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무용의 대중화를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현대 무용가’, ‘안무가’ 두 가지 타이틀을 달고 활동 반경을 넓혀가며 ‘나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수단으로 현대 무용의 존재를 알렸다. 더 나아가 직접 무용 기획 전문가를 양성하며 저변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현대 무용가이자 안무가인 이주원 씨다.

현대무용가 이주원씨. 사진=본인 제공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이유는?…”현대 무용의 ‘대중화’ 위해”

이주원 씨는 중학교 때부터 20년 넘게 현대 무용 ‘한 우물’만 판 무용가다. 지난 2010년 한국체대 무용학과를 졸업한 뒤 한예종 무용원 창작과에 진학해 ‘안무가’ 자격까지 얻었다. ‘춤으로 그리다’, ‘불안한 뮤즈들’ 등 안무와 출연을 동시에 맡으며 이름을 널리 알렸다. 2018년엔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선정 청년예술가상(뉴제너레이션 부문)을 받기도 했다.

한마디로 이주원 씨와 현대 무용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이주원 씨가 바라보는 현대 무용은 과연 어떤 것일까.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최대한 꺼내 춤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현대 무용”이라고 답했다.

물론 사전적인 정의는 따로 있다. 전통적인 발레에 반대해 일어난 새로운 무대 무용, 자유롭고 개성적인 무대 표현을 추구하는 성격이 짙은 것이 바로 현대 무용이다.

접근법은 다를 수 있지만 현대 무용의 핵심은 ‘개성’이다. 명확한 경계선이 없다는 뜻으로도 풀이가 가능하다. 자신의 내면 이야기를 몸으로 표현하는 것이 요즘의 현대 무용이라는 게 이주원 씨의 시각이다.

그는 “요즘의 현대 무용에는 모든 분야가 융합돼 있다. 한국 전통 춤, 발레, 수화가 섞이기도 한다. 모든 움직임이 춤이 될 수 있다”면서 “자신의 내면에서 피어오르는 무언가를 춤과 연결시키면 이는 곧 현대 무용이 될 수 있다. 접근하기 어려워 보이지만 한 번 접하면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확고한 철학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어릴 적 요가를 통해 춤을 추기 위한 유연한 몸을 만든 것을 떠올려 1년 전 요가원 ‘요가 아틀리에’를 연 뒤 ‘요가+현대 무용’을 접목시킨 프로그램을 직접 짰다.

매트 위에서 요가 동작을 하면서, 손끝과 몸의 그루브는 현대 무용 틀 안에서 움직이는 것이 핵심이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강좌를 열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유튜브 등 온라인상에서도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이씨는 “이 외에도 다양한 현대 무용이 존재한다는 걸 더 알리고 싶다. 요즘엔 힙합과 현대 무용이 결합하기도, 필라테스와 접목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미술이 바탕이 되기도 한다. 이주원 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패턴이나 그림의 형태를 몸으로 구조화시키는 작업 프로그램을 일반인 대상으로 열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명지대 ‘탄츠 프로듀서’ 전문과정 맡아

이토록 다양한 활동에 앞장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현대 무용의 대중화’를 이뤄내고 싶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올해부턴 무용 기획 전문가 양성에도 힘을 쏟는다.

명지대학교 미래교육원에서 1년 과정으로 운영되는 ‘탄츠 프로듀서’ 전문과정 수업을 맡았다. 3월부터 출강했다.

이주원 씨는 “‘탄츠 프로듀서’는 현대 무용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체계화하는 사람을 말한다. 요즘 현대 무용을 배우고자 하는 비전공자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이번 교육 과정은 그 욕구를 충족시킨다. 무용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수강이 가능하다. 현대 무용 테크닉부터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 폭넓은 교육을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쉽게 말해 요가·미술을 현대 무용 속에 녹여 프로그램을 만들었던 노하우를 전파하겠다는 것이다.

“춤 테크닉은 물론, 즉흥을 통한 레퍼토리를 만들어 쇼케이스를 진행할 계획”이라는 이주원 씨는 “저는 요가와 미술을 활용해 프로그램을 만들었지만, 수강자들의 소재는 발레, 스트리트 춤, 필라테스, 즉흥 댄스 등 다양하다. 그 옆에서 저는 단지 조력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출강하는 이주원 씨는 약 20년간 갈고 닦은 현대 무용 테크닉을 수강자들에게 공유한다. ‘즉흥 영역’에서의 몸 사용법도 가르친다. ‘하루 일과를 몸으로 표현하기’와 같은 즉흥적인 주제를 주고, 움직임을 찾는 방법을 돕는 게 바로 그 예다.

이후엔 수강자가 자신의 컬러가 깃든 프로그램을 완성할 수 있도록 조언하다. 가장 중요한 단계다. 교육과정을 마친 수강생들은 프로그램이 자산이 된다. 강사 직함을 달고 프로그램 강좌를 열 수 있다.

‘현대 무용’ 한 길만 걸어오면서 생긴 진심

이주원 씨는 “현대 무용에서는 반드시 ‘자신의 것’이 드러나야 한다. 교육 과정을 통해 자신을 더 깊이 들여다보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또 다양한 현대 무용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현대 무용의 대중화 속 정확한 세부 목표까지 세운 이주원 씨다. 그는 “남녀노소, 장애인들도 모두 함께 무용을 즐기고, 배우고 향유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저뿐만 아니라 배움을 받은 분들이 영역을 넓혀 가면 먼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말만큼은 강조했다.

“누구든, 정말 누구든 자유롭게 현대 무용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노진주 스포츠한국 기자 jinju217@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