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칼럼]이재명이 ‘대세’인가 제3후보 등장하나
기사입력 2021-02-08 09:20:30
여론 분석 결과로는 “이재명, 아직 대세 아냐”
대세론 주인공이라면 국민 눈높이 맞는 공약과 ‘미래 청사진’ 제시해야
  • 1월 25일 경기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차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계획이 포함된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제안 설명하고 있다.[연합뉴스]
다음 대통령은 누가 될까. 내년 3월 차기 대통령 선거를 1년여 앞두고 있다. 4월 보궐 선거가 끝나면 사실상 대통령 선거 국면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예비 경선부터 시작하고 9월부터는 본 경선이 시작된다.

역대 대통령 선거를 본다면 연말 정도면 각 당의 본선 후보는 결정될 예정이다. 과연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될까. 대통령 선거 1년여를 앞둔 시점에 가장 부각된 후보는 민주당의 이재명 경기도지사다. 이 지사는 불과 6개월 전만 하더라도 유력 대선 후보로 부각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지난해 7월 대법원 무죄 취지 파기 환송 이후 이 지사는 지지율 상승의 ‘날개’를 달았다. 대법원 선고 이전만 하더라도 이 지사 앞에는 장애물이 잔뜩 쌓여 있었다.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피선거권 박탈 위기가 있었고 형수에 대한 욕설로 후보의 이미지마저 바닥에 떨어진 상태였다.

그렇지만 위기는 승부사를 돋보이게 하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는 국면에서 신천지 교회를 비롯해 단호하고 신속한 대응은 경기도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관심을 끌었다. 그렇다고 당장 지지율이 달라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대법원 선고가 이 지사에 대한 ‘면죄부’로 작용되며 서서히 그리고 꾸준히 올라갔다. 재난 기초소득과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면서 중도층 외연까지 확대되는 효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22일 윤석열 검찰총장 국정감사 이후 윤 총장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 지사의 상승세가 주춤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 사이의 갈등이 해소되면서 이 지사에 대한 지지율은 더욱 탄력을 받았다.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는 국면에서 이 지사의 지지율은 흔들리지 않았다. 물론 이 지사의 지지율은 반사 이익을 얻는 부분이 있었다. 당내 경쟁자인 이낙연 대표의 지지율이 사면카드와 이익공유제로 흔들리면서 이 지사는 민주당과 진보층 지지율을 더욱 끌어올렸다. 정리하면 이 지사는 경기도민을 중심으로 젊은 세대 지지를 확대하며 친문(친문재인) 지지층까지 끌어들인 결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 의뢰를 받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를 분석했다.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 중 누구를 가장 선호하는지’를 물어보았다. 이 지사는 단독으로 20%대 지지율로 올라섰다. 직전 조사에서 20%를 기록했던 윤 총장은 10%대로 내려왔다. 이 대표는 13.6%에 그쳤다. 여권 내 ‘제3후보’로 거론되는 정세균 국무총리는 4%로 한 자릿수에 머물렀지만 직전 조사보다 더 올라갔다[그림1].
비슷한 시기에 실시된 다른 조사에서 이 지사의 지지율이 더 높게 나온 결과도 있을 정도다. 이 지사는 계속 상승 추세이고 이 대표는 지지율이 한 풀 꺾였으며 윤 총장의 지지율은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에 있다. 발표되는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 조사에 대해 일각에서 ‘이재명 대세론’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대세론’이라면 남아 있는 선거 날짜를 감안할 때 다른 후보를 압도하는 수준의 경쟁력을 의미한다. 현 시점에서 이 지사의 지지율을 ‘대세론’으로 볼 수 있을까. 그게 아니라면 지지층들이 다른 후보를 찾아가는 ‘제3후보’의 등장이 될까.

이 지사 대세론의 설득력이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먼저 ‘지역 기반’부터 살펴보자. 차기 대통령을 분석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지역 기반, 세대 기반, 이념 기반 등 세 가지다. 견고한 지지 기반이 있는지부터 짚어보자. 지역 기반이 없는 정치인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조차 어렵다. 대통령 선거에 유력 후보로 등장했던 인물들은 거의 대부분 강력한 지역 기반을 가지고 있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대구와 경북 이른바 TK 지역이었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부산ㆍ울산ㆍ경남의 PK 지역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DJ)은 호남이고 대통령 자리에 오르지 못했지만 김종필 전 총리는 충청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출신 지역이 아니지만 호남의 강력한 정치적 후원을 받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포항을 중심으로 한 TK 지역이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영남 지역이었다. 문재인 대통령도 민주당 후보의 공통적인 특징인 호남의 지원을 받았다.

