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동력은 반도체 설계회사 실리콘웍스

LX홀딩스 구본준 회장. 사진=LX홀딩스 제공.
[주간한국 장서윤 기자]구본준 회장이 이끄는 LX그룹의 계열사들이 기존 ‘LG’를 떼고 ‘LX’로 사명을 변경하는 등 본격적인 LX그룹의 체제를 갖추기 위해 속도를 올리고 있다. 오는 25일 LX그룹의 계열사 중 LG하우시스, LG상사, 실리콘웍스 등 상장사들은 모두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사명과 정관 변경 등에 나선다. 이에 따라 하반기부터는 대내외적으로 LX그룹의 출범이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LG하우시스·LG상사·실리콘웍스, 25일 주총서 일제히 사명 변경

우선 LG하우시스는 정관 변경을 통해 ‘LX하우시스’로 사명을 변경하고 사업 목적에 △유료 직업소개사업 △직업훈련 및 교육관련업 △직업정보제공사업 △고용알선업 △학원운영업 등을 추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사업역량 강화를 위해 이후 신규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LG상사도 같은 날 주총에서 ‘LX인터내셔널’로 사명 변경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중점사업으로 육성 중인 팜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거래물량 및 생산성을 강화하고, 헬스케어 및 친환경 분야에서 신규 사업 기회를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실리콘웍스는 ‘LX세미콘’으로 재탄생한다. 실리콘웍스는 국문, 영문 상호 변경 등을 목적으로 ‘정관 변경에 관한 건’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주주총회를 이달 25일에 소집한다고 10일 공시했다. 변경하려는 국문 상호는 ‘주식회사 LX세미콘’이고, 영문으로는 ‘LX Semicon Co., Ltd.’이다. 실리콘웍스는 특히 국내 1위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로 LX그룹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실리콘웍스 관계자는 “글로벌 시스템반도체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반도체 회사라는 걸 직관적으로 표현하는 LX세미콘으로 사명 변경을 추진하기로 했다”라고 했다.

비상장 계열사인 판토스와 LG MMA도 이달 말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변경 등에 나선다. 두 회사의 새로운 사명은 ‘LX판토스’와 ‘LX MMA’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본준 LX홀딩스 회장 “1등 DNA와 개척 정신” 강조

이처럼 LX그룹 계열사들이 사명을 바꾸고 사업목적을 추가하는 등 사업 확장을 위한 발판을 다지면서 구본준 LX홀딩스 회장이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두 지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LG에서 분할된 신설 지주회사 LX홀딩스는 지난달 3일 창립총회 및 이사회를 열고 구본준 LG 고문을 LX홀딩스 초대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했다. 구 회장은 1985년 금성반도체에 입사해 LG반도체,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 LG상사, LG전자 등에서 대표이사를 맡아 각각의 회사를 지금의 세계 최고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기술에 대한 열정과 과감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미래 사업을 준비하는 승부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 회장은 LX홀딩스 출범사를 통해 “LX홀딩스에 속한 자회사는 국내 팹리스와 인테리어자재, MMA, 포워딩 시장을 선도하는 1등 DNA와 세계를 무대로 한 개척 정신을 가진 기업”이라며 “LX의 가장 소중한 자산인 사람을 통해 구성원 모두의 자랑이 되는 좋은 기업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LX홀딩스는 대표이사에 송치호 사장(前 LG상사 대표), 최고인사책임자(CHO)에 노인호 부사장(전 LG화학 CHO 전무), 최고전략책임자(CSO)에 노진서 부사장(현 LG전자 전략부문 부사장),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박장수 전무(현 ㈜LG전무)를 선임했다.

LX홀딩스 관계자는 “임원 인사는 지주회사 운영 경험과 자회사 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지주회사를 안정적으로 출범하고 향후 속도감 있게 전략을 추진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LX홀딩스 출범에 따라 LG상사,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LG MMA가 자회사로, LG상사의 자회사 판토스가 손회사로 편입됐다. 5개사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6조 248억원, 영업이익은 4,025억원이다. LX홀딩스를 포함한 자산총액(공정자산)은 8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LX홀딩스는 효율적인 지배구조와 높은 성장 동력을 지닌 견고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맞춤형 전략을 도입해 자회사의 사업 다각화, 수익성 개선 및 견고한 성장을 달성하고 주주가치를 극대화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반영한 기업 CI는 LX의 ‘L’이 연결(Link)을, ‘X’는 미래의 무한한 가능성, 지속 가능한 미래(Next)를 의미한다.

LX 주요 계열사, 사상 최대실적 기록 ‘산뜻한 출발’

시장의 반응도 기대감이 높다. 특히 LX 주요 계열사들이 그룹 창립 첫해부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해 이후 사업 확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 1분기 LG상사는 매출액 3조6852억원, 영업이익 11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50.4%, 영업이익은 127.1% 성장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역대 분기 사상 최대치이자, 2019년 연간 영업이익인 1348억원에 맞먹는 수준이다. LG하우시스도 매출액 7738억원, 영업이익 280억원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9%가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34.5%가 증가했다.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 가격이 뛴 실리콘웍스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실리콘웍스는 올해 1분기 매출 4060억원, 영업이익 600억으로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90%, 영업이익은 412% 증가했다.

유안타증권 최남곤 애널리스트는 “계열 분리는 구조 개편의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핵심 자회사의 사업성과와 각 그룹 주체별 구체화될 성장전략 등을 고려할 때 분할 이후 중기적 관점에서 견조한 주가 흐름을 예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LX그룹은 연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는 등 공식 절차를 마무리하고 공식적인 그룹사 체제를 완성해 정식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장서윤 기자 ciel@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