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안의 건강노트] 뇌파가 자율신경기능과 무슨 상관?
정이안 한의학 박사  기사입력 2021-10-24 08:32:12
인류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는 영역 중 하나가 바로 ‘뇌’다. 특히 뇌 활동의 상태에 따라 나타나는 리듬인 ‘뇌파(腦波)’는 뇌의 신경세포가 만들어내는 전기 신호이기 때문에, 의학계에서는 뇌파를 통해 몸은 물론이고 마음까지 건강한지, 병들어 있는지 알 수 있다고 본다. 얼마나 스트레스받고 있는지, 잠은 제대로 자고 있는지, 몸은 아프지 않은지, 피로가 누적되어있지는 않은지를 알아보기 위해 뇌파를 체크해 보게 된다.

기억력 감퇴, 집중력 장애, 수면장애, 치매 등의 증상과 질병들을 접근할 때 뇌 기능을 집중적으로 검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다양한 증상들의 총합인 자율신경실조증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뇌파를 참고한다고 이야기하면 뇌파와 자율신경이 무슨 상관이 있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다. 오늘은 뇌파와 자율신경기능이 무슨 상관이 있는지 알아보기로 하자.

온 몸이 보내오는 이상 신호의 총합, 자율신경실조

온 몸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 때문에 고생하는 질병이 있다. 바로 자율신경실조증이다. 온 몸이 보내오는 다양한 이상 신호의 총합이라고 표현하면 딱 맞을 것이다. 그래서 자율신경실조는 질병으로 인정하지 않고, 증상들의 집합체로 보는 전문가들도 많다. 우리가 평소에 자주 받게 되는 웬만한 검사로는 그 상태를 측정할 수 없어서 병으로 인정받기도 곤란한 질병인 것이 사실이다.

특정 부위의 시린 감, 특정 부위의 열감, 어지럼증, 가슴 답답, 목이 막힌 듯 갑갑한 느낌, 아침마다 생기는 두통, 온 몸이 조이는 듯한 불쾌 느낌.. 이런 증상들은 눈에 보이는 사진이나, 정확한 수치로 계량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영상의학적인 검사나, 혈액학적인 검사 등등으로는 알아내기가 힘들다. 그래서 자율신경실조증 환자의 상태를 체크해보기 위해서는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할 수 있는 기능 의학적인 검사들이 필요한데, 그 중에서 뇌파를 체크 해 보는 일이 특히 중요하다.

뇌파 측정을 통해서는 신체 각각의 활동성 외에도 감정적인 상태도 알 수 있다. 지속적인 통증을 느끼고 있는가, 수면을 제대로 취하지 못하고 있는가, 감각적인 이상증상을 느끼고 있는가, 안정적이고 편안한가, 등등의 신체적, 정신적 상태는 뇌파를 통해 추정이 가능하다.

뇌과 자율신경

우리 몸의 전신으로 퍼져나가는 말초신경계는 중추신경인 뇌와 척수에서 뻗어 나와 손, 발, 전신에 분포해서 감각과 운동신경 그리고 자율신경인 교감신경과 부교감 신경으로 나뉘어진다. 특히 우리가 의식적으로 제어할 수 없는 영역인 자율신경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이 아주 다양해서 땀, 체온, 순환, 감각, 통증, 호흡, 소화 등의 생명을 유지하는 기본적인 것들을 조절하는 신경이며, 분노, 공포, 우울 등의 감정적인 것들도 관련이 있다. 이렇게 무의식적으로 조절되어야 하는 생명 활동들은 뇌 자체에도 영향을 미친다.

뇌파는 몸에서 일어나는 모든 증상들을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엔돌핀, 세로토닌 등의 화학적인 매개체를 통해 전달받기 때문에, 자율신경 실조로 인한 다양한 몸의 이상 반응들은 그대로 뇌파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뇌의 상태와 자율신경의 상태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모두 연결되어 움직이기 때문에, 자율신경실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뇌파를 회복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뇌파와 자율신경실조

심장이 빨리 뛰고, 소화가 안 되고, 혈압이 오르고, 잠을 못자고, 열감이 생기고, 온 몸에 원인 모를 통증이 있는 것은 자율신경과 바로 연결되어있는 뇌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교감신경 항진이 오래동 안 지속되어 비정상적인 긴장, 각성 상태에서 생활해 온 사람의 뇌파는 스트레스 뇌파인 베타파, 감마파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자율신경기능이 균형 잡혀 몸이 안정적이고 감정적으로도 편안하고 이완되어있는 사람의 뇌파는 안정적인 뇌파인 알파파가 많이 나오게 되어있다. 그래서 자율신경 기능이상을 치료할 때 뇌파의 회복 상태도 함께 체크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여러 가지 약물에 영향을 받는 뇌파

불면증이 있거나, 분노, 긴장, 공포, 공황증 환자의 경우는 잠이 오거나 안정적이고 이완될 때 나오는 쎄타파, 델타파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수면제, 신경안정제, 진통제 등의 다양한 약물의 도움을 받아 신경전달물질을 공급하게 되고, 이러한 약물의 도움으로 신경이 안정되고 잠도 자게 되며, 약효 지속 시간 동안이라도 마음의 불안과 공포를 억제할 수 있게 된다. 즉 스스로 할 수 없는 상태이니, 타의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진료실을 찾아오는 수많은 자율신경실조 환자들이 이미 그런 약물들을 오래 동안 복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자의로는 안 되니, 타의로라도 효과를 보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자율신경회복의 의미

한의에서는 자율신경기능 치료를 위한 한약을 처방하고 순환체계를 회복해서 수승화강을 돕는 다양한 약침 치료, 활성 에너지를 돕는 보조 치료 등의 방법을 통해 자율신경기능을 회복시킨다. 이렇게 회복된 자율신경기능은 타의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회복(回復)’이 된다는 의미다.

그리고 자율신경 기능 회복과 함께 뇌파가 회복되는 것은 당연하다. 온몸에 나타났던 복잡하고 다양한 이상 증상들, 그리고 오랜 질병으로 지치고 우울하고 화가 났던 감정적인 문제들까지 사라지면서 안정적인 뇌파가 나타나게 된다. 온 몸의 이상증상의 종합체인 자율신경실조증은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니,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오래두면 둘수록 균형은 더 깨어지기 때문이다.

정이안 한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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