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직접 발행…SK스퀘어·싸이월드제트·넷마블 등 잇단 가상화폐 론칭

넷마블은 지난달 17일 자체 기축통화 기반 블록체인 생태계 'MBX'와 지갑 애플리케이션(앱) 'MBX 월렛' 운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사진=넷마블 제공.
[주간한국 장서윤 기자]기업들의 가상화폐를 향한 러브콜이 뜨거워지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나 메타버스 등 관련 사업에 투자하는 것을 넘어 이제는 직접 가상화폐를 발행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특히 대기업과 IT기업을 중심으로 ‘직접 가상화폐 발행’ 움직임이 발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연내 가상화폐 발행 계획을 발표한 SK스퀘어를 비롯해, 과거 ‘싸이월드’의 영광을 꿈꾸는 싸이월드 제트, 게임사 넷마블 등이 그 주인공이다.

SK스퀘어, 올해 3분기부터 자체 가상화폐 발행 SK스퀘어는 올해 3분기부터 자체 가상화폐를 발행할 계획이다. SK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관계사들과 시너지를 내면서 블록체인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SK스퀘어는 지난달 28일 첫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블록체인, 반도체 등 ‘넥스트플랫폼’ 영역 투자 로드맵을 발표했다. 향후 3년간 2조원 이상의 자체 투자재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박정호 SK스퀘어 대표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성장잠재력이 높은 반도체와 블록체인 등에 투자해 SK스퀘어 기업가치 증대의 원년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SK스퀘어의 자회사이자 블록체인 사업을 담당한 SK플래닛은 올 상반기 안에 가상화폐 백서를 발행한다. 이어 3분기에 가상화폐를 발행해 SK그룹 내 ICT 서비스에 적용하고, 4분기 가상자산 거래소에 공식 상장한다.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SK플래닛의 멤버십·포인트 서비스 등을 가상화폐와 연계할 계획이다.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SK스퀘어는 국내 10대 그룹 중 최초로 대기업 코인을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유통하는 기업이 된다. SK스퀘어는 지난해 가상자산거래소 코빗에 투자해 2대 주주에 오른 이후, SK ICT 관계사들과 블록체인 기반 경제 시스템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SK텔레콤의 메타버스, SK플래닛의 멤버십·포인트 서비스 등 SK스퀘어 관계사가 보유한 실물 자산과 가상화폐를 연계해 서비스 이용 고객에게 차원이 다른 혜택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코빗의 가상자산거래소, 대체불가토큰(NFT) 거래 마켓, 메타버스 거래소 등과 온마인드의 3D 디지털휴먼 기술을 융합해 기존 SK의 이프랜드, 플로·웨이브, 원스토어 등을 아우르는 메타버스 생태계를 한층 견고하게 구축한다는 청사진이다.

윤풍영 SK스퀘어 CIO(최고정보관리책임자)는 “SK스퀘어는 블록체인, 메타버스와 같이 미래혁신을 이끌 ICT 영역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매력적인 투자전문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싸이월드제트, 싸이월드 오픈하면서 가상화폐 ‘도토리’ 출시 싸이월드제트는 지난 2일 싸이월드 오픈과 함께 공식 가상화폐 ‘도토리’를 출시했다. 도토리는 과거 2000년대 싸이월드 플랫폼 생태계를 책임졌던, 최대 3200만명이 사용한 전자화폐였다. 싸이월드제트는 “중앙 시스템에 의해 통제 및 지배돼 해킹, 도난 등의 위험이 상존했던 ‘도토리’가 이제 탈중앙 기술인 블록체인 시스템에 의해 해킹, 위변조로부터 보호돼 가장 안전한 국민 가상화폐로 새롭게 발행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싸이월드제트는 싸이월드 생태계의 첫번째 패밀리 코인으로 코넌을 선택했다. 코넌을 통해 싸이월드의 데이터베이스를 블록체인화해 안정성과 보안성을 강화하고 ‘코넌 드라이브’를 통해 싸이월드 회원들에게 보상 프로그램을 시작할 계획이다. 즉 ‘싸이월드를 하며 돈을 번다’는 것을 도토리와 코넌 코인 등으로 보여주겠다는 목표다.

또 싸이월드 메타버스는 기존 게임의 확장 형태에 머물고 있던 현재 메타버스 시장의 패러다임을 전화하기 위해 추후 확장현실(XR), 증강현실(AR) 기술을 도입해 현재보다 훨씬 높은 차원의 확장성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싸이월드제트는 “지난 11개월간의 이벤트를 통해 하루 2만명 정도의 회원들이 아이디를 활성화시키고 있다”며 “블록체인이 융합된 새로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커뮤니티와 메타버스 생태계가 싸이월드의 새로운 전성기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넷마블,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 접목한 기축통화 MBX 발행 넷마블은 자체 기축통화 기반 블록체인 생태계인 MBX(MARBLEX)의 서비스 관련 정보를 지난 2월28일 공개했다. 가상화폐인 MBX는 클레이튼(Klaytn) 메인넷 기반 블록체인 생태계로, 넷마블에서 개발 또는 서비스 중인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했다. 게임의 재미를 강화하고, 이용자 참여와 합리적 보상 제공이 선순환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넷마블은 MBX의 공식 웹사이트를 오픈하고 지난달 7일에는 MBX 백서를 공개했다. 백서에는 MBX의 구조적 특성과 기술적 강점을 비롯해 기축 통화 발행 및 분배 계획, 서비스 지속가능성 확보 전략, 향후 로드맵 등이 담겨 있다 MBX 생태계 내 기축통화로는 MBX가, 지갑으로는 MBX 월렛이 각각 활용될 예정이다.

 


장서윤 기자 ciel@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