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한국 박병우 기자] 한국·대만의 기업이익이 급증세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한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전보다 ‘더블’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싱가포르·홍콩까지 포함한 네 마리 호랑이는 미국의 자산매입 축소 시 발생할 수 있는 긴축 발작을 방어할 수 있는 탄탄한 외환보유액을 뽐내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분석가들의 올해 기업이익 전망을 취합한 한국의 주당 순익지수 추정치는 220을 기록했다. 이는 기준치로 설정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도의 100 대비 두 배를 웃돈 것이다. 오는 2023년 분석가들의 지수 추정치도 230선에 접근하고 있다. 즉 코로나19 이전보다 2.3배 높고, 올해보다 기업이익이 소폭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지난 7일 삼성전자는 잠정기준 2분기 매출액이 63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12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37% 증가했다. 이는 직전 분기(2021년 1분기)보다 33.26%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의 2분기 기준 영입이익이 10조원을 넘긴 것은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포스코는 연결기준 잠정실적이 매출 18조2289억원, 영업이익 2조201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9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연결기준 매출 13조7216억원, 영업이익 1677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각각 32.9%, 1212.7% 늘어난 숫자다. 포스코가 분기 기준 영업이익 2조원을 돌파한 것은 기업설명회를 통해 분기 실적을 공개한 2006년 이후 최대다. 사실상 사상 최대 이익이다. 또한, 증권업계에서는 SK텔레콤 등 통신 3개 사의 분기 영업이익 합계치가 2개 분기 연속 1조원을 웃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만의 경우 올해 주당 순익지수 추정치는 170으로 코로나19 이전의 실적 대비 70%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반면 중국의 주당 순익지수는 125로 코로나19 이전 대비 25%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한국과 대만의 압도적인 증가율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사가 발표하는 'MSCI 세계 주가지수'(MSCI World)의 연간 주당 순익지수 역시 코로나19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나, 한국·대만과는 큰 격차를 보였다.

이와 관련해, 시장 관계자들은 “과거 아시아의 호랑이로 대접받았던 한국·대만이 코로나19 바닥에서 용수철처럼 튀어 오르며 용맹한 눈을 가진 호랑이로 살아났음을 입증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달 말 기준 신흥 아시아의 총 외환보유액은 5조8000억 달러( 약 6658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고점인 2014년의 연간 증가율에는 다소 못 미치나 금액 기준으로 직전 고점을 상향 돌파했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운용사 스테이트 스트리트는 “네 마리 호랑이 중 특히 한국·싱가포르의 외환보유액 급증세가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지난 5월 말 기준, 대만과 홍콩은 5430억달러와 4945억달러로 각각 6~7위이며, 한국은 4565억달러로 8위를, 싱가포르는 4월 말보다 124억달러 증가한 3981억달러로 10위를 차지했다. 스트리트는 “네 마리 호랑이 모두 10위권 내 순위에 들어와 있다”라며“선진국 긴축 시 발생할 수 있는 외국 자본 유출 관련 대비용 군자금을 두둑이 쌓아 놓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반면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의 외환보유액은 더딘 증가세로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다.

( 자료=블룸버그 등 )



박병우 기자 pbw@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