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빈센조' 곽동연 "데뷔 10년차, 질리지 않는 배우 될래요"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eun@sportshankook.co.kr 기사입력 2021-05-07 07:00:13
'빈센조'서 빌런 장한서로 열연
성장 캐릭터였던 장한서, 연기 호평 감사
질리지 않는 배우로 오래 남고파
  • 배우 곽동연이 스포츠한국과 만났다. 사진=H&엔터테인먼트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독기 가득한 눈매, 살벌한 미소, 말끔한 슈트 바지 주머니에 무심하게 손을 찔러넣은 곽동연(24)이 화면을 누빈다. 설익은 소년미는 온데간데 없다. 아역배우 데뷔 후 10년, 이제 당당히 흥행 보증 카드로 성장한 곽동연과 만났다.

지난 2일 방송된 tvN '빈센조'(극본 박재범/연출 김희원/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로고스필름)는 최종회 시청률 수도권 기준 평균 16.6% 최고 18.4%, 전국 기준 평균 14.6% 최고 16.2%를 기록하고 자체 최고를 경신,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를 석권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기준 / 닐슨코리아 제공) 곽동연은 죄의식이라곤 없는 바벨그룹의 총수 장한서를 연기했다.

"마피아라는 낯선 소재가 흥미로웠어요. 한국엔 없는 절대 강자, 그 개인이 행할 수 있는 매력적인 장면들이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가 됐고요. 배우들도 본방송을 기다리는 시청자의 마음으로 대본을 기다렸어요. 어떻게 될지 전혀 예측이 안 되니까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재밌더라고요. 특히 한서는 성장 서사가 뚜렷해서 더 매력적이었죠."

장한서는 어린 나이에 부와 권력을 거머쥔 인물로 갑질과 횡포를 서슴지 않는다. 타고난 악당이자 승부집착형 빌런이기도 하다. 하지만 변화무쌍한 성질로 위장한 껍데기 속에는 누구도 모르는 두려움을 숨기고 있다. 곽동연은 후반부로 갈수록 점차 각성하고 성장하는 장한서의 내면을 심도 있게 그리면서 몰입감을 더했다.

"장한서는 시작과 끝이 다른 인물이에요. 말그대로 성장 캐릭터죠. 대본상에 장한서의 일대기가 잘 나와있어서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다만 고민이라면 어떻게 해야 시청자분들도 장한서에게 연민을 갖고 공감할 수 있을까, 그런 부분을 신경썼어요. 한서의 답답한 내면과 살아남겠다는 독기, 빈센조의 등장 이후 혼란과 희망을 느끼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마지막엔 빈센조와 감정을 교류하면서 성장하고 인간답게 변모하는 인물로 그려지길 바랐죠."
악독한 빌런인 장한서가 시청자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은 건 탄탄하게 구축된 캐릭터 자체의 매력을 완벽하게 살린 곽동연의 힘이 컸다. 그는 디테일이 살아있는 섬세한 표현력과 흔들림 없는 연기력으로 개성 강한 캐릭터들 사이에서도 짙은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에 '곽동연의 재발견'이라는 칭찬과 함께 어느 때보다 많은 호평을 받았다.

"시청자분들의 반응이 전부 기억에 남아요. SNS에서 '망할 놈아, 망하지마'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감독님이 포인트를 다 짚어주신 덕분에 편안하게 연기했고 그래서 칭찬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작품이 사랑받은 건 코로나19 시국의 분위기가 반영된 것 같아요. 아무래도 요즘 많은 분들이 가슴이 답답하고 응어리진 부분이 있을텐데 다 때려부수는 빈센조를 보면서 잠시나마 쾌감을 느끼셨나봐요. 유쾌한 개그 코드도 있고 힘든 마음이 조금은 지워지지 않았을까요. 답답함을 해소시켜준 작품으로 오래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빈센조’는 마피아 콘실리에리라는 이색적인 인물을 내세워, 권선징악 스토리의 틀을 깨고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악당의 손에서 이뤄진 정의구현은 짜릿했고 다크 히어로만의 차원이 다른 응징법은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유능하면 부패해도 상관없는 현실에서 빈센조의 심판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법과 정의가 통하지 않는 거대 악을 무너뜨리고 싶은 모든 이들의 바람을 대신 이뤄주며 통쾌함을 안겼다. 여기에 유쾌한 웃음, 날카로운 메시지까지 놓치지 않고 블랙코미디의 진수를 선보였다는 평을 받았다.

"촬영 전에 감독님이 '우리 드라마만큼 많은 게 허용되는 작품이 흔치 않다'고 하셨어요. '빈센조'의 세계관 안에서는 기상천외한 일들이 다 가능했으니까요. 살면서 축적해온 소스들을 써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매 작품마다 연기하는 스타일도 결을 조금씩 바꿔보는 편인데 어느 때보다 다양한 시도가 가능해서 행복했죠. 다만 여러 장르가 섞엮기 때문에 장면마다 핵심 포인트를 파악하고 웃음과 서스펜스 사이를 어떻게 자연스럽게 오고갈지 많이 생각하고 연기했어요."
특히 곽동연은 함께 호흡한 배우 송중기와 옥택연에 대한 애정과 믿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택연이 형은 밝고 유쾌한 에너지가 넘치는 분이에요. 같이 있으면 즐거웠어요. 하지만 저는 준우에게 애정이 없는 캐릭터를 맡았기 때문에 너무 친해지는 건 경계했죠. 최대한 극 중 관계가 돋보이도록 노력하고 싶었거든요. 송중기 선배님은 내공이 어마어마하세요. 배울 점이 너무나 많았고 늘 제게 '하고 싶은 건 다 하라'고 많이 배려해주셔서 감사했어요."

'빈센조'의 흥행을 성공적으로 이끈 곽동연의 차기작은 영화 '6/45'(육사오)다. '6/45'는 바람을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버린 57억 1등 당첨 로또를 둘러싼 남북 군인들 간의 코믹 접선극이다. 그는 다소 어리버리한 성격의 남한 전방부대 소속 관측병으로 다시 한번 자신만의 색깔을 선명히 할 전망이다. 데뷔작이었던 KBS 2TV '넝쿨째 굴러온 당신'부터 최근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까지.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채우고 있는 곽동연의 성장에 기대가 쏠린다.

"10년 전쯤 데뷔했을 땐 정말 아무것도 몰랐고 막연하게 들이댔는데 지금은 배우를 하는 이유가 명확해요. 제가 제일 잘할 수 있는 일이면서 잘하고 싶은 일이거든요. 그게 큰 축복이고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언젠가 스스로 마스터피스라고 생각하는 연기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갈 때까지 가보고 싶어요. 제 연기로 누군가 위로를 받고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걸 보면서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확신이 생겼어요. 더 좋은 연기를 하고 싶고요, 동시에 시청자 분들께 질리지 않는 배우로 오래 남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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