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회사가 전기를 공급하는 시대 온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 기사입력 2021-06-11 09:33:43
현대차·도요타·다임러 등 수소차용 연료전지 상용화
  • 울산 화력발전소 내 위치한 현대자동차 수소연료전지 발전 시스템.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글로벌 완성차기업들이 수소전기차용 연료전지 개발과 상용화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이를 이용해 발전시스템을 구축하려는 행보가 본격화되고 있어 향후 수소전기차용 연료전지 시장이 급격히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산업동향 보고서를 통해 수소차용 연료전지는 소형화·저온가동이 가능해 발전시스템으로 활용할 경우 입지 제약이 적고 규모의 경제 확보도 유리해 향후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미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일본 도요타, 독일 다임러 등 주요 완성차기업들이 발전시스템 실증 및 개발 계획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 수소 연료전지로 2200세대 전력 공급 가능

올해 초부터 국내 기업들의 수소경제 구현을 위한 동맹이 본격화되고 있다. 우선 현대차그룹, SK그룹, 포스코그룹, 한화그룹, 효성그룹은 2030년까지 43조 원을 투자하며 ‘K-수소동맹’을 위한 구체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그 중 현대차, SK, 포스코, 효성이 오는 9월 중 ‘수소기업협의체’ 설립을 추진한다. 4개 그룹은 지난 10일 정의선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이 현대자동차·기아 기술연구소에서 수소기업협의체 설립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를 양산하는 등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2030년까지 연간 수소전기차 50만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70만기를 생산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상용 수소전기차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 경쟁력 있는 신차를 연이어 선보일 방침이다.

정 회장은 지난 10일 수소기업협의체 설립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수소기업협의체 설립을 비롯해 국내 주요 기업들과 수소 사업 관련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수소 에너지의 확산 및 수소사회 조기 실현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수소전기차용 연료전지를 이용한 발전시스템 구축에도 현대차가 관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월부터 한국동서발전 및 덕양 등과 공동으로 수소차 넥쏘에 탑재되는 연료전지를 이용한 1MW급 발전시스템 실증을 시작했다.

이 1MW급 발전 시스템은 500kW 전력 생산이 가능한 컨테이너 모듈 2대로 구성돼 있다. 울산 지역 석유화학 단지에서 생산된 부생수소를 수소 배관망을 통해 공급받는 해당 설비는 연간 생산량이 약 8000MWh다.

이는 월 사용량 300kWh 기준 약 2200세대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여러 대의 넥쏘 수소전기차 파워 모듈이 컨테이너에 탑재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향후 컨테이너 대수에 따라 수십 내지 수백 배 규모의 공급량 확장도 가능하다.

이미 현대차는 2012년 5월 여수엑스포에 수소차용 연료전지를 활용한 100kW 급 발전시스템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2018년 12월 울산테크노파크에는 500kW 급 연료전지 발전시스템(2모듈)을 실증 후 개선점을 보완까지 한 상황이다.

다임러트럭AG-롤스로이스-볼보 삼각 협력체제 이미 구축

수소전기차용 연료전지를 이용한 발전시스템 구축은 현대차뿐만 아니라 주요 글로벌 완성차기업들에게 미래를 위한 신사업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도요타의 경우 수소차 미라이의 연료전지를 활용해 2019년 9월부터 본사공장에서 100kW 급 발전기를 돌리고 있다. 이어 지난해 6월부터 토쿠야마 제조소의 부생수소를 이용한 50kW급 발전기를 실증하고 있는 중이다.

유럽 완성차기업들도 협력을 통해 이 시장에 발을 들여놓고 있다. 독일 다임러트럭AG와 영국 롤스로이스는 지난해 5월 다임러와 볼보가 공동으로 개발하는 연료전지 시스템을 이용한 비상발전기 개발을 위한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또 다임러트럭AG와 볼보는 지난해 4월 대형 상용차 등을 위한 연료전지 개발·생산·상용화를 위한 합작사 설립에 합의하기도 했다.

김세엽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수소전기차에 탑재되는 고분자전해질형 연료전지는 신뢰성과 가동성이 우수해 유연한 적용이 가능하다”며 “높은 신뢰성, 빠른 초기 가동 속도 및 저온 가동성을 갖춰 발전용으로 사용할 경우 입지조건이 덜 까다롭고 다양한 용도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 책임연구원은 이어 “다만 높은 효율을 내기 위해 수소 연료의 불순물이 없어야 하고 저온 가동으로 인해 폐열 활용이 상대적으로 어렵다”며 “백금 촉매 활용 등으로 인해 단가가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정부가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르면 2040년까지 수소경제 활성화로 43조 원의 국내 부가가치와 고용 42만 명의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이산화탄소 2728만 톤 감축 등 경제·환경적 편익 또한 뒤따르는 효과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도 수소시장 규모가 2050년 2조5000억 달러(약 2240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특히 재생에너지 발전 및 수소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고분자전해질형 연료전지의 활용도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국철도연구원의 열차(400kW 고분자전해질형 연료전지), 두산그룹 등의 드론과 같은 다양한 모빌리티에서도 활용방안이 연구되고 있다.

김 책임연구원은 “수소 공급이 필요해 단기간 내 대규모 발전은 어렵지만 향후 ‘분산형 재생에너지 발전-현지 그린수소 생산·사용 체계’가 활성화되면 입지조건의 유연성이라는 장점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열차, 드론 등 수송 분야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어 대량생산을 통한 단가하락이 가능하고 수소차용 연료전지를 모듈화해 발전에 활용하는 것도 용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song@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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