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파도, 일출, 사색의 ‘겨울 소나타’, 고성 겨울포구
서진 여행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22-01-03 08:14:57
  • 겨울포구 풍경
강원도 고성을 달리는 길은 아득하다. 동해안 7번 국도가 끝나는 곳, 남녘땅 최북단의 바다에 명태잡이 어항, 일출 포구의 추억이 담겨 있다. 눈 내린 호수와 사찰은 호젓함을 더한다.

고성을 가로지르는 7번 국도는 북쪽 마차진, 명파해변까지 연결된다. 화진포 호수를 기점으로 고성의 포구는 북쪽으로 향하면 마차진, 대진, 초도 포구로 이어지고 남쪽으로 달리면 거진, 가진항에 닿는다. 미처 걷어내지 못한 철조망과 파도가 뒤섞인 을씨년스러운 풍경이 한가롭게 뒤섞인다.

최북단 포구들과 화진포 별장

마차진포구는 고성의 공식포구로는 최북단에 위치했다. 부채꼴 해변과 돌바위들이 소담스럽게 어우러진 포구에서 고성 통일전망대가 가깝다. 마차진 포구 너머 멀리 언덕 위에 대진항 등대가 외롭게 서 있다. 이 일대에서 낚싯대를 드리우면 노래미, 숭어 등이 잡힌다. 대진항에는 새벽 경매가 들어선다. 아침녘 들리면 오징어회를 즉석에서 맛볼 수 있다. 초도 포구는 한적한 동해안 포구마을의 아늑한 풍경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볕 좋은 날, 골목길만 기웃거려도 갯비린내가 전해진다.

풍취로만 따지만 화진포 일대가 고성의 으뜸 풍경이다. 철새가 몸을 담고 간 호수에는 호수를 에워싼 산자락이 듬직하다. 예부터 화진포 일대에 유명한 별장들이 많았다. 이승만 전 대통령 별장과 이기붕 전부통령 별장, 김일성 별장으로도 쓰였던 화진포의 성 등 근현대사를 채웠던 인물들의 별장이 화진포에 남아 있다. 호수에서 길목 하나만 넘어서면 화진포의 바다다.
  • 대진 등대
  • 화진포 호수
눈덮인 거진항 & 옵바위 일출

화진포에서 해안드라이브길을 따라 남쪽으로 향하면 거진 등대와 거진항이다. 고성 최대 항구인 거진항은 예전에는 겨울 명태잡이로 명성 높았다. 전국 명태 생산량의 70%가 거진항에서 출하됐다. 시절이 많이 변해, 최근 서울 등에서 맛보는 명태는 수입산 원양태가 대부분이다. 등대가 있는 언덕에 발품을 팔아 오르면 눈덮인 항구와 고성의 해안이 한눈에 담긴다. 거진항 남단의 가진항은 규모는 작아도 예부터 다른 어항보다 수산물이 많이 나오던 곳이다. 덕을 많이 봤다고 이곳 주민들 은 ‘덕포’라 불렀다.

고성의 남단에는 공현진 포구가 자리했다. 송지호 인근의 공현진 포구는 옵바위 너머로 펼쳐지는 해돋이가 압권이다. 옵바위 일출은 추암, 정동진 등 강원도의 일출명소와 견줘 손색이 없다. 오히려 덜 알려져 사람들이 북적이지도 않는다. 송지호에서 날아드는 철새의 군무까지 어우러져 아늑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호젓한 사색을 즐기려면 진부령길에 위치한 건봉사에 들린다. 사찰은 화진포에서 바라봤던 금강산 줄기 끝에 매달려 있다. 고성팔경 중 1경인 건봉사는 전국 4대 사찰 중 한곳이며, 부처님의 진신치아사리가 봉인돼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새해 포구에서 떨쳐내지 못한 상념을 눈 쌓인 산사를 거닐며 차곡차곡 추스르기에 좋다.

  • 거진등대에서 본 거진항
  • 공현진 옵바위 일출
  • 건봉사
서진 여행칼럼니스트

여행메모

교통: 춘천 홍천고속도로 동홍천IC에서 빠져나와 원통, 진부령을 경유한다. 7번 국도를 따라 북쪽에 마차진, 거진 등 대부분의 포구들이 위치했다. 동서울터미널에서 거진, 간성행 시외버스가 운행된다.

음식: 거진항에는 여전히 명태음식이 인기 높다. 명태지리는 알과 곤이를 듬뿍 넣어 시원하고 고소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겨울에는 고성 포구 일대에서 도루묵을 탕과 구이로 맛 볼 수 있다 .

기타: 거진항에 모텔들이 많지만, 인근 반암 지역에 콘도형 민박들이 한결 운치 있다. 각각의 포구해변에 위치한 숙소에 묵으면 방 안에서 한적한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 AD

하루 동안 많이 본 기사

  • 이전
  • 다음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