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기업 컨소시엄 싸이월드Z, 싸이월드 서비스 운영권 인수

미니미·미니홈피·도토리 등 기존 서비스 부활

[주간한국 장서윤 기자]‘일촌’, ‘파도타기’, ‘싸이질’ 등 인터넷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1세대 토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자리매김했던 싸이월드가 부활한다. 지난 22일 싸이월드 재오픈을 준비 중인 싸이월드Z는 오는 5월 웹과 모바일 서비스를 동시 오픈한다고 밝혔다.

싸이월드Z에 따르면 당초 예정한 3월보다 두 달 가량 공개가 늦어졌지만 이는 유저들의 원활한 접속을 위해 앞서 공개예정이었던 웹 버전에 이어 모바일도 동시에 오픈하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싸이월드제트 측은 “기존 트래픽 데이터들을 보면 유저들의 웹서비스를 통한 접속이 5%, 모바일서비스를 통한 접속이 95%였다. 유저분들의 원활한 접속을 위해서 웹과 모바일을 동시에 오픈하는 것으로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설법인 싸이월드Z는 지난 2월초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로부터 10억원에 싸이월드 서비스 운영권을 인수했다. 엔터테인먼트 회사 스카이이엔엠 등 총 5개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싸이월드Z를 설립, 200억원 상당의 기존 싸이월드 부채는 그대로 두고 서비스만 양수했다.

1999년형 오리지널 미니미·2021년형 디지털 미니미 공존

이처럼 새 주인을 찾은 싸이월드의 부활이 확정되면서 새롭게 공개할 서비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웹과 모바일 서비스의 동시 오픈이 결정되면서 모바일 미니홈피 서비스가 어떻게 구현될지가 관심거리다. 이전에는 웹에서만 미니홈피를 이용할 수 있었다.

싸이월드Z는 모바일 버전 미니홈피에서 미니미(개인 미니홈피에 있는 개별 캐릭터) 두 가지를 공개할 계획이다. 1999년 만들어진 기존 오리지널 미니미와 그래픽 기술이 적용된 2021년형 미니미다. 오종원 싸이월드Z 대표는 “싸이월드 서비스 초창기에 만든 미니미·미니룸 아이템들은 저화질 해상도 시절에 만들어져 깨질 위험이 있어 현재의 고화질 해상도에 맞춰 수작업으로 일일이 변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싸이월드 인기 아이템의 핵심이었던 ‘도토리’로 미니홈피 바탕화면이나 미니미, 미니룸을 꾸미는 서비스도 그대로 가져올 예정이다.

라이브 커머스 등 2차 서비스 오픈도 준비중

현재 싸이월드Z는 국내 모바일 플랫폼 및 확장·증강현실(XR·AR) 콘텐츠 제작사 에프엑스기어와 관련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에프엑스기어는 지난해 통신사 유플러스의 AR 아바타 생성·애니메이션 적용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한 바 있다. 특이 싸이월드 모바일 버전 개발은 최광진 에프엑스기어 대표가 진두지휘에 나섰다. 최 대표는 “회사의 석박사급 모든 인력을 투입할 정도로 엄청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국민이 기다리는 아기자기한 미니홈피를 유저들에게 선물할 것”이라고 전했다.

싸이월드Z는 여기에 더해 다양한 서비스 오픈도 계획하고 있다. 모바일 커머스 시대에 걸맞는 라이브 커머스나 이용자의 미니룸을 간접광고(PPL) 플랫폼으로 만드는 서비스 등도 구상하고 있다.

‘추억의 일기장’ 싸이월드, 모바일 환경 적응 못해 쇠락

1999년 설립된 싸이월드는 처음에는 미니홈피가 아니라 온라인 소모임 서비스인 ‘클럽’이 주요 서비스였다. 이후 2001년부터 시작한 미니홈피 서비스가 국민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2009년에는 회원수 3200만명, 일촌건수 10억을 돌파하는 등 1세대 SNS로서 왕좌 자리를 차지했다. 현재도 미니홈피에 게재된 동영상 1억5000건, 사진 게시물 170억건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30~40대의 과거로 돌아가는 ‘추억의 일기장’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셈이다.

그러나 2010년대 이후 모바일 환경으로의 혁신에 실패한 싸이월드는 몇 차례 회생 시도에도 쇠퇴의 길을 걸었다. 지속적인 자금난을 겪다 지난해 5월 세금체납 문제로 사업자 등록이 말소된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이용자들 사이에서 ‘싸이월드 부활’에 대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온라인 초창기 시대 ‘미니홈피 붐’을 일으킬 정도로 국민적인 인기를 얻었던 서비스인 만큼 미니홈피에 게재된 글과 사진, 영상 등을 복구해달라는 의견이 쇄도하면서 결국 새 주인을 찾게 됐다.

서비스 정상화 비용 수백억원 예상

물론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일단 5월 서비스 시작을 공식화하긴 했지만 실제 서비스가 정상화되려면 수백억원 대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싸이월드 서비스의 데이터베이스 양이 상당한 만큼 서버비와 유지비 등 비용이 지속적으로 투입돼야하기 때문에 풍부한 자금력이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전했다.

앞선 사업자의 임금체불 문제 해결 여부도 관건이다.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는 직원 27명의 임금o퇴직금 4억7000만원 상당을 체불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1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여기에 또 다른 6억원 상당의 임금체불 기소 건도 있다. 싸이월드Z 측은 임금체불 문제는 해결됐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모든 건이 정리되려면 좀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실제 정상화될지 여부는 서비스 오픈 후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장서윤 기자 ciel@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