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무락골 단풍.

가평 조무락골 일대는 경기도의 외딴 단풍 명소다. 석룡산이 품은 절경으로 계곡이 깊숙하고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아 호젓하고 낭만적인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다.

조무락골로 찾아가는 길부터 가을 향기는 물씬 풍겨난다. 경춘 국도를 벗어나 가평읍에서 북쪽으로 향하는 75번 국도는 가평천과 나란히 달린다. 붉은 기운이 짙어지는 계곡 드라이브를 즐기며 목동리와 적목리를 거치면 조무락골 초입이 나타난다.

조무락골은 화악산과 석룡산 사이에서 발원한 물이 이어지며 절경을 만들어 낸다. ‘새들이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곳’이라는 뜻을 지닐 정도로 계곡은 세상과 단절됐으며 천혜의 원시림을 자랑한다. 이곳은 환경부가 지정한 경기도의 청정지구이기도 하다.

단풍나무.

석룡산 자락, 호젓한 단풍잔치

옛날 화전민이 만들었다는 비포장 길을 따라 계곡 깊숙이 들어설수록 새소리와 물소리의 울림은 더욱 커진다. 등산로 주변에는 조각넘이골, 윗방골, 사태밭골 등 쉬어가기 좋은 계곡들이 모습을 드러내는데 작은 골에서 점점 큰 골로 변해가는 과정이 볼만하다. 가을을 맞은 계곡물은 풍성하지는 않으나 차가우며 맑은 모습으로 주홍빛 단풍을 담아낸다. 이곳 계곡물은 1급수로 열목어, 쉬리. 꺽지 등이 서식하는 곳이기도 하다.

조무락골 일대는 트레킹 코스가 아기자기하게 어우러져 있다. 조무락골 산장에서 복호동 폭포까지는 가족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완만한 코스다. 자갈길과 흙길이 뒤섞인 길은 30여분 걸으면 엎드린 호랑이의 모습을 지닌 ‘독바위’가 나타나고 단풍색이 완연한 복호동 폭포, 쌍룡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 밖에도 조무락골은 인근에 단풍명소들을 넉넉하게 간직하고 있다. 화악산, 국망봉, 명지산 등이 인접해 있어 가을 단풍 나들이에 좋다.

청평호.
잣향기 푸른숲.

청평호, 자라섬 따라 드라이브

청평호 따라 달리는 75번 국도는 ‘환상의 드라이브 길’로 연결된다. 75국도에서 호명산과 호명호수를 경유해 경춘국도까지 이어지는 길은 울창한 숲에 가을색이 짙다.

가평 드라이브길.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고즈넉한 드라이브 길에는 숲이 어우러진 펜션, 카페들이 아늑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이 길은 국제재즈페스티벌의 메카로 자리매김한 가평 자라섬으로 연결된다. 매년 가을이면 재즈페스티벌이 펼쳐졌던 자라섬은 캠핑족들의 아지트로도 완벽하게 변신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자라섬 남도가 인기다. 남도에는 계절에 따라 양귀비, 수레국화, 코스모스 등이 피어나고, 산책로 옆 감성적인 벤치에서 북한강의 정취를 감상할 수 있다. 가평읍내에는 옛 가평역에서 뮤직빌리지로 변신한 ‘음악역1939’를 들러볼 만하다. 음악역1939는 영화관과 공연장이 있으며 버스킹과 라이브 공연이 시즌별로 진행된다. 음악작업이 가능한 스튜디오를 갖췄으며, 선율이 흐르는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에 취하기에 좋다.

이화원.

여행 메모
가는 길 조무락골까지는 46번 경춘국도를 타고 가다 가평읍 방향 75번 국도를 이용한다. 목동 삼거리와 용수목을 거치면 38교가 나오는데 이곳이 조무락골 입구다. 가평역에서 조무락골 입구까지 군내버스도 다닌다.
음식 가평 일대의 별미인 막국수를 놓칠 수 없다. ‘금강 막국수’ ‘평강 막국수’ 등은 가평을 대표하는 막국수 집으로 소문나 있다. 이곳 막국수 식당들은 밀가루 함량을 낮춘 메밀 막국수가 주를 이룬다.
기타 축령산과 서리산 자락에 위치한 경기도잣향기푸른숲은 잣나무가 국내 최대 규모로 분포해 있으며 힐링을 위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자라섬 초입의 사계절 정원인 이화원에는 동서양 열대, 난대식물과 수도권, 남부지방의 식물들이 두루 식재돼 있다.

글·사진 : 서 진(여행칼럼니스트)



서 진 여행칼럼니스트 tour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