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해외노선 늘고 여행 예약률 세 배 급증 …보복 여행심리 자극

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 구역에서 여행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간한국 장서윤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로 막혔던 하늘길이 열리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2년 넘게 억눌려 있던 여행 욕구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 11일 정부가 백신접종 해외입국자에 대한 격리를 면제하는 봉쇄완화 정책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여행 수요가 폭발하기 시작했다. 해외여행 문의가 폭주하는 것은 물론 해외여행 예약건수도 최근 2주간 80% 이상 늘어났다. 이에 발맞춰 항공사들은 국제노선 확대에 주력하고 있으며 홈쇼핑 여행상품은 바로 완판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달 21일부터 “모든 입국자에 실시하고 있는 7일간의 격리를 국내 또는 해외에서 접종을 완료하고, 접종 이력을 등록한 자에 한해 면제한다”고 밝혔다. 이에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거나, 해외에서 접종 후 이력을 등록한 사람은 입국시 자가 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여기에 해외 각국도 잇따라 방역 규제를 완화했다. 현재 국내 여행객이 격리 없이 입국 가능한 나라는 총 39개국이다. 인기 여행지인 영국, 프랑스, 스위스 등이 속한 유럽이 19개국으로 가장 많다.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의 입국이 허용되는 국가는 26개국에 달한다.

국제선 여행객 2배 늘어…하와이 노선 예약률은 200% 폭증 이 같은 봉쇄완화 조치는 곧바로 여행 수요에 반영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선 여객수는 24만1천여명으로 지난해 3월(11만3380명)과 비교해 2배로 늘었다. 2월(17만9596명)에 비해서도 34% 가량 늘어난 수치다.

국제선 수요가 늘어나면서 항공사들도 서둘러 노선 확대에 나서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정부의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면제 조치 발표 이후 여행 욕구가 분출하며 최근 2주간 국제선 항공권 예약이 그 전 2주 대비 80% 이상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하와이 노선 예약률은 200% 이상 폭증했다. 노선별로는 미주·유럽노선이 100%, 동남아 노선이 80% 이상 증가했다 이에 항공사들도 늘어나는 여행객 수요를 보면서 맞춤형으로 국제선 운항을 늘리고 있다. 대한항공은 하와이와 괌 노선의 운항을 늘릴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27일부터 인천~나리타, 인천~오사카, 인천~후쿠오카 노선의 운항횟수를 늘리고 3일부터 인천~하와이 노선도 2년 만에 주 3회 운항한다.

여행업계 예약률 3배 늘고 홈표핑은 해외여행 완판행진 여행업계도 모처럼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참좋은여행은 해외여행 입국자 자가격리 면제 조치 발표 이후인 3월14~27일 예약률이 3월 1,2주차에 비해 86%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유럽이 257% 증가, 호주와 뉴질랜드가 346% 증가해 가장 인기가 높았다.

참좋은여행 이상필 홍보담당 부장은 “예약이 이전에 비해 세 배 정도 폭증하고 있는 상황으로 지난달 28일에는 하루에만 1275명이 예약해 일일 판매금액 25억8000여만원을 기록했다”라며 “그러나 코로나19 이전에 비하면 아직 20% 선에 머무르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어 “올 여름쯤에는 코로나19 이전의 60%선 정도의 회복을 기대 중인데 일일 확진자 수가 1만명 이하로 떨어지면 본격적인 여행수요가 되살아날 것 같다”고 예측했다.

홈쇼핑사들도 해외여행 상품 편성에 주력하고 있다. GS샵은 3일 태국 4박 6일 골프 패키지를 시작으로 해외여행 상품을 대거 편성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달 27일 올해 처음으로 해외여행 상품 방송을 진행해 하와이 4박·5박 패키지 상품이 방송 시작 1시간 만에 약 6000건의 주문예약이 몰리며 완판됐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진행된 해외여행 상품 방송 중 가장 많은 고객이 몰린 것이다. 지난해 11월 ‘위드코로나’ 시기 재개했던 해외여행 상품 방송과 비교해 2배 가량 높은 주문금액을 기록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그간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다가오는 휴가시즌과 맞물려 폭증한 결과”라며 “급증하고 있는 해외여행 수요를 반영해 유럽, 동남아, 미주 등 즉시 떠날 수 있는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 방송을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J온스타일은 3일부터 유럽 여행 상품 판매를 본격화해 TV 홈쇼핑에서는 매주 1회 이상 해외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T커머스 채널에서도 매주 상품을 선보인다. 이처럼 급증한 여행 수요에 업계에서는 초기 공급 부족현상도 빚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여행 관련 인프라가 줄어들어 갑작스러운 여행 재개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유안타증권 이진협 애널리스트는 “지난 3년 간 억눌린 해외 여행 수요는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며 “초기 해외 여행은 보복 여행 심리와 함께 일부 선진국으로 쏠리는 전 세계적 여행 수요에 따른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장서윤 기자 ciel@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