 미니험버커가 탑재돼 좀 다른 소리를 연출했어요.”

2011년 3월부터 다음 해 2월까지 방영된 MBC TV ‘나는 가수다(나가수)’ 시즌1에서 홍준호는 하우스밴드 멤버로 활약했다. 바로 이 ‘나가수’ 당시 사용하던 기타가 탐앤더슨이다. 이를 계기로로 탐 앤더슨 기타 국내 대중화에도 기여했다.

“‘나가수’는 시즌1 초반엔 정말 좋았어요. 기타-베이스-드럼 등 기본적인 악기 편성의 하우스밴드를 통해 심플하지만 임팩트있는 진용이었죠. 그러나 상반기 이후 스트링 머신 등 몇몇 악기가 가세하며 밴드 라인업이 확장됐고 보컬도 찢어질 듯 크고 요란한 소리를 선호하는 등 전반적인 편곡 방식도 바뀌게 됐죠. 이소라, 김범수, 박정현 등 오로지 노래로만 승부를 하는 당대의 보컬들이 바로 이 상반기 때 두각을 보였지만 이후 밴드/사운드/편곡 방식 등 제반 환경이 바뀌자 이소라의 경우 아예 그만두고 싶어 했을 정도로 거부감을 크게 느끼기도 했습니다. 상반기 이후 편곡 전반도 획일화되는 느낌이었죠.”

  • 현재 홍준호가 메인기타로 사용하고 있는 ‘톤프릭스’ 팻톤 커스텀. 톤프릭스 이준현 대표와 1년 넘는 협업으로 완성됐다.
홍준호는 펜더 스트라토캐스터(64년)도 종종 사용하고 있다.

일렉트릭 기타 외에 그가 아끼는 어쿠스틱 모델은 먼저 마틴 D-28이다. 5년 전에 구입한 마틴 D-28 기타는 그 명성만큼이나 특유의 매력적인 빈티지 사운드, 따뜻한 소리가 매력이라고 했다.

흔치 않은 깁슨 어쿠스틱(어드밴스드 점보)도 즐겨 연주한다. 자연스러운 소리가 좋아서 꾸준히 이 기타를 사용하고 있다. 이번 이소라 공연 때에도 이 깁슨 어쿠스틱 기타를 사용할 예정이다.

이외에 테일러 12현 어쿠스틱(녹음용), 하이엔드 기타인 케빈 라이언, 그리고 라미레즈 클래식 기타 등을 사용한다.

라미레즈 클래식 기타는 성시경 ‘두 사람’을 비롯해 김동률 등등 많은 곡 세션에서 사용했다. 홍준호가 세션한 곡 중에서 이 기타로 연주한 게 반 이상일 정도로 라미레즈 기타를 애용하고 있다.

“2005년 무렵 일본 현지에서 샀어요. 라미레즈는 피니시 등 완성도가 높은데, 소리와 울림이 크고 명확하며 밝은 색감의 소리 연출이 매력입니다. 그간 제가 했던 레코딩 세션에서 들을 수 있는 절반 이상의 기타 소리가 바로 이 라미레즈입니다.”

홍준호는 1975년 2월 강원도 영월에서 태어나 3살 때 서울로 이사했다. 사업을 하던 음악애호가 아버지를 통해 어릴 때부터 다양한 팝음악을 들으며 자랐다. 기타는 관악구에 있는 광신중학교 2학년 때 잡기 시작했다. 기타를 메고 다니는 게 멋있어 보였기 때문. 당시 기술 선생님이 기타를 잘 쳤는데 그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생애 첫 기타는 아버지가 사용하던 국산 통기타(어쿠스틱)다. 기타 줄과 지판 간격이 많이 벌어진 통기타였음에도 이걸로 연습했다. 어느 날 헤드폰을 거꾸로 연결해 볼륨을 한껏 올렸는데 그게 자신도 모르던 디스토션과의 첫 만남이었다. 이렇게 해서 홍준호는 ‘세계로 가는 기차’ 등 여러 곡을 카피했다. 그러다가 중3 때 야마하 일렉기타를 입수하게 된다.

기타 실력이 빠르게 향상되면서 고3 때인 92년 ‘맥 프로덕션’과 계약하며 프로 음악인의 길로 들어섰다. 홍준호는 그해에 5인조 밴드로 SBS 가요제 출전(우승)하며 주목받기에 이른다. 서울예대 진학을 염두에 두었으나 10대 후반부터 프로 뮤지션 활동을 시작한 그에겐 대학 입학의 필요성이 그다지 크게 느껴지지 않아 진학을 포기한다.

95년 입대(헌병)해 복무 마치고 제대할 즈음엔 IMF가 터진 상황이라 앞날이 막막하기만 했다. 군에 있던 몇 년간 기타를 잡지 못했던 관계로 고민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바로 이즈음 김현철에게 픽업된 것이다. 홍준호는 김현철과 서영도를 음악 인생의 은인이자 멘토로 여기고 있다.

“김현철 형님은 안목이 매우 좋은 분입니다. 당시 음악적으로 아직 완성되지 않은 저를 픽업해 디테일한 부분까지 어드바이스하며 트레이닝해줬죠.”

“서영도 형님 또한 ‘큰 사람’입니다. 저는 누구에게도 결코 먼저 전화를 잘하지 않는 타입인데 먼저 제게 전화하며 안부를 물을 정도로 후배를 잘 챙기고 아우르는 타입이죠. 단지 베이시스트로만 보기엔 음악적으로도 정말 대단한 분입니다.”

