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 올림픽이 8일 폐막식을 끝으로 17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기대만큼 해준 선수들도, 기대만큼 해주지 못한 선수들도 있지만 모두가 5년의 준비와 기다림 끝에 받아든 성적표이기에 시원섭섭하고 후련한 마음이 들 것이다. 대회 기간 동안 태극전사들의 환희와 눈물, 그리고 생애 최고의 순간이 된 명장면들을 사진으로 만나보자.

양궁 안산(왼쪽)과 김제덕.연합뉴스

고2의 패기가 울려퍼진 양궁장과 ‘3관왕’ 안산

경북일고 2학년에 재학 중인 김제덕은 이번 대회 최고 스타가 됐다.

‘올림픽 2관왕’의 실력도 실력이지만 경기 내내 ‘파이팅’을 연호하며 고요한 양궁장을 쩌렁쩌렁 울리게 만들어 국내외에서 크게 화제가 됐다.

김제덕의 ‘파이팅’은 한국 첫 번째 금메달이자 양궁 금메달 4개의 신호탄이 됐다.

탁구 신유빈.연합뉴스

‘국민 여동생’ 등극한 탁구 신유빈

김제덕과 2004년생 동갑이자 어린시절부터 ‘탁구 천재’로 명성을 떨쳤던 신유빈은 비록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언니들 사이에서 ‘에이스’를 맡는 실력과 귀여운 외모로 ‘국민 여동생’으로 등극했다.

일본 출국전 방호복 패션부터 대회내내 집중하는 모습에서 나오는 귀여움은 언니-삼촌 팬들을 ‘심쿵’하게 했다.

높이뛰기 우상혁.연합뉴스

‘거수경례’ 한국육상 최고 순위, 높이뛰기 우상혁

육상은 항상 한국 체육의 볼모지였다.

그러나 높이뛰기의 우상혁이 무려 4위에 오르는 역사를 세우며 한국의 올림픽 육상 종목 최고 순위에 올랐다.

우상혁은 국군체육부대 소속으로 자신의 경기가 끝난 후 멋진 거수경례로 한국 군인의 위용을 전세계에 떨치기도 했다.

도마 신재환.연합뉴스

‘도마의 신’이 새로운 ‘도마의 신’에게

체조 도마 종목하면 한국에서 유일하게 올림픽 금메달을 따봤던 ‘양학선’에게 시선이 집중됐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신재환이 깜짝 금메달을 따냈고 양학선은 아쉬운 성적으로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 귀국장에서 선배 양학선은 새로운 도마의 신이 된 신재환의 등을 토닥이며 한국 도마의 미래를 부탁했다.

축구 국가대표팀.연합뉴스

한국축구, 8강서 완패… 선수들의 눈물

메달을 기대했던 한국 축구는 8강 멕시코전에서 3-6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가장 분전했던 선수였음에도 이동경은 경기 후 눈물을 쏟았고 선수들은 쓰러져 경기장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펜싱 사브르 윤지수(오른쪽).연합뉴스

한국 펜싱, 짜릿했던 동메달

펜싱 에페 남녀 단체팀은 나란히 동메달을 따냈다. 4강 탈락의 아쉬움을 이기고 4강전에서 모두 대역전극으로 일궈낸 동메달에 선수들은 다같이 모여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 한국 펜싱은 금메달과 은메달 하나씩, 그리고 동메달 3개를 따내며 역대 2위 성적으로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사격 진종오.연합뉴스

노메달 ‘사격 황제’ 진종오, 도쿄는 떠났지만…

한국인 역대 최다 올림픽 메달을 가진 진종오. 하지만 이번 도쿄 올림픽에선 ‘노메달’에 그쳤다. 2004 아테네올림픽부터 5번의 올림픽에 참가해 처음으로 노메달에 그친 것. 도쿄는 떠났지만 진종오는 아직 은퇴계획이 없다. 파리 올림픽에서 7번째 메달로 한국인 역대 최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노린다는 각오다.

도마 여서정(오른쪽).연합뉴스

‘금의환향’ 딸 보는 눈에 꿀 떨어지는 아빠

여자 도마의 여서정이 올림픽 동메달을 따냈다. 여서정은 바로 1996 애틀란타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여홍철의 딸. 여홍철은 여서정의 경기를 생중계하며 기쁨을 나눴고 딸이 귀국하자 세상 다정한 아빠로 딸을 꼭 안아줬다.

배구 국가대표팀.연합뉴스

김연경의 ‘라스트댄스’

김연경은 대회 전부터 이번 올림픽이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못을 박았다. 올림픽을 5개월여 앞두고는 핵심선수인 이재영-이다영이 학폭문제로 대표팀에 이탈까지 한 열악한 상황.

하지만 김연경은 선수들을 이끌며 올림픽 내내 감동의 경기를 펼치며 진정한 ‘라스트댄스’를 보여줘 큰 울림을 줬다.



이재호 스포츠한국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