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상황과 같이 살아가는 것이 위험 관리의 본질

( 사진=연합뉴스 )
[주간한국 박병우 기자] 인생 혹은 주식투자에서 발생하는 위험은 피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대비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한 유명 금융 블로거가 지적했다.

재무 분석사(CFA)·금융 블로거로 활동 중인 벤 칼슨은 최근 ‘위험의 복잡성’이란 칼럼을 통해 위험을 예측할 수 없지만 대비할 수 있으며, 불확실한 상황과 같이 살아가는 것이 위험 관리의 본질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칼슨에 따르면, 위험에 대한 인간의 인식이 오히려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발생으로 도로에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 교통 체증이 거의 사라졌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의 교통사고 사망률은 1년 전보다 7% 증가하며 13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로가 덜 혼잡해지자 운전자들의 과속과 안전띠 미부착에 이어 심지어 음주운전까지 증가한 것이다.

칼슨은 “도로는 더 안전했지만, 사람들의 잘못된 위험 인식으로 오히려 도로가 더 위험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현상은 9·11 테러 이후에도 나타났다.

항공기 테러로 사람들은 비행기를 두려워하게 됐다. 테러 이후 몇 달간 항공 운항이 20% 이상 줄었다. 그러나 이는 도로에 더 많은 사람과 더 많은 사고를 의미했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평균 이상의 도로 교통사고가 발생하며 거의 16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더 발생했다.

칼슨은“위험 그 자체보다 위험에 대한 인식·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항공 로켓이 처음 발명되었을 때 입증되지 않는 새로운 과학기술인 만큼 위험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따라서 로켓의 시험 운행을 책임졌던 해군 조종사들은 더 조심하고 신중하게 작업했다.

따라서 훈련 기간에 로켓 추락사보다 출퇴근 등 일상생활 중 자동차 사고로 사망한 조종사들이 더 많았다.

그런데도 위험의 본질은 실제로 시도하기 전에 모른다는 것이다. 주식은 단기적으로 위험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보유하지 않으면 더 위험할 수 있다. 현금은 장기적으로 위험할 수 있으나, 당장 돈을 써야 하는 데 없으면 위험해진다. 이처럼 위험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시간적 범위에 따라 달라진다.

이에 따라 칼슨은 위험에 대하는 첫 번째 사고로 정상적 사고는 피할 수 없다는 점부터 받아들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주식투자 40~50년 동안 불황, 조정, 약세장 그리고 대폭락 같은 일은 언제든 발생한다. 그렇다고 모든 주식을 미리 매도해놓고 살 수는 없다. 단지 피할 수 없는 하락을 설명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즉, 위험은 예측할 수는 없지만 준비할 수 있다고 칼슨은 조언했다, 비행기를 만들었던 라이트 형제는 매번 시험 운행 때마다 여분의 재료를 준비했다. 그들은 반드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점을 알았다. 다만 무엇이 잘못될지를 몰랐을 뿐이다. 그래서 만약을 대비해 다양한 도구와 부품을 가지고 다녔다.

칼슨은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 점을 받아들이고 우발적 손실을 관리하는 것이 위험 관리의 중요한 전략이다”고 밝혔다.

특히 불확실한 상황과 같이 사는 법도 알아야 한다.

미국 최고의 투자가 상을 수상한 피터 번스타인도 “위험 관리의 본질은 결과를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을 극대화하면서 동시에 인과 관계를 알 수 없는 영역은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미국 투자관리연구협회(AIMR)가 주는 최고 투자가 상(Award for Professional Excellence)은 존 템플턴, 워런 버핏, 존 네프 등이 수상했다.

최초의 비행 동력은 1903년에 시작되었다. 1920년까지 약 2000명의 조종사가 도전했으며, 그 기간 32명이 사망했다. 대략 도전자 63명 중 1명이 사망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 비행기 조종사의 사망 확률은 1100만분의 1에 가깝다.



박병우 기자 pbw@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