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선택은 ‘정권교체’의 아이콘 윤석열
이재형 기자 silentrock@hankooki.com 기사입력 2021-11-05 15:45:52
당내 콘크리트 지지층 힘입어 난관 돌파…중도 확장성이 관건
  •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윤석열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주간한국 이재형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결국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되며 내년 3월 9일 대선까지 125일의 레이스가 본격 막을 올렸다. 정치에 입문한 이후 계속되는 실언과 잇단 의혹으로 여야 양쪽으로부터 난타를 당했지만 ‘정권교체’의 여망을 담고 승리를 거머쥐는 뚝심을 발휘했다. 대세를 뒤집을 만한 지지층 이탈 현상은 결국 이어지지 않았다. 문재인 정권의 불공정에 맞선 ‘검찰총장 윤석열’의 정치적 상징성이 경선 국면을 윤 후보의 승리로 이끌었다.
 
입문 4개월만에 26년 노정객 홍준표를 이긴 윤석열
 
5일 국민의힘은 서울 용산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종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윤 후보는 최종 34만 7963표를 획득, 득표율 47.85%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30만1786표(득표율 41.50%)를 얻은 홍준표 의원이었고 뒤이어 유승민 전 의원(5만 4304표, 득표율 7.47%),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2만 3085표, 득표율 3.17%) 순이었다.
 
윤 후보는 당선소감 발표에서 “이 자리에는 승자도 패자도 없으며 내년 3월 9일 승리하면 우리 모두가 승리자이고 만약 그렇지 못하면 우리는 모두 패배자”라며 당원들에게 정권교체의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 뜨거운 열망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우리 모두는 국민과 역사 앞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라며 “정권교체 사명은 저 혼자 이룰 수 없고 우리 모두가 단결해야 한다. 국민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역설했다.
 
문재인 정권을 ‘부패’로 규정하고 비판의 목소리도 높였다. 윤 후보는 “우리당은 청년들의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 거듭났고 공정과 상식의 회복을 바라는 민심은 정치신인인 저를 대통령 후보로 세웠다”며 “정치권 눈치 안보고 공정한 눈으로 사회 구석구석의 특권과 반칙을 감시하고 대장동 게이트에서 보듯 거대한 부패 카르텔을 뿌리뽑고 기성 정치권을 개혁하며 네편 내편 가르지 않고 국민을 통합하라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의 경선승리를 이 정권은 매우 두려워할 것이고 뼈아파할 것이다. 조국의 위선, 추미애의 오만을 무너뜨린 공정의 상징이고 문재인 정권의 정당성을 무너뜨리는 치명적인 아픔이기 때문”이라면서 “이 정권은 집요할 정도로 저를 주저앉히려 했다. 나 하나 무너뜨리면 정권이 자동 연장되는 줄 알고 탈탈 털었지만 그러나 어떠한 정치 공작도 저를 무너뜨릴 순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팬덤이 홍준표의 바람을 이겨내다
 
이날 윤 후보가 국민의힘 경선 결승점을 통과하면서 이재명, 안철수, 심상정까지 4자 구도가 비로소 완성됐다. 윤 후보의 승리는 결국 ‘민심’보다는 ‘당심’이 대선 후보를 선택한 결과로 해석된다.
 
윤 후보는 1~2차 컷오프 단계서부터 줄곧 당원 투표에서 앞섰다. 후보별 득표율이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당원 투표 반영비율이 30%였던 2차 컷오프 당원투표에서 윤 후보는 홍 의원에 비해 2배 더 많은 표를 획득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4일 진행된 3차 경선에서는 당원 투표의 비중이 50%까지 늘면서 윤 후보의 우세가 더욱 점쳐졌었다. 국민의힘은 최종 후보를 당원 선거인단 투표 50%와 일반 여론조사 50%를 합산해 선출했다. 지난 1~2일 당원 선거인단 모바일투표, 3~4일 당원 선거인단 전화투표(ARS)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윤 후보 캠프의 권성동 의원은 지난 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후보가 10% 이상 차이로 홍 의원을 이긴다”고 윤 후보의 승리를 장담하며 “19만 명의 당원이 새로 가입을 했다. 전국 한 245개 당협 중에 윤 후보를 지지하는 당협위원장이 한 160개 정도 된다”고 덧붙였다.
 
