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거리두기 4단계 적용…수도권 사실상 ‘야간통금’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 기사입력 2021-07-09 13:49:58
야간 3인 이상 모임 금지…기대했던 ‘백신 인센티브’ 無
  •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이번 달 초부터 예고된 대로 오는 12일부터 수도권 전역에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수준인 4단계가 적용된다. 지난달 300명대까지 내려갔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이번 달 들어 700∼800명대로 올라가더니 지난 7일 1200명대로 치솟았다. 결국 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격상된 수도권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했다.

4단계에서는 저녁 6시 이후로는 2명까지(3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만 모일 수 있고 설명회나 기념식 등의 행사는 아예 금지된다. 또 1인 시위 이외의 집회와 행사는 전면 금지되고 결혼식과 장례식에는 친족만 참석할 수 있게 된다. 4단계는 오는 12일부터 25일까지 2주간 적용되고 저녁 6시 이후 3인 이상 모임금지 조치는 선제적으로 10일부터 시행된다.

4단계 적용으로 사실상 사회 활동 전면 제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인 4단계가 시행되면서 수도권은 사실상 ‘야간 통행금지’와 유사한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통행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지만 저녁 사적 모임이 크게 제한을 받는 데다 시내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도 감축운행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우선 오는 12일부터 저녁 6시 이후에는 친구나 직장 동료 등을 만나더라도 최대 2명만 만날 수 있다. 낮 시간대에만 사적 모임이 최대 4명까지 가능하다. 특히 서울시는 시민들의 야간 이동과 모임 최소화를 유도하기 위해 저녁 10시 이후 야간 대중교통 운행을 20% 감축키로 했다. 버스는 이미 지난 8일부터 시행하고 있고 지하철은 9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서울시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의 3차 대유행 당시에도 비슷한 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 당시에는 저녁 9시 이후 버스와 지하철을 30%까지 감축했다. 당시 이 조치는 시민들 이동을 줄이는 데 크게 기여했지만 실효성에서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12일부터는 ‘오후 10시부터 오전 5시까지 25개 주요 공원과 한강공원, 청계천변에서 야외 음주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린 상태다. 경의선숲길·길동생태공원·서울숲·보라매공원·시민의숲 등 25개 공원은 지난 6일 저녁 10시, 한강공원은 7일 밤 12시, 청계천변은 7일 저녁 10시부터 각각 적용되고 있다.

이는 저녁 10시까지로 음식점 등의 영업이 제한되면서 술을 마시려는 사람들이 공원 등에 몰려들어 야외 음주를 하는 사례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서울시 자치구들 역시 관내 공원과 광장 등을 폐쇄하는 등 유동 인구를 줄이는 대책을 마련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9일 중대본 회의에서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방역이 최대 위기에 처했다”며 “특히 서울에서만 사흘째 500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5명 중 4명이 수도권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수도권 거리두기 격상 배경을 설명했다.

경인지역 ‘풍선 효과’ 우려…수도권 전체 적용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갈수록 거세지면서 연일 하루 1200명대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특히 수도권 확산세가 점차 비수도권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을 보이는 데다 감염 재생산지수가 지속해서 상승하고 전파력이 더 강한 인도발(發) 델타 변이 바이러스까지 급속도로 퍼지고 있어 당분간 확진자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방역당국은 수학적 모델링 분석을 토대로 현재 수준의 유행이 지속될 경우 이번 달 말 1400명, 더 악화하면 2140명까지 확진자가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당초 서울만 단독으로 4단계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경기·인천지역에 대한 ‘풍선 효과’ 우려로 수도권 전체를 하나로 묶어 고강도 조치를 취하게 됐다. 다만 인천 강화·옹진군은 지역 특성이나 확진자 발생 상황 등을 고려해 2단계가 적용된다.

기존 4단계 기준으로는 클럽이나 나이트, 헌팅포차, 감성주점 등 일부 시설만 문을 닫고 나머지는 오후 10시까지 운영할 수 있게 돼 있으나 정부는 수도권 지역 유흥시설에 내려진 집합금지를 2주 더 유지키로 했다. 이에 수도권 유흥주점, 콜라텍·무도장, 홀덤펍·홀덤게임장 등도 오는 25일까지 2주 더 문을 닫아야 한다.

콘서트를 비롯한 일부 공연도 제한을 받게 된다. 정규 공연시설에서 열리는 공연은 출입명부 작성, 마스크 착용 등 기본 방역수칙을 준수하면 허용된다. 다만 임시 공연 형태의 실내외 공연은 행사 성격으로 간주돼 모두 금지된다. 스포츠 경기는 무관중으로만 진행할 수 있다. 숙박시설은 전 객실의 3분의 2 수준에서만 운영할 수 있다.

학교 원격수업 전환…결혼식·장례식 친족만 참석

수도권의 최근 1주간(7월 3∼9일)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는 서울 410명, 경기 293명, 인천 38명 등 약 741명이지만 최근 들어 연일 하루에 1000명 넘는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어 주간 일평균 수치도 곧 1000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4단계에서도 낮 시간대에는 4명까지 모이는 것이 가능하지만 저녁 6시 이후에는 2명까지만 모일 수 있다. 특히 그동안 직계가족의 경우 8명까지 모일 수 있었으나 12일부터는 금지된다. 동거 가족이나 아동·노인·장애인 등 돌봄이 필요한 경우 임종을 지키는 경우에만 예외가 인정된다.

백신을 권고 횟수대로 모두 맞고 2주 이상 지난 접종 완료자에 부여됐던 인센티브도 중단된다. 당초 접종 완료자들은 이번 달부터 사적모임 인원제한 기준에서 제외됐었다. 종교 활동이나 성가대·소모임 활동 역시 인원제한 기준을 적용받는다. 대규모 행사는 모두 금지되고 1인 시위를 제외하고는 집회도 금지된다.

학교 수업은 원격수업으로 전환되고 결혼식과 장례식에는 친족만 참석할 수 있다. 친족에는 8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 배우자 등이 포함되는데 친족이라 하더라도 최대 49명까지만 허용된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최근 확진자 발생 양상을 고려할 때 이번 4단계 적용은 불가피한 조치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하는 7월 한 달간 ‘숨은 감염자’를 빠르게 찾아내고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타지역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song@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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