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 후유증, 롱코비드(Long Covid)에 대한 예측과 대처 방안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요즘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코로나19 감염 후 3개월 이내에 설명할 수 없는 하나 이상의 증상이 최소 2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를 롱코비드로 정의한 바 있습니다. 최근 보고에 의하면, 이러한 후유증이 길게는 1년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상당수의 환자가 완치된 지 2~3개월 후에도 심장염증, 폐기능 저하, 기타 폐 관련 이상, 신장기능 저하, 신경학적 이상을 보이고 있다고 하는 만큼 코로나19 후유증을 적극적으로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오늘은 제가 그동안 진료실에서 만나온 코로나19 후유증 환자들을 진찰, 치료한 내용을 토대로, 어떤 증상들이 후유증으로 남는지 그리고 어떻게 치료하는지에 대해 칼럼으로 정리해봅니다.

바이러스 감염 후 피로증후군(post viral fatigue)?

꼭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바이러스 감염 후에 생기는 피로증후군을 통털어 ’바이러스 감염후 피로증후군‘이라고 합니다.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진료실에서 만난 환자들의 대부분이 만성적으로 겪고 있는 증상은 심한 피로감이었습니다. 이전 같으면 아무렇지도 않은 일인데, 코로나19 치료 후에는 조금만 일을 해도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몸이 휘어지고 힘들다고 호소합니다. 바이러스와 면역체계가 싸우는 동안 자율신경기능에 교란이 생기고 부신기능, 면역시스템이 과소모되기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인데요, 고단백 영양식, 비타민 보충, 보약, 공진단 또는 보양약침처방 등이 필요하고 정상으로 회복될 때까지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피로증후군이 오래 지속되어 재감염이나, 다른 질병의 원인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인지장애, 브레인 포그(Brain fog)

코로나19 증상이 심했든, 가벼웠든 상관없이 후유증으로 많이 호소하는 증상이 브레인 포그로 불리는 인지장애입니다. 머리에 안개 낀 것처럼 멍하고, 묵직하며, 두통이 있고, 집중하기가 어렵고, 기억력이 떨어지며, 생각한 대로 표현하기가 힘들어지는 증상입니다. 코로나19 치료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 당황스러워 사람에 따라서는 우울증까지 동반하기도 합니다. 이 상태가 오래 지속 되면, 만성 집중력 장애, 치매 발병의 위험도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기도 하니 세심한 관찰이 필요한 증상입니다.

운동, 산책 등으로 신체 활동을 늘려서 활력을 찾는 것이 중요하고, 한의원에서 뇌(腦) 기능회복과 관련된 다양한 한약처방과 약침치료를 받아보는 등, 전문가와 상의해보시면 만성 인지장애로 남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치료 후 호흡곤란, 기침, 흉통

치료 기간 동안 집중 치료가 필요했던 중증 환자였던 경우 치료 후에도 뚜렷한 폐기능 저하로 인한 호흡곤란, 기침, 흉통을 오랫동안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재택 치료로 고열과 기침, 그리고 심한 인후통을 겪었던 사람도 호흡기계의 후유증을 호소하는 분들이 있는데요. 만성적인 증상으로 남지 않도록 치료가 끝나고 나서도 폐 기능, 호흡 기능에 대한 추가 치료가 더 필요합니다.

한의원에서는 호흡기 후유증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경옥고 또는 개인별 맞춤 약재를 처방하거나, 인후부의 불쾌감이나 잔기침에 효과가 있는 청쾌환 등의 대증치료를 처방합니다. 만성 호흡기 증상에 도움되는 다양한 치료와 기력회복 치료를 받아 후유증상을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어지럼증, 수면장애, 손발떨림

코로나19 후유증을 경험하는 사람 중에 많은 경우, 어지럼증, 수면장애, 손발 떨림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사람마다 그 정도의 차이가 많은 편이어서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한 사람도 있고, 갑자기 생긴 불면증으로 회사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의 사람도 있습니다.

코로나19 치료 후에 서서히 증상이 없어져서 빨리 회복되면 다행이지만, 이런 증상들이 없어지지 않고 만성화되는 것은 바이러스와 싸우면서 교감 부교감신경의 균형이 깨어진 것이 원인이어서, 자율신경기능의 회복이 없이는 만성적인 증상을 모두 해결하기 쉽지 않습니다. 한의원에서는 자율신경의 균형을 회복하는 한약과 약침 치료로 치료하니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치료 후 위장장애

코로나19 치료 후에 식욕부진, 소화불량, 속쓰림, 메슥거림 등의 위장 장애를 호소하는 사람 역시 많습니다. 치료 기간 동안 적게는 7일, 많게는 몇 달 동안 진통제, 소염 항생제, 감기약 또는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등을 투여 받게 되기 때문에 위장 상태가 나빠진 것도 원인입니다. 그러나 바이러스와 싸우면서 위장기능을 조율하는 자율신경기능에 문제가 생겨 만성적으로 위장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를 염두에 둬야 할 시점입니다.

특히 평소에 위장 기능이 약해서 문제가 있었던 사람은 치료 후유증으로 위장장애가 악화되기 쉽습니다. 단순히 소화를 돕는 대증치료로 단기간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허약해진 위장기능을 북돋는 한약 처방과 자율신경기능의 회복을 돕는 한약, 약침 치료를 통해 증상이 오래 지속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이안 한의학 박사

 

  ● 정이안 한의학 박사 프로필

한의학박사, 정이안한의원 원장이며, 자율신경연구소 원장이고, 동국대학교 외래교수이다. 저서로 생활습관만 바꿨을 뿐인데, 직장인건강 한방에 답이 있다, 몸에 좋은 색깔음식 50 등 다수의 책을 썼다.

 


정이안 한의학 박사 weeklyhk@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