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보편화된 가운데 롯데멤버스가 올해 4월 재택근무를 상시화한 데 이어 최근 제주에서 임직원 원격근무제를 도입했다고 23일 밝혔다. 사진=롯데멤버스 제공.
“집에서 식사하고 쇼핑하고 콘텐츠를 즐기며 건강관리에 더욱 신경쓰지만 우울감은 늘어났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을 선언한 지 1년3개월. ‘코로나 시대’를 관통하는 트렌드는 홈스테이(HOME STAY)로 정의되고 있다. ‘집’을 중심으로 한 라이프 스타일이 확대되면서 개인의 소비행태와 라이프스타일에 여러 유의미한 변화가 일고 있다는 의미가 담겼다.

코로나19 시대의 소비 키워드 ‘H.O.M.E.S.T.A.Y’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는 지난 20일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시대 소비행태 변화와 시사점 조사’를 통해 코로나19가 만든 최근 소비 키워드를 ‘H.O.M.E. S.T.A.Y’로 정리해 제시했다. 이 단어는 △홈코노미(Homeconomy) △온라인쇼핑(Online shopping) △건강에 대한 관심(More Health) △윤리적 소비(Ethical consumption) △구독서비스(Subscription) △중고거래(Trade of used goods) △보상소비(Act of reward) △라이브커머스 등 새로운 채널(Your new channel) 등의 줄임말이다.

우선 빠르게 확산된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과 공포감은 집에 머무는 시간을 증가시키며 집에서 소비생활을 하는 홈코노미(Home + Economy) 소비를 불러왔고 자연스레 온라인쇼핑 이용 증가로 이어졌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3.6%가 코로나19 이후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었다고 답했고, 집에서 증가한 활동으로는 쇼핑(61.3%), 영화보기(54.0%), 게임(34.6%), 요리(34.5%), 운동(23.3%) 등을 들었다. 집이 휴식과 여가는 물론 다양한 경제활동을 함께 하는 장소로 떠오르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결과다.

10명 중 8명(78.4%)은 코로나19 이전 대비 온라인쇼핑 이용이 증가했으며 구입 빈도가 증가한 품목은 음식료품(70.8%)이라고 밝혀 온라인채널이 식품의 주요 구매처로 부상했다. 특히 온라인 장보기는 신속하게 문 앞에까지 배송해주는 편리성을 무기로 일상 속 깊이 파고들었다.

10명중 9명(89.1%)은 최근 1년간 온라인 장보기를 경험했고, 이들 중 72.5%는 코로나19 전과 비교해 이용 횟수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이용횟수를 늘린 이유로는 ‘편리함’(58.0%), ‘감염병으로 사람이 많은 매장을 피하고 싶어서’(57.2%), ‘가격이 저렴해서’(50.3%) 등을 꼽아 이용편리성 요인의 영향이 가장 컸다.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했지만 개개인의 우울감은 커져

건강에 대한 관심도도 자연스레 늘어났다. 10명중 8명(78.1%)은 코로나19 이전 대비 나와 가족의 건강에 신경을 쓰는 일이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49.3%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할 때 건강기능식품 구매빈도가 증가했다고 답했고, 29.7%는 유기농o무농약 등 관련 식품 및 제품을 구매하는 일이 많아졌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건강에 대한 관심도는 높아지고 있는 반면 개개인의 감정상태는 코로나19 이전보다 우울감이 커져 보복소비 등의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응답자의 61.9%가 코로나19 이후 전반적인 감정 상태가 ‘우울한 편’이라고 답했고 ‘보통’이 33.8%, ‘활력적’이 4.3%로 조사됐다.

이를 반영하듯 62.6%의 소비자는 ‘나만의 행복과 자기만족을 위해서 조금 비싸더라도 기꺼이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외부 활동이 줄어들면서 늘어난 감정적 우울감을 소비를 통해 해소하는 경향이 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실제로 10명 중 4명(40%)은 최근 1년간 보복소비를 경험했다고 밝혀, 억눌렸던 소비욕구가 한꺼번에 분출되는 양상을 보였다.

사회와 환경에 대한 ‘윤리 소비’ 확산

한편으로는 글로벌 팬데믹 위기 속에 사회와 환경을 생각하는 윤리적 소비 관념도 확산됐다. 10명 중 4명(40.4%)은 ‘코로나19 이전 대비 상품 구매시 가격과 품질로만 구매 결정을 하지 않고 소비행위가 다른 사람이나 사회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41.3%의 소비자는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환경 보호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구매하는 일이 많아졌고, 53.8%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 제품을 이용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정연승 한국유통학회 회장은 “온라인쇼핑의 확산은 다양하고 저렴한 상품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줬다”면서도 “한편으로는 비대면 사회로의 급속한 전환에 따른 사회와 환경에 대한 관심 증가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윤리적 소비를 촉진시켰다”고 말했다.

시간과 비용을 절감시켜주는 구독서비스 이용이 확대되고 중고거래 빈도도 증가하는 등 합리적 소비 경향도 뚜렷해졌다. 응답자의 31.8%는 최근 1년 내 구독서비스 이용 경험이 있었고, 이용중인 구독 서비스는 영상스트리밍 서비스(63.7%) 음원서비스(29.2%) 의류·꽃 등 쇼핑서비스’(16.6%) 신문·잡지 구독서비스(13.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2명 중 1명(49.1%)은 중고거래 구매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이용 경험자 중 41.3%는 코로나 이후 거래 빈도가 증가했다.

코로나 수혜를 받은 ‘라이브커머스’도 인기 채널로 비상할 채비를 마쳤다. 최근 1년간 4명중 1명(23.8%)은 라이브커머스를 경험했다. 또 이용 경험자 중 59.7%는 코로나19 이후 이용빈도가 증가했다. ‘모바일 선물하기’도 코로나19로 날개를 달았다. 77.4%는 최근 1년간 ‘모바일 선물하기’ 경험이 있었고 그중 47.3%는 코로나19 이후 이용 빈도가 증가했다.

서덕호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코로나 19 확산의 영향과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이 결합하는 유통 대변혁의 시기를 맞아, 유통업계는 끊임없이 진화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비즈니스혁신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서윤 기자 ciel@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