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총장 직무배제에 검찰 반발 확산
노유선기자 yoursun@hankooki.com 기사입력 2020-11-30 12:26:05
고검장 6명 전원, 일선지검장 16명 “우려”…평검사들도 잇단 성명
  • 윤석열 검찰총장/연합
임기를 채우겠다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추미애 장관은 지난 1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윤 총장이) 사퇴하고 정치를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이어 추 장관은 6가지 근거를 들어 윤 총장의 직무를 배제하고 징계를 청구했다. 두 차례의 인사 학살로 윤 총장의 수족을 잘라낸 추 장관은 이제 윤 총장의 사퇴 내지 파면을 종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묵묵부답하고 있는 가운데 검사들이 연이어 반발하고, 직무배제는 심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은 법무장관 발표 직전에 관련 보고를 받았다”는 내용 외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자신의 SNS에 추 장관이 문 대통령의 청부를 받고 청부살인한 것이란 취지의 글을 남겼다. 이날 진보성향인 참여연대도 논평에서 “징계 심의 결과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총장의 직무를 정지하는 것은 검찰 수사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선례를 남길 수 있다”며 “(추 장관의 결정이) 과도하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앞장 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도 했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연합
추 장관은 윤 총장의 직무 배제로 6가지 근거를 들었고, 대검은 조목조목 반박했다. 첫째, 추 장관은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던 2018년 11월 서울 종로구의 주점에서 사건관계자인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과 부적절한 교류를 해 검사윤리강령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대검은 홍 회장이 JTBC의 대주주에 불과해 사건관계인으로 보기 어렵고, 만남 이후 문무일 당시 검찰총장에게 사후 보고해 강령 위반이 아니라고 맞받았다.

둘째, 추 장관은 지난 2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현 수사정보담당관실)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과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등의 재판부에 대해 불법사찰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양승태 사법부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는 것이다. 대검 측은 해당 보고서는 공소유지를 돕기 위해 한국법조인대관이나 언론 등에 공개된 정보를 정리한 참고자료라고 설명했다.

셋째, 추 장관은 윤 총장이 사건 감찰을 여러 차례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검·언 유착 의혹 사건’에 대해 지난 4월 대검 감찰부가 윤 총장의 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감찰 개시를 보고하자 윤 총장이 감찰을 중단시켰다고 주장했다. 또 과거 ‘한명숙 전 총리 뇌물수수 사건’에 대해 지난 5월 대검 감찰부가 당시 수사했던 검사들을 감찰하려고 하자 사건을 대검 인권부를 거쳐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로 이첩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대검 측은 ‘검·언 유착 의혹 사건’에 대해 총장의 승인이나 배당 없이 감찰부장이 사건 감찰을 개시할 수 없다며 반박했다. ‘한명숙 뇌물 사건’에 대해선 민원이 인권침해를 주장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인권부에 배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넷째, 추 장관은 윤 총장이 지난 4월 휴가 중에 ‘검·언 유착 의혹 사건’ 감찰개시 보고를 받자 ‘성명불상자’로 하여금 언론에 보도되도록 지시해 감찰정보를 외부로 유출했다고 주장했다. 대검 측은 당시 총장이 참모와 이 사건에 대해 대화를 나눈 적은 있지만 외부로 유출된 경로는 밝혀진 것 없다고 못박았다. 법무부가 ‘성명불상자’라고 표현한 것도 밝혀진 것이 없기 때문 아니냐고 반문했다.

다섯째, 추 장관은 윤 총장이 정치적 중립에 관한 위엄과 신망을 손상시켰다고 주장했다. 윤 총장이 지난달 대검 국정감사에서 퇴임 후 정치에 참여할 뜻을 완곡하게 드러내는 발언을 했으며, 대권후보 여론조사에 자신이 포함됐는데도 능동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검 측은 윤 총장이 ‘정치하겠다’는 발언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으며 ‘퇴임 후 생각해보겠다’는 발언이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이라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고 비판했다.

여섯째, 추 장관은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이 윤 총장의 방문조사 일정 협의를 요청했지만 감찰에 불응하는 등 법무부 감찰규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대검 측은 법무부가 ‘감찰’인지 ‘진상 확인’인지 모호한 태도를 보였으며, 충실히 서면조사를 받겠다는 것을 비협조라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고등검찰청장, 검사장, 중간간부, 평검사들은 추 장관의 결정에 반박하고 나섰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국 6개 고검청이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추 장관의 조치를 재고해달라는 집단 성명을 발표했다. 검사장과 중간간부, 평검사의 단체 성명도 이어지고 있다. 같은 날 전국 검찰청 10여 곳에서 평검사 회의가 열릴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 출신인 홍준표 의원(무소속)은 자신의 SNS에서 검사들을 겨냥해 “당신들의 상징인 검찰총장이 저렇게 당하고 있는데 가만히 있는다면 당신들은 검사도 아니다”라고 했다.

윤 총장은 25일 추 장관의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26일 추 장관의 직무정지 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집행정지 신청은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직무배제 명령의 처분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것이고 직무정지 처분 취소 소송은 위법한 처분이나 공권력 행사 내지 불행사로 이익 침해가 발생할 경우 제기하는 소송이다.

검란에도 불구하고 법무부는 윤 총장 징계 여부를 심의하기 위해 검사징계위원회를 개최하겠다는 입장이다. 징계위원회는 다음달 2일 열릴 예정이다. 만일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하면 윤 총장은 이에 대한 집행정지도 신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유선 기자 yoursu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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