하지만 호남에 그치지 않는다. 출신 지역인 부산에서 지난 대통령 선거 때 후보들 중 가장 많은 득표를 했다. 울산도 최다 득표자가 문 대통령이었고 고향인 거제도가 있는 경남에서도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을 정도다. 지역 기반이 없는 후보는 대통령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팔도강산에서 모인 서울과 경기도에서 대통령 당선자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지역 기반을 만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여권 유력 후보들의 지역 기반은 어느 정도일까.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 의뢰를 받아 지난 1월 25~29일 실시한 조사에서 핵심 지역 기반을 분석해 보았다. 이 지사는 호남에서 이 대표와 거의 비슷한 결과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전체 지지율보다 높은 호남 지지율이 나타났고 이 지사는 전체 지지율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호남은 여권 후보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이다. 호남의 지지를 받지 못한 민주당 대선 예비 후보가 본선 후보가 되거나 당선된 사례는 없다.

DJ는 호남의 정신적 지주였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 결과를 이끌어 냈다. ‘호남 대망론’은 여전히 존재한다. DJ의 수평적 정권 교체 이후 아직 호남 출신 대통령의 탄생은 없었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DJ를 제외하고 모두 영남 대통령이었다.

영남 출신의 이재명 대세론이 만들어지려면 호남의 절대적 지지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호남에서 이 지사가 선전하는 건 분명하지만 ‘대세’는 아니다. 아직도 특정 후보에게 마음을 몰아주지 않고 있다. 이 대표의 대선 후보 경쟁력이 주춤하기는 하지만 호남에서 이 지사와 큰 차이가 없다.

호남은 정 총리도 있다. 정 총리의 전체 지지율은 4%에 불과하지만 호남 지지율은 전체의 2배가 넘는다. 아직 호남 대망론을 버리지 않는 지역 민심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결과다. 이 지사는 얼마 전 광주를 방문해 5.18 묘역에 헌화하고 방명록에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광주는 내 사회적 어머니’라는 표현이다. 호남 공들이기에 나선 모양새다.

호남만큼이나 중요한 지역 기반은 서울이다. 유권자 수가 경기도 다음으로 많기도 하지만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서울에서 승리한 후보가 대권을 잡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대통령 선거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득표를 했던 2012년 당시 문재인 후보는 석패했지만 서울 선거에서는 박근혜 후보를 이겼다. 이번 조사에서 이 지사의 서울 지지율은 20.9%로 전체 지지율보다 낮다. 이 대표는 14.8%로 나타났고 정 총리는 4.1%를 기록했다[그림2].
이 지사의 경쟁력에 주목도가 집중되고 있지만 서울 지역 경쟁력은 아직 제한적이다. 4월 보궐 선거에서 서울 시장이 탄생하면 이 지사의 지지율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대선 후보인 이 지사와 잠재적 대선 후보감인 서울 시장 사이의 경쟁 또한 지지율의 빠지지 않는 변수다.

지역 기반은 선거에서 가장 기초적인 동력이다.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부통령이었던 민주당 앨 고어 후보는 전국 득표가 더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에게 석패했다. 많은 이들은 연방법원 판단까지 이어졌던 플로리다주 선거의 패배 때문으로 알고 있지만 근본 원인은 다른데 있다. 자신을 상원 의원으로 뽑아 준 테네시 주에서 부시 후보에게 졌던 까닭이다. 자기 고향에서 패한 고어 후보의 운명은 낙선이었다.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초반 개표에서 밀렸던 조 바이든 대통령은 막판 역전극을 만들어내며 미국의 46대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특히 주목을 받았던 지역이 펜실베이니아 주였다.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후보가 승리했던 지역임과 동시에 바이든 대통령의 고향이다. 고어 민주당 후보와 달리 바이든 대통령은 고향에서 승리했다. 지역 기반이 그만큼 중요한 이유다. 이 지사는 호남과 서울에서 선전 중이다. 그러나 압도적이지 않다. 지역 기반만 놓고 보면 아직 대세론과 거리가 있다.

차기 대선 후보 판세를 읽는 두 번째 기준은 세대 기반이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보수 정당 출신의 대통령은 60대 이상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연령대가 높은 유권자들은 보수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보수 정당 후보는 북한과 안보 이슈를 통해 철저하게 지지층을 결집해 왔다. 반면에 민주당 대선 후보들은 젊은 세대의 지지를 바탕으로 선거 승리를 이끌어 왔다. 문 대통령의 세대 기반은 어떤 연령대일까. 문 대통령의 핵심 세대 기반은 40대다. 1990년대 대학에 들어온 ‘90년대 학번’들이다. 586 선배들과 달리 특정 이념에 얽매이지 않고 우리 사회의 기득권과 보수성을 타파하기 위한 세대적 특성이 강했다. 외국 연수나 자유로운 동아리 모임이 활성화되는 등 80년대 학번과 다른 특성을 가진 세대다.

