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RBSI ‘103’…대형마트(52P↑)·편의점(36P↑)·슈퍼마켓(28P↑)

국내 소비심리 회복세가 본격화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소매유통업계 체감경기전망이 큰 폭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계절적인 요인과 함께 지난 2월말 시작된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소매유통업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어느 정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는 최근 소매유통업체 1000개사를 대상으로 ‘2021년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직전 분기보다 19P 상승한 103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RBSI가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이하이면 그 반대다.

업태별로는 대형마트(95), 편의점(97), 슈퍼마켓(93)이 각각 52P, 36P, 28P 상승하며 기준치(100)에 근접했다. 백화점(96)과 온라인·홈쇼핑(114) 또한 전 분기에 이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이어갔다.

서덕호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확산되면서 소비심리 회복세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변화된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비즈니스 모델을 차별화하고 상품·서비스 혁신노력을 하는 기업만이 변화된 시장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통업계, 온·오프라인 경쟁구도 심화

대한상의에 따르면 대형마트는 대면 소비심리가 살아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분기 코로나19 확진자수 증가 영향으로 매출 증가세가 한때 주춤하기도 했으나 2분기에는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고 날씨가 풀리면서 대형마트를 찾는 소비자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소비심리를 자극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다양한 할인행사와 차별화된 프로모션도 매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편의점도 본격적인 회복세에 올라탈 것으로 예측된다. 비수기인 동절기에서 벗어났고 식당·카페 등 수도권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이 저녁 9시에서 10시로 연장돼 매출 상승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학원이 문을 열고 새 학기가 시작된 점도 지수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슈퍼마켓은 본격적인 성장을 예고했다. 특히 신선식품을 둘러싸고 온라인쇼핑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온라인 배송기지 역할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폭을 끌어 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슈퍼마켓 각사는 최근 배달 전문 플랫폼과 손잡고 지역 곳곳에 퍼져 있는 점포를 배송거점 삼아 신석식품과 가정간편식을 빠르게 배송해주는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백화점은 큰 폭의 변화가 없었다. 백화점의 핵심 고객층인 고연령대 수요층은 아직도 매장 방문에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이런 부분이 백화점 소비심리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지만 보복소비로 패션·명품 관련 핵심품목 매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온라인·홈쇼핑은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온라인장보기, 홈코노미 트렌드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지난 분기에 이어 기준치를 크게 상회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온라인쇼핑 비중은 ‘현재 대비 증가’(55.8%)하거나 ‘현재와 비슷’(36.6%)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업황과 무관한 성장력 보이는 오프라인 시장

2012년까지 양적인 확장을 해오던 국내 소비시장은 GDP 잠재성장률이 2% 대로 하락하고 온라인 쇼핑 플랫폼 사업자들의 등장으로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의 성장 기대치가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대신증권 ‘2021년 하반기 산업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그럼에도 1~2인 가구수 증가와 온라인 채널과의 경쟁이 없는 편의점 채널은 전체 유통산업의 업황과 무관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또 국내 오프라인 소비 시장에서 성장의 한계를 경험한 백화점 사업자들도 면세점 사업으로 발 빠르게 확장력을 발휘하고 있어 대규모 중국 소비의 공급처 역할을 하는 등 재평가를 받고 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쇼핑 시장이 유통업계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전까지만 해도 백화점의 점포 매출 성장률과 주가는 동일한 흐름을 보였다”며 “2012년 이후 낮아진 GDP 잠재성장률과 온라인 쇼핑 채널의 급성장에 따른 가격 경쟁, 소비자 물가하락으로 소매판매액 성장률은 계속 저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 연구원은 이어 “2019년 면세점 초호황기 이후 찾아온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인바운드 관광객수와 외국인 면세 매출액이 동반 감소했지만 시내 면세점의 경우만 놓고 보면 올해 초 다시 2019년 수준까지 가파르게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공항 면세점 역시 코로나19가 진정되면 자연스럽게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