권 의원은 변수로 떠오른 신규 당원에 대해서도 “19만 명 중 윤 후보를 지지하는 당협에서 새로 가입한 당원 수가 약 11만 명으로 62% 정도를 차지한다"며 "또 윤 후보를 지지하는 외곽 단체가 많다. 선거도 첫사랑과 비슷하다. 한 번 마음을 주면 잘 안 바꾼다"고 덧붙였다.
 
고발 사주 의혹과 잇단 설화를 빚었던 윤 후보가 최종 후보로 선출될 수 있었던 배경은 당내 ‘팬덤’의 탄탄한 지지가 뒷받침된 영향이 크다. 윤 후보의 가장 큰 논란은 검찰총장 재임 당시 김웅 국민의힘 의원을 통해 여당 인사 고발을 사주했다는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이었다. 또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누나가 윤 전 총장 부친의 집을 시세보다 저가에 매입했다는 ‘다운계약 의혹’ 논란도 윤 후보를 괴롭히는 변수 중 하나였다. 하지만 윤 후보는 여러 의혹과 논란을 불식시키고 최종 승리를 따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역대급 경선 흥행 앞세워 ‘반문 정서’ 결집 성공할까
 
  •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윤석열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검찰총장 재임 당시 조국, 추미애 등 법무부 장관과 대립각을 세웠던 윤 후보는 반문(반문재인) 정서의 측면에서 상징성이 가장 뚜렷한 대선 후보다. 국민의힘 당원 위주인 경선까지는 이런 상징성만으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다. 본선은 윤 후보와 국민의힘이 중도층을 설득시킬 수 있는 가치와 비전을 보여줘야 하는 입장이 됐다.
 
지금까지 국민여론은 윤 후보와 국민의힘의 편을 들어주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3일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내년, 대선에 대한 인식은 ‘정권 심판론’이 54%, ‘국정안정론’은 34%로 정권 심판 여론이 과반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인 10월 4주 조사에선 정권 심판론 49%, 국정 안정론 41%을 기록했는데, 안정론이 7%포인트나 하락하면서 심판론으로 더욱 기울었다.
 
정당별 지지도 역시 국민의힘은 38%를 기록, 직전주 조사보다 7%포인트 오른 반면 민주당은 27%로 전주보다 8%포인트 하락하며 2위로 물러났다. 이외에 정당별 지지율은 정의당은 5%, 국민의당 3%, 열린민주당 3%였다. 해당 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30.1%다. 자세한 내용은 전국지표조사나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고하면 된다.
 
국민의힘의 경선 흥행도 이 같은 상승세를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3차 경선에서 선거인단 총 56만9059명 가운데 36만3569명이 투표에 참여해 최종 당원 투표율은 63.89%로 집계됐다. 모바일 투표율 54.49%와 자동응답방식(ARS) 투표율 9.4%를 합한 수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선출된 18대 경선(41.2%)과 홍준표 후보가 선출된 19대 대선(18.7%)에 비하면 많게는 40%포인트 이상 높다. 2차 예비경선 최종 당원 투표율인 49.94%와 비교해도 10%포인트 이상을 추월했다. 당원과 일반 국민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선거 후보를 결정하는 현행 ‘국민 선거인단’ 방식이 도입된 2011년 이래로 최고 투표율을 경신한 것이다.
 
