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 내려놓은 대기업, 파격 행보로 MZ세대 공략
장서윤 기자 ciel@hankooki.com 기사입력 2021-06-06 08:00:25
  • LG베스트샵 무인매장. 사진=LG전자 제공.
[주간한국 장서윤 기자]“‘권위’ 내려놓고 틀을 깬 커뮤니케이션직접 소통 나선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을 잡기 위한 대기업들의 파격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기존의 대형 온라인 마켓이 아닌 젊은 취향의 패션 플랫폼에 속속 입점하는가 하면 야간 시간대 비대면 매장을 열고 산업의 경계를 넘어선 컬래버레이션에도 적극적이다. 전통과 권위보다는 실리와 진정성을 추구하는 MZ세대의 취향에 다가가고자 대기업들도 소매를 걷어 부쳤다.

삼성·LG가 패션·식품 플랫폼에 입점하는 이유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온라인 패션·식품 쇼핑몰에 정식 입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온라인 여성 패션 편집숍 W컨셉에 맞춤형 가전 브랜드 비스포크(BESPOKE) 라인 제품을 입점시켰다. W컨셉에서는 △비스포크 키친 △비스포크 런드리룸 △비스포크 리빙룸 등 3가지 종류의 삼성 생활가전 제품을 판매 중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10일에는 국내 패션 플랫폼 1위 기업인 무신사에 TV·에어컨·냉장고 등 대형 가전을 입점시켰다. 2019년부터 스마트폰과 IT 기기를 무신사에 입점시킨 후 최근에는 대형 가전까지 확대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의류를 주로 다루는 웹사이트에서 가전까지 판매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 SK하이닉스와 신세계그룹의 컬래버레이션. 사진=유튜브 캡처
LG전자도 지난달 말부터 온라인 여성 패션 플랫폼인 ‘29CM’에서 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데 이어 식품 플랫폼 마켓컬리에서 TV·건조기·스타일러 등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가전제품 브랜드가 패션에 이어 식품 쇼핑몰에 문을 두드리는 현상은 과거라면 전혀 상상하기 어려운 행보였다. 해당 쇼핑몰은 모두 주로 20~40대들이 애용하는 플랫폼이다. 소비자의 취향을 저격해 틈새를 공략하겠다는 대기업의 전략이 읽히는 대목이다. 자체 매장을 열어 놓고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발길만을 기대했던 영업방식이 이제는 한계에 달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야간시간대 비대면 쇼핑 원하는 고객 위한 무인 가전매장

LG전자는 지난달 26일부터 국내 가전회사 중 처음으로 무인매장을 열었다. 야간 시간대에 무인매장으로 운영하는 LG베스트샵은 서울 지역의 6개 매장을 포함해 인천, 경기, 부산 등 총 9곳에 문을 열었다. 무인매장은 직원들이 퇴근한 이후인 오후 8시 30분부터 자정까지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동일하게 운영된다. 고객은 매장 입구에서 QR코드를 스캔해 본인 인증을 거친 후 매장에 들어올 수 있다. 이후 매장 안에서 자유롭게 제품을 체험할 수 있다. 제품에 대한 상세정보가 필요하면 매장 내 여러 곳에 설치된 키오스크를 이용하거나 스마트폰으로 LG전자 홈페이지나 모바일앱을 통해 검색이 가능하다.

상담이 필요하면 고객이 각 매장의 카카오톡 채널에서 일대일 상담 메뉴를 통해 제품 정보, 매장 이용방법 등을 문의하면 바로 알려준다. 직원과의 대면 상담이 필요한 고객은 키오스크에서 상담을 예약하면 직원이 근무하는 시간에 다시 방문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LG전자는 비대면 상담과 무인매장에 대한 고객들의 니즈가 높아지는 트렌드를 반영해 과감한 시도를 택했다.

LG전자 한국영업본부 오승진 한국전략담당은 “언택트 경험을 선호하는 고객의 니즈에 발 빠르게 대응해 대면 상담 없이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무인매장을 론칭했다”고 밝혔다.

SK SSD와 신세계 SSG의 컬래버 마케팅 눈길

기업간 이색 컬래버레이션도 눈길을 끈다. SK하이닉스는 소비자용 반도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판매 확대를 위해 신세계그룹과 손잡고 마케팅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일부터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제품인 ‘브랜드 SSD’를 알리기 위해 신세계와 함께 ‘ㅆㅡㄷ쓱ㅆㅡㄷ’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브랜드 SSD는 2019년 미국 시장에서 선보인 후 지난 1월부터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으며 3월부터는 신세계그룹의 일렉트로마트에서 오프라인 판매를 하고 있다.

별다른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반도체 기업과 유통기업 간 컬래버레이션이 성사된 데는 재미를 추구한 마케팅에 있다. SK하이닉스가 ‘ㅆㅡㄷ쓱ㅆㅡㄷ’ 마케팅을 기획한 건 국내 첫 오프라인 판매처인 일렉트로마트를 운영 중인 신세계의 약자 ‘SSG’와 ‘SSD’의 발음이 유사한 데서 착안한 것이다. ‘ㅆㅡㄷ쓱ㅆㅡㄷ’은 SK하이닉스의 SSD를 ‘ㅆㅡㄷ’으로 표현해 이 제품이 ‘쓱’으로 불리는 신세계의 일렉트로마트에 입점했다는 사실을 재밌으면서도 단순하게 전달하기 위한 표현이다.

SK하이닉스는 ‘ㅆㅡㄷ쓱ㅆㅡㄷ’ 라임을 반복적으로 활용해 중독성 있는 음악과 코믹 댄스로 구성한 독특한 형식의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이 영상은 비둘기로 분장한 유명 댄스 팀 루하테니조 멤버들이 일렉트로마트 안을 돌아다니다 SK하이닉스 SSD의 힘을 상징하는 ‘히어로’와 접촉하고 나서 엄청난 속도를 얻게 된다는 내용이다. SK하이닉스는 “SSD로 IT 기기의 속도가 빨라지며 ‘쏙도(SSD)의 신세계(SSG)’를 경험할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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