이들이 대학을 다니거나 졸업하고 취업에 나섰을 즈음에 대통령 후보로 등장한 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다.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경쟁자였던 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가 아들 병역 문제로 흔들리자 20대 유권자들은 더 많이 노 후보 쪽으로 모여들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견고한 지지는 문 대통령까지 이어져 있다.

그들이 현재 40대다.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호불호는 있을지 모르나 다른 정당이나 다른 정치인으로 옮겨가지 않는 견고한 지지층이다. 문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는 핵심 세대 기반이 40대라면 여권 후보는 40대의 지지를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만 한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정세균 국무총리.
그렇다면 여권 내 특정 후보에게 40대 민심이 쏠리고 있을까.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 의뢰를 받아 지난 1월 25~29일 실사한 조사 결과를 살펴보았다. 이 지사의 40대 지지율은 33.5%로 전체 지지율보다 약 10%포인트 가량 더 높았다. 이 대표는 12.3%, 정 총리는 2.5%였다.

세대 기반 결과를 보면 ‘이재명 약진, 이낙연 후퇴, 정세균 미미’라는 성격으로 나타난다. 기초소득, 재난지원금, 기본 아파트 등 40대가 선호하는 이슈를 선점한 이 지사의 40대 지지율이 30%를 돌파한 결과다.

대선 후보를 비롯한 정치인이 정치적 영향력을 보이려면 한 응답층에서 30%의 지지율은 넘어야 한다. 이 지사의 발언은 적어도 40대에게 영향 주는 수준이 됐다. 반면 이 대표는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40대에서 고작 10%대 지지율에 머물러 있다. ‘사면 카드’가 되었든 ‘이익공유제’가 되었든 최소한 40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미리 모의 실험을 해보았다면 결과는 다르지 않았을까.

40대만큼이나 중요한 연령대가 50대다. 약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보수와 진보를 나누는 연령은 40%대였다. 즉 2030세대나 40대는 진보 성향이 조금이라도 더 많을 것으로 분석하고 50대는 연령 현상에 따라 다소 보수적 성향층으로 분류를 해왔었다. 그렇지만 최근 인구 통계학적 분석은 55세를 기준으로 본다. 55세 이하는 진보에 가깝고 55세 이상은 보수로 인식된다. 50대 세대의 기반은 후보가 얼마나 확장성이 있는지를 알게 된다.

이 지사의 50대 지지율은 28%, 이 대표는 13.1%, 정 총리는 3.9%로 나타났다[그림3].
50대 지지율은 당선 가능성까지 연결되어 있다. 진보와 보수가 혼재된 50대에서 당내 후보나 보수 후보보다 더 압도적인 지지층 기반을 갖고 있으면 본선 후보 경쟁력을 넘어 가장 강력한 대선 후보가 된다.

50대의 마음을 잡는 방법은 무엇일까. 50대가 가장 관심을 보이는 주제는 사회의 안정과 진정한 변화다. 바꾸어 말하면 경험이 풍부한 능력과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를 요구하고 있다. 대통령감으로 실력과 함께 임기 5년을 뛰어넘는 미래 청사진을 보여 줄 인물에 끌리게 된다. 그런 면에서 모든 후보에게 기회는 살아있다.

세대 기반이 중요한 이유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 지사는 40대를 중심으로 지지를 끌어올렸다. 그렇지만 세대 기반을 잡기 위한 전쟁은 이제 시작이다. 대세론을 주장하기에 너무 이른 시기다.

대선 후보 영향력을 측정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기준은 ‘이념 기반’이다. 1987년 대통령 선거를 거슬러 올라가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당시 민정당의 노태우 후보뿐만 아니라 나중에 대통령이 된 김영삼과 김대중, 그리고 시대를 달리해 총리를 두 번이나 역임한 김종필까지 역대 최강의 후보군이 몰렸다. 당시 대통령 선거의 구도는 ‘군부정권 종식’, ‘민주정부 탄생’이 대세였다. 그럼에도 야권 후보가 난립되는 상황에서 대통령 자리는 사실상 군부에 돌아갔다.

2002년 선거부터는 이념 간 대결 구도가 뚜렷해졌다. 2002년의 노무현과 이회창, 2007년 이명박과 정동영, 2012년 문재인과 박근혜 등의 대결 구도는 이념 충돌이 분명했다. 내년 대통령 선거 또한 예외가 아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대선 후보가 아닌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면서 대통령 선거는 현재 여당과 보수 야권 후보의 일 대 일 대결이 유력해지고 있다. 각종 이슈에 대해 친정부와 반정부의 입장으로 나누어질 전망이다. 여권 후보라면 민주당 지지층과 진보층의 지지를 많이 받아야 본선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다. ‘친문 지지층’이다.

