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전부터 시작되는 명절 증후군은 명절이 끝난 다음에도 한참 동안 여러 가지 후유증상들을 남기게 되는데, 매년 재발되는 증상들이기도 합니다.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든 세대에서 나타나는 명절 증후군을 누구 탓을 할 것이 아니라,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조심할 것은 미리 조심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오늘은 명절 때마다 재발하는 증후군을 짚어보고, 대비는 어떻게 해야할 지 알아보겠습니다.

명절 전부터 증상은 시작

머리가 아프며 소화도 안되고 기운이 쑥 빠지면서 잠을 자도 잠이 오지 않고, 매사 신경이 날카로워져서 조그만 일에도 쉽게 화를 내는 일이 명절 전부터 시작된다면 명절 증후군이 맞습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명절을 보내는 일이 힘들고 부담스럽기 때문에 한참 전부터 뭐라고 정확히 표현하기 힘든 다양한 신체 증상들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명절 음식 준비와 손님 치레로 가사 노동이 많았던 주부들의 고유 질병이었지만, 지금은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명절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사람 누구에게나 발생하는 증상이 되었습니다. 명절 한참 전부터 진료실은 명절 증후군으로 내원하는 환자들이 실제로 많이 늘어나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두통, 가슴 답답한 화병

명절만 되면 가슴이 답답하고, 명치 아래 묵직한 덩어리가 막힌 듯하며, 열이 치밀어 오르면서 자꾸 한숨만 나고 눈물이 흘러내린다면, 명절 화병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특히 기혼 여성에게 많이 보이는 증상입니다. 제사 문화, 귀향, 가부장 제도 등 한국 고유의 정서가 가장 많이 나타나는 시기가 바로 명절이니까요. 명절을 전후로 분노감, 울화, 우울감 등의 부정적인 감정들이 쌓여서 억누르게 되어 불안, 초조, 식욕저하, 불면 등의 신체화 증상들을 겪게 됩니다.

명절 화병은 평소에도 그 증상이 지속되고, 점점 더 심해질 수 있으니, 화병이라고 짐작되면 전문가의 정확한 진찰이 필요할 것입니다.

늘어나는 체중

명절 음식은 기름을 많이 사용한 고단백 고칼로리 음식이 대부분입니다. 잡채, 갈비찜, 소고기국, 각종 전 등등의 명절 음식들을 집중적으로 먹고, 꼼짝 않고 실내에서만 생활하다보면 며칠 사이에 2-3kg 체중은 쉽게 늘어납니다. 그리고 식사 후에도 후식이나 술도 고열량 식품이기 때문에 평소보다 훨씬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게 됩니다.

평소에 비해 너무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육류와 술은 줄이고, 과일과 채소를 늘려서 식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조리할 때 기름 사용을 최소한으로 한다면 열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즉 볶거나 튀기는 것 대신 삶거나 데치는 것이 열량을 줄여줍니다. 그리고 집안에만 있기보다는 식사 후에 가벼운 산책 등을 통해 소화와 체중 조절에도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명절 후유증인 배탈

명절 동안 육류와 기름진 음식을 집중적으로 섭취하면 급성 소화불량, 역류성 식도염 증상이 생기기 쉽습니다. 명절 이후에 진료실을 찾아오는 초진 환자의 3분의1은 명절 배탈입니다. 평소보다 많은 양의 음식을 먹었거나, 종일 후식과 술을 먹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음식을 많이 준비해 미리 조리해놓았던 음식이 상하면서 급성 위염이나 장염이 발생하기도 하는 시기가 바로 명절입니다.

평소 식사 이상의 칼로리를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지나친 음주도 삼가야하며, 기름진 음식보다는 담백한 음식, 그리고 채식과 과일로 대체해서 식사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도움됩니다.

악화되는 통증

명절은 가사 노동이 집중되는 기간입니다. 주부들은 손목 주위 인대와 근육을 많이 사용하게 되고, 식재료를 다듬고 전을 부치면서 오래 서있거나 오래 앉아 있게 되지요. 명절이 지나고 나면 허리 뿐 아니라 무릎, 고관절, 손목, 어깨, 팔꿈치까지 안 아픈 데가 없습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 왕복 운전을 하느라 평소 있었던 요통이 심해지는 때도 명절입니다.

명절로 인해 여기 저기 아픈 통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자주 스트레칭을 해주는 방법, 그리고 바른 자세로 앉아서 작업하거나 운전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명절 이후 한의원을 찾는 많은 분들이 바로 요통을 비롯한 각종 관절통을 호소하는 것을 봐도 상당히 많은 분들이 겪고 있는 명절 증후군입니다.

빠른 치료가 빠른 회복을 도와줘

명절 동안 요통, 각종 관절통, 배탈, 화병, 심한 피로감, 체중 증가를 예방하지 못했다면, 그 상태가 오래 유지되지 않도록 빠른 시간 안에 치료해주는 것이 현명합니다. 한의원에서는 침, 약침, 물리치료, 한약, 늘어난 체중을 줄여주는 각종 치료를 모두 받을 수 있습니다.

명절이 가족 모두의 축제가 되기 위해서 서로에게 배려하고 응원하는 가족 문화가 필요한 때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명절이 끝나기 전에 정신적 신체적인 피로가 어느 정도 회복되어야 일상생활로 돌아가는데 후유증이 남지 않으니, 가족 서로의 피로도를 함께 체크 해보시기 바랍니다.

정이안 한의학 박사



● 정이안 한의학 박사 프로필

한의학박사, 정이안한의원 원장이며, 자율신경연구소 원장이고, 동국대학교 외래교수이다. 저서로 생활습관만 바꿨을 뿐인데, 직장인건강 한방에 답이 있다, 몸에 좋은 색깔음식 50 등 다수의 책을 썼다.



정이안 한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