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 검찰 칼끝 김건희로 향할까
이재형 기자 silentrock@hankooki.com 기사입력 2021-11-19 15:17:59
검찰, 권오수 회장 등 핵심 관계자 신병 확보...김건희와의 관계 ‘주목’
  •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배임 혐의를 받는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지난 16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주간한국 이재형 기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의 칼끝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인 김건희 씨로 향할지 주목을 받고 있다. 김 씨의 범행 가담 여부를 판가름하게 될 도이치모터스 내외부의 조작 세력이 잇따라 구속되면서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해당 사건의 고발장이 접수된 지 1년 7개월 만이다. 이에 대해 윤 후보 측은 이미 의혹과 관련된 증권계좌를 공개했고 아무런 혐의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당력을 총동원해 윤 후보를 둘러싼 ‘패밀리 비즈니스’를 철저하게 파헤칠 것을 다짐하고 나서 전운이 감도는 상황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핵심 공모 혐의자 모조리 구속
 
지난 16일 검찰은 주가조작·배임 혐의로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구속했다. 검찰은 권 회장이 2009년 말부터 3년 동안 호재성 내부 정보 유출, 직접 허수 매수주문, 속칭 ‘선수’라고 불리는 외부 주식 전문가를 동원해 시세 조종 등 주가 조작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권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이세창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권 회장의 관련 혐의가 어느 정도 소명된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은 윤 후보의 부인 김 씨가 권 회장 등의 주가조작 계획을 알고 소위 돈을 대는 ‘전주’(錢主)로 참여했을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을 주도한 핵심인물도 검거되면서 검찰 수사는 앞으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서울중앙지검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이정필 씨를 추적 끝에 최근 검거했다. 이 씨는 지난달 6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당시 출석하지 않고 잠적했던 인물로, 2010~2011년 당시 김 씨가 10억 원을 입금한 신한증권계좌를 맡아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 이외 김모 씨 등 주가조작을 주도한 혐의에 연루된 다른 3명도 이미 구속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김건희, 주가조작 미리 알고 ‘전주’로 나섰는지가 관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지난 2009~2011년 회사 내외부 세력이 자금을 동원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하는 등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혐의로 알려진 사건이다. 2009년 1월 9000원이었던 도이치모터스의 주가는 그해 12월 1800원까지 떨어졌다가 2011년 3월에는 8380원까지 반등했다.
 
권 회장이 받은 혐의는 당시 도이치모터스 주식 총 1600만 주(630억 원어치)를 직접 매수하거나 불법적으로 매수를 유도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띄웠다는 것이다. 김 씨는 이 같은 조작 행위에 필요한 자금을 선수로 나선 이 씨에게 댄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씨가 이들 세력의 주가조작 모의를 알고서 돈을 빌려줬다면 공범으로 수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 돈을 맡긴 뒤에 알았더라도 묵인했다면 방조 혐의가 적용된다.
 
향후 수사의 관건은 권 회장과 주가조작 세력, 김 씨 사이에 얽힌 자본관계의 실체를 밝혀내는 것이다. 김 씨가 주가조작 핵심 공모자에게 계좌를 맡긴 데다 주가조작이 이뤄진 3년 동안 몇 번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던 점을 미루어 깊숙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권 회장 측은 김씨와의 연관성에 대한 언급을 삼가고 있다. 영장실질심사 당시 영장청구서에도 김씨 관련 내용은 없었다는 게 권 회장 변호인의 설명이다.
 
윤 후보 측은 김 씨가 범행에 대해 알지 못했으며 순수 투자 목적으로 돈을 맡긴 것이므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윤 후보 캠프는 지난달 20일 김 씨의 당시 주식 거래 내역 등을 공개하고 “김 씨가 결혼 전 ‘주식 전문가’로 소개받은 사람에게 거래를 맡겼다가 손해를 보고 회수한 것이 사실관계의 전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가조작 이전인 2009년 5월 권 회장이 대주주인 두창섬유 소유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8억 원어치를 김 씨가 장외매매를 통해 인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인연이 오래 전부터 지속됐으리란 추측이 제기될 수밖에 없었다.
 
이 외에도 김 씨가 2012년 도이치모터스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신주인수권 51만464주를 매수하고 2013년 도이치모터스 관계사이자 자동차할부금융사인 도이치파이낸셜 주식 2억 원어치를 액면가에 매입한 사실도 알려졌다. 김 씨와 권 회장과의 인연이 단순하지 않다는 의혹이 계속 언론 등을 통해 추가로 제기되는 실정이다.
 
“대통령 후보 부인이 개미핥기?” 총 공세 나선 민주당
 
민주당은 김 씨를 둘러싼 의혹을 놓고 당 차원의 역량을 집중해 적극 대응하겠다며 총공세로 나설 예정이다. 송영길 대표는 지난 17일 총괄선대본부장단 회의에서 “윤 후보는 선거를 ‘패밀리 비즈니스’라고 했던 인물”이라며 “윤 후보에 대한 고발사주 태스크포스(TF)를 확대 개편해 가족비리 검증특위를 발족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어 윤호중 원내대표도 “만약 김 씨의 주가조작 적극 가담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야당 대선후보의 부인이 선량한 개미들을 잡아먹는 악랄한 ‘개미핥기’라는 것이 드러나게 될 것”이라며 맹공을 이어갔다.
 
한편 윤 후보는 지난 18일 SBS D포럼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권 회장 구속과 관련, 김 씨의 연루 가능성을 다시 묻는 질문에 “지난번 TV토론에서 말했지만 도이치모터스 주식은 2010년도에 거래한 게 일부다. 여러분들이 내역을 봤겠지만, 그게 뭐 시세 조작이 있겠느냐”라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2013년 이후 계좌내역을 공개하라는 일각의 요구에 대해서는 “그런 식으로 따지면 모든 사람의 모든 금융계좌를 다 공개해야 한다”라며 ”문제가 돼서 (의혹이) 제기된 건 공개하지 않았느냐“며 거부의 뜻을 밝혔다.
 
이재형 기자 silentrock@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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