40대 이하 낮은 지지율 극복이 최대 과제…당내 갈등 봉합도
 
앞으로 당 안팎에서 지지층을 확장하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윤 전 총장은 40대 이하 국민들로부터 유독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일 전국지표조사에서 윤 후보와 홍 의원 모두 지지율 27%로 동률을 기록했지만, 20대에선 홍 의원이 34%로 윤 후보(6%)를 압도적으로 앞섰다. 윤 후보는 30, 40대 지지율 역시 각각 13%, 17%에 그쳐 홍 의원(34%, 31%)에 밀렸다. 반면 60대, 70대에선 윤 전 총장이 과반의 지지율을 차지할 정도로 세대별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다.
 
경선 단계에서 빚은 당내 갈등도 조속히 봉합해야 한다. 갈등이 조기 봉합되지 못할 경우 정권교체를 위한 집토끼 결집 자체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서 서울대학교 동문 인터넷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에는 자신을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의 아들이라 밝힌 익명의 글쓴이가 윤석열 캠프의 권성동 의원을 상대로 폭로성 글을 남겨 논란이 됐다. 지금은 삭제된 해당 게시물에는 권 의원이 글쓴이의 부친에게 ‘윤석열 후보 득표율이 많이 나와야 공천을 줄 수 있다’고 압박을 했다는 주장이 기재됐다.
 
홍준표 캠프는 윤석열 캠프가 국민의힘 당원을 상대로 ‘공천 협박’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윤석열 캠프의 권 의원은 여명 홍준표 캠프 대변인 등을 경찰에 고소했다. 권 의원은 “온라인에서 익명성을 악용해 허위사실로 당내 경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는 근절돼야 한다"며 "당내 경선이 더 혼탁해지는 것을 막고, 경선 이후 원팀으로 정권 교체를 이루기 위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윤 캠프 측이 3차 경선에 앞서 당원을 회유했다는 문제 제기는 계속 지적됐던 사안이다. 홍준표 캠프 측 이언주·안상수 공동선대위원장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대선캠프에서 '윤석열 캠프 불법 선거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캠프가 불법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맞섰다. 녹취록에 따르면 자신을 ‘국민의힘 성북지부’라고 밝힌 사람은 당원에게 전화해 “윤 전 총장을 꼭 좀 선택해 달라”고 종용했고, 당원이 선거법 위반 소지를 지적하자 “윤 전 총장 캠프”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강력한 캐스팅 보터로 떠오른 복병 안철수도 변수 한편 지난 1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윤 후보에게 뜻하지 않은 ‘암초’가 될 가능성이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단일화도 거론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양쪽 지도부가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안 후보의 타깃은 여야 양당과 거리를 두고 있는 중도층 표심이다. ‘대장동 게이트’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고발 사주’의 윤 후보 모두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안 후보는 ‘제3지대’로서 자기 정체성을 호소하고 있다. 안 후보는 지난달 29일 간담회 행사에서 후 “이번 대선은 ‘놈놈놈’ 대선”이라며 “(여야 후보들이) ‘나쁜 놈, 이상한 놈, 그리고 추한 놈’ 그렇게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한탄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지난 4일에는 소감을 밝히며 “무모하고 불가능해 보여도 단 한 분이라도 안철수의 정치와 가치를 알아주신다면 망설임 없이 저를 던지겠다”고도 했다.
 
MBN과 매일경제가 여론조사업체 알앤써치와 함께 지난 1~3일 실시한 12차 ARS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 후보의 출마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24.3%가 ‘안철수 대표의 대선 출마에 찬성한다’고 답했고 65.9%는 ‘출마에 반대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대선은 윤석열 대 이재명의 양자 구도가 유력한 가운데, 안 후보가 5% 이상의 지지율을 확보할 경우 ‘캐스팅 보터’로 부상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특히 국민의힘 내부에서 비교적 중도 성향이 강한 홍 의원의 지지층의 선택이 관전 포인트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원팀’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을 경우 중도층 확장성이 약점으로 지적돼온 윤 후보보다는 안 후보 측으로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재형 기자 silentrock@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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