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시대를 이겨낼 투자전략…필수소비재·소재 업종 주목
박병우 기자 pbw@hankooki.com 기사입력 2021-06-11 15:02:26
  • 인플레 시대, 가격결정력 갖춘 종목에 투자해라.( 사진=연합뉴스)
[주간한국 박병우 기자] 지난해 강세장 지속을 맞힌 족집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증권이 요즘 힘겨워(?) 하는 것 같다. 수개월 전부터 중기 사이클 전환 조정 시나리오를 제시했으나 시장의 저항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중기 사이클 전환기 시나리오는 주요 중앙은행들의 초완화 정책에 힘입은 유동성 장세가 막을 내리고 있다는 것이 골자다. 경제 정상화에 따른 주도주 교체와 15% 내외의 지수 조정을 점치고 있다.

글로벌 성장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양호하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출발했던 미국 등 선진국에 대한 경제성장률 상향 수정이 정점을 쳤다는 판단이 힘을 얻고 있다. 시작의 끝에 도착한 것이다. 다만 끝의 시작인, 본격적인 약세장 진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일시적이더라도 물가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는 위험자산인 주식의 미래이익을 현재가치로 할인하는 데 적용하는 금리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시장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따른 긴급 통화정책들이 연말 이후 철수 채비를 갖추고 있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 분석기관 앱솔루트 스트래터지 리서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초 자산매입 규모를 줄일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내년 3월 본격적인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앞서 긴급자산매입(PEPP) 프로그램 손질에 나설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 중앙은행(BOE)은 양적완화를 12월 이후까지 연장하지 않을 수 있다.

경기회복세로 코로나 19 주도주였던 기술주 퇴조

경기 회복을 의미하는 리플레이션은 유지된다. 리플레이션은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 인플레이션에는 이르지 않을 정도로 경기가 팽창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위험자산에서 쉽게 돈을 버는 시기는 지나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모건스탠리증권의 전환 조정기 시나리오 수용을 주저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완화정책에 대한 굳건한 믿음 때문이다. 어쩌면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희망으로 볼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마이클 윌슨 모건스탠리 전략가는 “연준의 의지를 믿으나 오늘의 더 많은 완화 정책은 미래의 더 많은, 그리고 더 빠른 긴축을 불러온다는 단순한 법칙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윌슨은 “미국 증시에서 러셀2000o나스닥 100의 조정과 달리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버티고 있다”면서도“그러나 S&P500지수도 하락세에 동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윌슨은 또 “내년 기업이윤에 대한 시장 전망치가 너무 낙관적이다”고 평가했다. 물가 상승과 조세 효과를 거의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진단이다. 따라서 기업이익 전망의 하향 조정과 그에 따른 주가 하락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융안정을 최우선으로 내건 중국의 통화o재정 긴축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글로벌 성장 엔진의 가속 기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코로나 19 백신 접종이 확산되면서 경제활동이 점차 정상화되는 길목에 다가선 것은 일단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실물 경제가 살아나면 기업들의 투자도 본격화되면서 금융 시장에 몰려 있는 자금을 흡수해 갈 수 있다. 그동안 증시를 지탱했던 풍부한 유동성 장세의 앞날에 노란색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경제 정상화의 부정적 현상은 기업이익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원자재 상승 등 물가가 불안해지면 기업들은 원가상승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반기부터 이윤압박을 느끼는 기업들이 속출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기업이익을 상향 수정하는 비율은 점차 하락세로 접어들 것이다. 이에 따라 주가도 서서히 가라 앉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시대의 강자였던 기술업종은 경제 정상화 속도가 나기 시작하면서 주도주 자리에서 조금씩 밀려나고 있다. 한 때 테마주로 달렸던 자동차 등에 대한 투자열정은 식어가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소비자가 사고 싶으면 사고, 사기 싫으면 안 살 수 있는 자유재량소비재라는 특성을 갖고 있다. 반면 음식료 등 생활 유지를 위해 반드시 구매를 해야 하는 소비재는 필수소비재라고 한다.

금리는 호시탐탐 기어오를 기회만 노리고 있는 형국이다. 내년 이후 기업의 투자 계획들이 구체화되면 금리 상승세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원가상승 압박과 금리상승은 중기 사이클 전환기의 전형적 징후이다. 이를 감안한다면 앞으로 몇 분기 동안 증시는 하락 과정을 거칠 수 있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필수소비재, 원가상승의 가격 반영 가능한 수혜주

인플레이션 시대에는 원가상승 압박을 버텨줄 탄력성을 갖춘 종목을 발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안정적 이익기반을 갖춘 종목을 합리적 가격 수준에 매수하는 것이 최선이다. 금리 상승을 이겨낼 수 있고, 원자재 상승의 수혜도 가능한 종목을 골라내면 더 좋다.

이를 감안한 업종별 투자전략으로 기술주를 매도하고 소재주를 매수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자유재량소비재 업종을 팔고 필수소비재를 사들이는 전략도 추천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기술주의 이익 전망치에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과잉 반영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금리 등 외부 변수가 악화될 경우 자칫 과도한 기대감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기술주 상승을 이끌었던 저변에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도 작용했다. 포모 증후군은 다른 사람이 모두 누리는 좋은 기회를 나만 놓치고 있다는 불안감을 뜻한다. 우리 말로는 ‘소외 불안 증후군’으로 불린다.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의 포모 증후군 심리가 원자재 시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자유재량소비재 업종의 주가는 다소 비싸졌다. 또한 물가와 원가의 상승으로 이윤압박 위험에도 노출되고 있다. 반면 필수소비재는 원가 상승을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가격결정력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필수소비재 관련 기업들의 경우 안정적 이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수혜주로 추천되고 있다.

한편 하나금융투자는 “유동성 환경의 변화로 업종o종목의 선택 난이도와 중요도가 더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금리상승 국면에서 더 강한 실적 모멘텀을 보여주거나 개별 모멘텀이 강화되는 기업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나금융투자는 하반기 주목할 상장지수펀드(ETF)와 관련한 테마로 ▲경제정상화 ▲인프라정책 ▲친환경 ▲유럽회복 ▲고배당 등을 선정했다.

윌슨 전략가도 “인플레이션 역풍과 노동력 공급부족에 시달리는 업종을 피하고 인플레이션 상승을 이겨낼 종목군을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자유재량소비재 대신 필수소비재를, 기술주 대신 헬스케어를, 산업재 보다 소재주를 권고했다. 경기회복 초기 수혜주인 반도체 및 소매업종을 피하고 사이클 중기에 적합한 은행주를 추천했다. 우량주를 합리적인 가격에 매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pbw@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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