이외에 홍준호는 조규만, 조규찬에 대한 특별함도 언급했다.

“조규만 형님은 기타리스트이자 작곡가라 또 다른 감각, 예를 들어 발라드에 대한 감성이 정말 탁월합니다. 함께 작업하기에 매우 까다로운 작곡가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이러한 타입의 작곡가와 만났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었다고 봅니다. 더 디테일한 부분까지도 세세하게 다듬는 감각까지도 배울 수 있었으니까요. 조규찬 형님 또한 아티스트/프로듀서이자 훌륭한 작곡가입니다. 일에 있어서만큼은 손꼽을 만큼 까다롭기로 소문난 이 두 분과 일하며 디테일의 중요성을 느끼고 또 느끼게 됐어요.”

황성재, 강화성 또한 그가 손에 꼽는 작곡가다. 김현철, 조규만, 조규찬 등이 홍준호를 다듬는 데 영향을 주었다면 황성재 강화성 등은 홍준호의 역량을 마음껏 펼치게 판을 짠 작곡가라 할 수 있다.

“황성재 작곡가는 스펙트럼이 넓고 아이디어가 풍부하며 명문가 집안의 강화성 작곡가 또한 감성과 역량이 탁월합니다.”

홍준호는 최근 유튜브를 통해 손열음, 한수진, 조성진 등 국내 클래식 연주자를 접하며 한국 연주자들의 탁월함에 새삼 감탄하고 있다. 이러한 연주를 통해 큰 자극을 받기도.

또한, 존 콜트레인, 마일스 데이비스 등등 재즈음악도 즐겨 듣고 있다.

“조 패스, 웨스 몽고메리, 팻 마티노 등 좋아하고 존경하는 기타리스트는 너무 많아요. 굳이 롤모델을 뽑는다면 래리 칼튼, 로벤 포드, 송영주입니다. 모두 자신의 분야에선 놀라울 만큼 최정상의 뮤지션들이죠. 특히 저는 성실한 사람을 좋아하는데 그런 면에서 로벤 포드는 언제나 저를 놀라게 하고 고무시킵니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그럼에도 홍준호가 올해 꼭 이루고 싶은 것들은 뭘까?

무엇보다 20여 년 넘게 프로 뮤지션으로 활동했음에도 아직까지 솔로앨범이나 밴드 활동 등 개인적인 포지션이 전혀 없다. 이에 대해 홍준호는 “제 성격 탓이기도 해요. 지나친 완벽주의라고 할까요? 다큐멘터리 영화 ‘스타로부터 스무 발자국’은 제가 개인 활동을 안 하고 세션과 같은 타 아티스트 서포트에 더 치중하는지 그 이유를 잘 보여주는 예랄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이런 관점을 유지하던 그가 올해 하고 싶은 것 중의 하나로 밴드 활동을 언급했다. 너무 뜻밖이지만 반가운 일이었다.

“뜻이 맞는 실력파 음악인들과 토토(ToTo)와 같은 밴드를 결성해 프로젝트 활동을 병행해보고 싶어요. 베이스는 최훈, 최인성 등과 같은 연주자와 함께하면 좋겠다고 생각해 봤고 드럼 또한 염두에 둔 연주자들이 있어요. 보컬은 상황에 따라 매번 바뀌는 객원 형태가 될 것 같아요. 물론 아직 정해진 건 없습니다.”

“세션맨은 곧 기술자입니다. 조금만 연습하지 않아도 금방 티가 나죠. 운동하는 사람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뮤지션도 운동선수와 마찬가지로 나이를 먹으면 신체적 반응(순발력)이 무뎌질 수 있죠. 따라서 저 자신의 트레이닝에 더욱 신경을 많이 쓰려고 합니다. 기타를 하루만 치지 않아도 불안하고 컨디션에도 영향을 줍니다. 자신이 그 상태를 알 수 있죠. 트레이닝 패턴 강화는 올해 계획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입니다.”

“결혼하고 아이를 좀 늦게 갖다 보니 이런저런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육아 전반에도 관심을 두고 공부하고 싶어요.”

“그간 기타리스트로서의 제 경험을 살려 기타 제작자들과의 협업을 통한 커스텀 악기 제작도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

홍준호는 세션 뮤지션 외에 오랫동안 CCM을 해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 또한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현재 행당동 성서침례교회 집사로 일하고 있다.

술, 담배 하지 않는다.

취미를 묻자 홍준호는 잠시 멍한 표정을 보였다. 취미가 없이 오로지 하나만 보고 달려온 음악인들을 인터뷰할 때마다 볼 수 있는 낯익은 풍경이었다.

사용장비

▶ 기타
팻톤 커스텀 홍준호 시그니처 기타
깁슨 ES-355 ‘루실’
깁슨 68년 커스텀
탐 앤더슨
깁슨 어쿠스틱 ‘어드밴스드 점보’
마틴 D-28
그 외

▶ 이펙터 (사진 참조)
메사부기 쿼드 프리앰프
롤랜드 스페이스 에코 RE201
이븐타이드 이클립스
롤랜드 SDE330 디멘션 (딜레이)
이븐타이드 H3000 (리버브)
그 외 다수
랙 계열과 ‘꾹꾹이’ 페달까지 포함 300여개가 넘게 보유

▶ 앰프
예전엔 마샬, 펜더 리버브를 비롯한 많은 앰프 사용 및 컬렉션. 하지만 지금은 라인 녹음을 선호하는 관계로 사용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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