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행보 나선 윤석열, '이준석 돌풍'에 긴장?
기사입력 2021-06-07 01:46:57
김종인 “윤석열 100% 확신할 수 없어”…부정적 평가 눈길
윤석열-이준석-김종인의 삼각관계


지난 3월 사퇴 후 잠행을 이어오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공개 행보에 들어갔다. 그동안 윤 전 총장은 각계 전문가들과 비공개 만남을 통해 ‘대선 공부’에 전념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지난달 말부터는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과 잇따라 접촉하는 등 정치인과의 회동은 물론 공개된 장소에서 시민들과 인증샷을 찍는 적극적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사진=연합뉴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의 정계 입문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에서 불고 있는 ‘이준석 돌풍’이 윤 전 총장의 잠행이 조기에 끝나는 데 일조했다는 의견도 있다. 반면 ‘별의 순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윤 전 총장의 정계진출을 부추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약간 달라진 입장을 보여 주목을 끌었다. 최근 윤 전 총장을 100%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전적으로 지원하기가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을 둘러싼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와 김 전 위원장과의 삼각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사진=연합뉴스)
이준석 당권 가능성 높아지자 국민의힘 입당설 힘받아
잠행은 이어 온 윤 전 총장의 정치적 보폭이 넓어지면서 행보도 빨라졌다. 최근 윤 전 총장은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에 이어 정승국 중앙승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권순우 한국자영업연구원장 등을 차례로 만나 노동, 외교·안보, 경제 분야와 관련한 대화를 나눴다.

또 서울대 반도체 공동연구소를 찾아 정덕균 전기정보공학부 석좌교수와 이종호 연구소장의 안내로 시설을 견학했다. 국내 주요 산업 분야인 반도체 산업을 이해하고자 직접 현장을 방문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이 총장직 사퇴 후 산업 전문가와 접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윤 전 총장은 두 교수에게 수십 가지의 질문을 쏟아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은 대선 수업, 현장 방문 이후 정치권 인사들과의 접촉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는 지난달 말 국민의힘 소속의 정진석·권성동·윤희숙 의원을 직접 만나고 유상범·장제원 의원과는 통화로 대화를 나누었다. 관련 보도도 쏟아졌다. 지난달 27일 정 의원과의 회동에서는 내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해야 한다는 명제에 공감했으며, 다음날 초선인 윤희숙 의원에게는 정치를 함께 하자는 제안을 했다는 소식이 이어졌다.

윤 전 총장이 정치 입문에 대해 확신이 선 것 같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난 1일 장 의원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4일 직접 전화를 걸어와 “생각도 깊어지고 고민도 하고 있다”며 “(정치권에) 몸을 던져야 될 것 같다. 많이 좀 도와주시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다만 국민의힘 입당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물론 윤 전 총장이 접촉한 현역 의원들이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란 점을 두고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입당으로 결심을 굳힌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입당시기에 대해서도 이르면 이달 내도 가능하고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끝나는 오는 11일 이후 구체적인 시기를 저울질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윤 전 총장측의 반응은 여전히 신중하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2일 유상범 의원과의 통화에서 "제3지대, 신당 창당은 (선택지가) 아니다"고 언급했지만 구체적으로 입당과 관련한 언급은 한 번도 내비치지 않았다.

  •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입당설 돌자 尹과 거리두기 나선 김종인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의 발빠른 움직임이 이준석 후보의 돌풍 현상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후보의 높은 지지율은 단순히 인지도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보수 세력의 변화를 원하는 국민들의 열망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될 경우 국민의힘 당 지지율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달라진 보수에 대한 기대감이 지지율에 반영될 수 있고 쇄신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입당과 관련해서는 이 후보와 윤 전 총장의 미묘한 주도권 싸움이 시작된 모습이다. 이 후보는 지난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금까지 윤 전 총장과 측근들의 전언을 들어보면 사실상 저희 버스가 출발하기 전에 타겠다는 의지로 화답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이 결국 국민의힘 대선 버스에 탑승할 것임을 자신한다는 의미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의 발걸음이 빨라진 상황에서 김 전 위원장의 부정적인 평가가 제기돼 화제가 되고 있다. 김 전 총장은 지난 3일 채널A와의 통화에서 “100% 확신할 수 있는 대통령 후보자가 있으면 전적으로 도우려고 생각도 했는데 그런 인물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윤 전 총장에 대한 이야기인가’라는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과거 ‘별의 순간’을 언급하면서 윤 전 총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김 전 위원장의 입장이 달라진 이유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전 위원장이 중도 지향적인 신당을 만들어 대권에 승리한 ‘마크롱 모델’을 제시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의 바램과 달리 윤 전 총장이 기존의 국민의힘으로 들어가는 상황을 놓고 거리두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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