이 지사가 대법원 무죄 선고를 받은 이후 대선 행보가 본격화되었을 때 가장 우선 강조되었던 것이 ‘친문’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었다. 대통령과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으로 볼 수 있는 친문 지지층은 판단의 기준이 대통령이다. 지난 2017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과정에서 문 대통령과 마찰을 빚기도 한 이 지사에 대해 친문 유권자들의 반응은 썩 좋지 않았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문 대통령을 포함한 현 정권 관계자들과 정치적 거리두기를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올 정도였다.

친문 지지층으로부터 진정성을 의심받아온 이 지사가 어느 순간 달라졌다. 대통령과 각을 세우기는커녕 대통령과 가장 호흡이 잘 맞는 대선 주자 이미지 만들기에 몰두하고 있다. 전 국민 지급 재난지원금을 가장 공들여온 정치인이 이 지사이지만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충돌하는 상황?오기 직전에 교통 정리를 하는 정치적 유연성까지 시도 중이다. 그래서인지 이 지사를 바라보는 당내 시각이 개선되는 모습이다.

리얼미터와 오마이뉴스 조사(1월 25~29일)에서 ‘이념 기반’을 분석했다. 이 지사는 민주당 지지층에서 41.7%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21.7%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왔고 정 총리는 6.2%다. 이 지사가 전체 지지율에서 다른 후보들보다 더 높은 지지를 차지하는 가장 큰 이유가 민주당 지지층의 지지를 받는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7월 대법원 선고이전만 하더라도 10%내외 머물렀던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의 선호도가 연말과 연초를 관통하며 부쩍 늘었다. 반대로 지난 총선 직후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던 이 대표는 20% 초반대까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진보층의 이 지사 지지는 37.4%로 아직 40%선을 넘지 못했다. 이 지사의 이념 기반 확대는 자신의 노력 외에 다른 경쟁 후보들의 부진이 한몫을 하고 있다. 이 대표가 연초 대선 행보에서 뒤처지면서 반사적으로 이 지사 지지율이 더 상승했다. 그렇지만 진보층의 지지는 아직 30%대를 기록하고 있다[그림4]. 다른 후보보다 한 발짝 더 나가 있지만 대세론으로 보기 어려워 보인다.
2002년 대통령 선거를 6개월여 앞두고 ‘이회창 대세론’이 고개를 들었다. 각종 선거 여론조사에서 이회창 대표가 앞서는 데다 노무현 민주당 후보는 경쟁력이 지방 선거를 거치면서 급속히 하락했다. 오히려 여론조사 결과대로라면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가 노 후보보다 더 앞서는 결과가 발표될 정도였다. 대통령 선거의 본선 재수를 하는 한나라당 이 후보는 신중에 신중을 거듭했다. 1997년 대통령 선거 첫 도전에 나섰을 때 직면했던 실수를 최소화하며 대세론을 이어나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대세론에 올라탄 이 후보는 대통령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그 사이에 단일화라는 극적인 판세 전환이 대세론보다 더 큰 영향을 주었다.

  • 이재명 경기지사가 1월 28일 오후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참배하고 있다.[연합뉴스]
후보 대세론은 앞서 나가는 후보의 경쟁력을 인정해주는 정치적 영향력이다. 정치인으로 대세 평가를 받는다면 영광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는 명예팀장을 뽑는 형식적인 정치 이벤트가 아니다. 앞으로 많은 변수가 남아 있기 때문에 후보자의 경쟁력을 확정하는 태도는 위험스럽다.

대선을 1년여 앞둔 시점에 차기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후보는 이 지사다. 그렇다고 대세론까지는 아니다. 대통령 선거에 나설 후보자는 필수적으로 지역 기반, 세대 기반, 이념 기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없다면 왜 없는지 파악해야만 경쟁력 업그레이드가 가능해진다.

1992년 미국 선거에서 당시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는 선거를 몇 개월 앞두고 대세론을 펴나갔다. 가장 인기가 높았던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의 부통령을 8년이나 지냈고 정치 명망이 높은 가문 출신에다 풍부한 경험까지 갖춘 ‘준비된 후보’였다.

그러나 아칸소 주지사인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이기지 못했다. 클린턴 후보가 대세론보다 더 중요한 히든 카드를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레이건 전 대통령에 이어 안보 외교를 강조했던 부시 후보는 그 당시 가장 중요한 경제 이슈를 빠트렸기 때문이다.

인정받지 못하는 대세론이 오래 지속되면 ‘제3후보’가 등장하기 마련이다. 대세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유권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공약이다. 대세론의 주인공은 후보가 아니라 국민이다.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프로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를, 고려대에서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한길리서치 팀장에 이어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정치컨설팅업체인 인사이트케이를 창업해 소장으로 독립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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