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인사이트, 韓 소비자 자동차 제조국 이미지 비교 결과 공개

자동차 제조국각 별 소비자 이미지. (그래픽=컨슈머인사이트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자동차 소비자는 미국이 전기차와 자율주행에서 가장 앞선 나라인 반면 수소차에서는 한국이, 하이브리드에서는 일본이 앞서 간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은 최고급차, 디자인 능력, 최첨단기술 등 전통적인 이미지 6개에서 뛰어난 나라로 인식됐지만 미래형 첨단기술 분야에서는 한·미·일에 미치지 못했다.

자동차 전문 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2001년부터 매년 10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에서 한국 소비자가 주요 자동차 제조국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이미지)를 묻고 그 결과와 변화 추이를 살펴봤다.

지난해 기준 독일은 12개 이미지 측면 중 절반인 6개 측면을 석권했다. ▲최고급차 70% ▲우수한 성능 64% ▲최첨단 기술 52% ▲안전한 차 51%로 4개 측면에서 과반수가 가장 뛰어난 나라로 지목했다.

▲디자인 능력(44%) ▲잔고장 없는 차(40%)에서도 가장 앞선 것으로 인식되었다. ‘최고급차’와 ‘최첨단기술’ 측면에서 독일에 이어 2위인 한국이 각각 7%, 17%를 얻었고 3위인 미국은 각각 6%, 14%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한국 소비자에게 독일차 이미지가 얼마나 절대적인지 짐작할 수 있다.

미래형 자동차라고 할 수 있는 친환경·자율주행 관련 측면에서는 달랐다. ▲수소차는 한국(46%) ▲하이브리드차는 일본(28%)이 가장 앞서가는 나라로 평가 됐고 최근 각광받는 ▲자율주행 ▲전기차에서는 미국(각각 44%, 32%)이 1위였다.

한국은 수소차 외에도 ▲싸고 좋은 차(51%) ▲철강·전자 등 유관산업 고루 발달(38%) 항목에서도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에서는 2위, 자율주행에서는 3위(2위는 독일)였다. 또 ‘디자인 능력’, ‘최첨단 기술’, ‘우수한 성능’에서도 독일에 이어 2위에 랭크돼 국내 소비자가 보는 한국은 세계적인 자동차산업 강국인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은 하이브리드차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잔고장 없는 차 측면에서 독일에 이어 2위(23%)를 유지했다. 싸고 좋은 차에서도 2위(11%)지만 선두 한국(51%)의 5분의 1에 그쳐 과거에 비해 크게 후퇴했다. 특히 최첨단기술 등 대부분 측면에서 하락하는 추세로 자동차 강국 이미지는 상당 부분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대부분 측면에서 한국보다 낮은 평가를 받았고 3위 이하에 머물렀으나 전기차와 자율주행이라는 가장 뜨거운 아이템 2개에서 1위에 올랐다. 미래차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테슬라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쟁력 보다는 미래 역량에 더 큰 인정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볼보 브랜드로 대표되는 스웨덴은 안전한 차 2위로 나름의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영국, 프랑스, 중국, 인도는 비교 국가 리스트에 포함됐으나 거의 대부분 측면에서 하위권에 머물러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영국이 최고급차 항목에서 4위, 프랑스가 디자인 능력 항목에서 공동 3위로 상위권에 속했다.

자동차 제조국가에 대해 국내 소비자가 갖고 있는 이미지는 세계 소비자의 보편적 인식이나 실제 자동차 제품 경쟁력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즉 국내 자동차산업에 대한 평가가 현실보다 더 긍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세계적인 자동차산업 강국이라는 소비자의 판단은 국내 시장을 지키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현재 자동차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격변기로 내연기관 시장은 급격히 감소할 것이고 그 감소분은 신개념, 신기술, 신소재, 신동력 등 혁신적인 신제품과 신기업이 메우게 될 것”이라며 “어떤 자동차 제작사도 안전하지 않고 어떤 소비자도 과거처럼 헌신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물론 한국 자동차의 좋은 이미지가 도움이 되겠지만 상당한 경쟁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