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숲으로 가는 길에서 예술을 만나다, 안양예술공원
서진 여행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21-09-03 16:40:58
  • 만안교
숲으로 가는 길. 예술과의 조우는 가슴 설렌다. 지친 산책을 위로하는 벤치는 조각작품이 되고, 무심코 스치는 냇가에는 휴식이 묻어난다. 안양예술공원은 관악산과 삼성산 자락에 들어서 있다.

안양천 상류는 서울과 맞닿는 하류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보행교인 작은 다리와 돌다리들이 삶의 공간을 올망졸망 연결한다. 나무 그늘 밑에서 담소를 나누고 장기를 두고 연도 날리는 소박한 모습이 펼쳐진다.

  • 예술작품이 된 공원 통로
안양예술공원은 안양유원지가 옛 이름이다. 관악산과 삼성산 사이를 흐르는 삼성천 계곡은 예전부터 산행객의 사랑을 받았다. 계곡주변에 식당이 즐비했던 안양유원지는 완연하게 색깔을 바꿨다.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의 바람을 타고 자연과 조형물이 조화를 이룬 예술쉼터로 정착했다.

작품이 된 벤치, 계곡, 음료박스

  • 작품 1평 타워
예술공원을 단장한 조형물들만 50여점이다. 작품들은 숲과 계곡에 옹기종기 숨어 있다. 지도를 살펴보지 않고서는 꽤 발품을 팔아야 한다. 안양예술공원에 들어서면 1평 면적의 육면체를 쌓아 올린 ‘1평 타워’가 공원의 시작을 알린다.

공원에서는 도로표지판과 벤치, 평상, 정자들도 하나하나가 모두 작품이다. 낮잠을 늘어지게 자고 싶은 ‘낮잠 데크’와 할머니들이 두런두런 잡담을 나누는 ‘로맨스 정자’에도 아티스트의 손길이 닿아 있다. 꼬마들이 놀이기구로 이용하는 ‘미로언덕’도 예술작품이다.

공원의 조형물들은 테마별로 구분돼 있다. 환영, 호기심, 놀이, 쉼 등이 그 주제들이다. 큰 바위 위에 설치된 물고기 형태의 분수 ‘물고기의 눈물이 호수로 떨어지다’와 튜브 통로가 주차장과 야외무대를 잇는 ‘나무 위의 선으로 된 집’ 등도 흥미롭다.

  • 작품 안양상자
음료박스를 재활용해 블록처럼 쌓은 ‘안양상자’는 낮과 밤에 다른 빛을 연출한다. 대나무를 연결해 돔형으로 만든 ‘안양사원’, 야수의 머리를 장미꽃으로 장식한 ‘신종생물’도 산책로에서 만날 수 있다.

공장의 변신, 김중업 건축박물관

숲길산책의 백미는 ‘안양 전망대’에 오르는 것이다. 숲 가운데 불쑥 솟은 전망대는 네덜란드 건축가그룹이 제작한 것으로 등고선을 입체화 해 산속의 산을 만들어 냈다. 정상에 오르면 안양예술공원과 안양시 전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고즈넉하게 자리잡은 안양사와 삼성산, 관악산의 숲들도 펼쳐진다.

안양 이름이 유래된 안양사의 옛 절터에는 독특한 외관의 박물관이 들어서 있다. 김중업건축박물관과 안양박물관은 공장건물을 박물관으로 재구성한 곳이다. 김중업건축박물관에는 한국 모더니즘 건축의 기반을 닦은 김중업의 건축세계가 담겨 있다. 대표작 주한프랑스대사관, 제주대학교 본관, 서산부인과 등의 모형과 스케치, 메모를 전시중이다. 그가 남긴 글과 작품 속에는 ‘사람들이 정답게 모여 사는 건축공간’에 대한 꿈이 담겨 있다.

  • 안양박물관
안양박물관의 외벽은 붉은 벽돌에 ‘모자상’과 ‘파이어니상’ 조각품이 새겨져 있다. 안양박물관은 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 안양 관련 유물들을 전시한다. 옥상에는 야외카페도 있어 주변 풍광을 감상하며 차 한 잔 마시기에 좋다.

여행메모

교통: 안양역에서 예술공원 입구까지 시내버스가 다닌다. 서울에서 안양천 자전거길을 이용해 삼성천 계곡까지 닿을 수 있다.

음식: 안양 중앙시장에서는 막창이 별미다. 바싹 구운 쫄깃한 막창을 푸짐하게 내놓으며 묵은 김치 등이 곁들여진다. 40년 넘게 시장을 지켜온 막창집 등 10여곳이 한데 모여 있다.

기타: 삼성천 계곡과 안양천이 만나는 곳에 만안교가 자리했다. 조선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을 참배하기 위해 수원으로 가는 길에 건너던 다리로 매년 정조대왕 능 행차때 이곳 만안교에서도 행차가 시작된다.

서진 여행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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