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출신’ 신현영 의원, “정교한 백신 접종 시뮬레이션 필요”
국민 대상으로 한 접종 교육과 지침도 마련해야


“정치(공세)가 보건의료에 접목되면 배가 산으로 간다.”
지난 20일,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지 1년째인 날이었다. 이날 의사 출신인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원회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지금은 코로나19 종식에 앞서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여야는 비방을 멈추고 코로나19 백신 접종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신 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코로나19 전문가다. 대한가정의학회 코로나대응태스크포스(TF)에서 활동했으며 명지병원에서는 코로나19 역학조사팀장을 맡았다. 의사 출신답게 신 의원은 최근 백신 구매와 관련한 법안을 발의했다. 개발단계의 백신과 의약품을 선구매 계약을 가능하도록 하면서 담당 공무원에 대한 면책조항을 신설하는 ‘감염병 예방관리법 개정안’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집합금지 및 영업제한에 따른 손실을 보상하고 한시적인 임시예방접종센터를 설치하는 법안도 선보였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문 한쪽에 코로나19 백신 관련 자료들이 붙어있다./신현영 의원실 제공

-여당 내에서 ‘백신 추정 주사’, ‘코로나 마루타’라는 말이 나왔다. 백신이 이토록 위험한가.
“미국과 영국 등 이미 백신 접종이 진행된 국가들이 있다. 해외 사례를 통해 우리는 예측 가능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100% 완벽한 의료는 없다. 모든 약은 작용과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항상 이상 사례는 발생할 수 있다. 이 같은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예측 가능한 부작용에는 어떤 것이 있나.
“해외를 보면 사망 사례도 나오고, 물량이 중단되기도 하고, 접종 분량을 잘못 맞춰서 사고가 나기도 한다.”

-해외에서 벤치마킹할 부분은?
“유럽이 개발한 화이자 백신 추출 방식을 예로 들 수 있다. 화이자 백신은 한 병에 5회분을 추출할 수 있도록 설계됐지만 사실 6회분이 들어 있다. 화이자가 백신 부족 사태를 대비해 6회분을 넣었기 때문이다. 유럽은 화이자 백신 한 병에서 6회분을 추출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그런데 이 방법은 상당히 어렵고 고난도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안정적인 의료기관에서 숙련된 의료진만 해낼 수 있다.

또다른 예는 노르웨이다. 노르웨이는 (기저질환을 앓는) 고연령자, 말기 암환자에게는 접종하지 않는 것이 낫겠다는 입장을 냈다. 사망자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부분은 우리도 고민해야 할 사항이다. 당국은 고연령자, 말기 암환자에게 접종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인지 고민해야 한다. 접종했을 때 오히려 위험 발생 가능성이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봐야 한다. 이 같은 해외 사례들을 보면서 우리는 더 개선된 기준을 정립할 수 있다.”

-백신 확보정책과 관련해 야권의 비판이 거세다.
“야권은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고 말한다. 확보된 백신 물량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향후 계획도 밝히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국가가 코로나19 대응에 우왕좌왕하면 국민은 공포감과 불안감을 느낀다. 지금이라도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아야 한다. 정책적인 목소리를 같이 내고 부족한 부분은 상호 보완했으면 좋겠다.

백신은 확보한다고 끝난 것이 아니다. 백신 도입, 접종 과정은 상당히 정교한 계획을 필요로 한다. 일사불란하게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백신 접종을 차질 없이 진행해야 한다. 정부가 이 같은 시스템을 준비하는 데 여야가 도움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어떤 것을 놓쳤는지 세심하게 챙길 필요가 있다. 그러면 국민들의 혼란도 줄어들 것이다.”

-구체적으로 여야가 정부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나.
“정부의 백신 접종 시스템 준비 과정에 대해 업무 보고를 받고 협의를 해야 한다. 백신 접종이 어떻게 순탄하게 진행될 것인지, 집단 면역은 어떻게 이뤄질 것인지, 집단 면역이 안정적으로 안착되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등에 대해 협의해야 한다.”

-정부와 민주당의 협의는 진행되고 있는지.
“최근 민주주의 4.0 연구원에서 코로나19 관련 세미나를 가졌다. 내가 발표한 내용은 백신 접종 과정 시뮬레이션이었다. 지난해 독감 백신의 보관 상태에서 문제점들이 있었기 때문에 사전에 이 같은 부분들을 점검해야 한다. 백신이 국내로 이송되는 과정, 병원으로 유통되는 과정, 병원의 백신 보관 상태 등이 점검 사항에 해당한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화이자 백신이 국내로 이송되는 과정을 살펴봤다. 화이자 백신 패키지에 드라이아이스뿐 아니라 위치정보시스템(GPS)이 들어 있다는 점, GPS를 통해 유통 경로와 백신 온도를 체크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체크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간한국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혜영 기자

-이송, 유통, 보관 이후에 점검해야 할 부분은?
“수 차례 시뮬레이션을 돌려봐야 한다. 병원 접근성, 접종 대기시간, 거리두기를 위한 충분한 대기 공간, 접종 전 안내, 사후 모니터링, 접종증명서 발행 등 절차가 까다롭다. 또 국민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 교육이 필요하다. 이상 사례를 대비해 ‘백신 접종일에는 혼자 있지 않기’, ‘가족들이 서로 모니터링 해주기’ 등의 지침들을 국민들에게 전달해야 한다.”

-국민과의 소통이 중요해 보인다.
“백신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개선되도록 캠페인, 교육 등을 마련해야 한다. 국민들과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 여야와 정부의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노유선 기자



노유선기자 yoursun@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