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 청사( 사진=연합뉴스 )
[주간한국 박병우 기자] 암호화폐 비트코인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의도치 않게 비트코인에 간접적 투자를 했을 수 있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연준의 고위층이 암호화폐에 대해 회의적 언급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는 가운데 연준의 자금이 비트코인 관련 하이일드 기업의 채권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이일드 채권은 신용등급이 낮은 고수익·고위험 채권을 지칭한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발생 초기 금융시장 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연준은 상장 채권펀드를 매수하기 시작했다. 3월말 기준 연준은 스테이트 스트리트가 운용하는‘SPDR 블룸버그 바클레이즈 하이일드 채권 ETF(티커명 JNK)’의 4번째 주주이다.

흥미로운 것은 연준이 매수한 상장지수펀드(ETF) JNK의 0.01%는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채권에 할당되어 있다.

최근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비트코인을 추가로 구매하기 위해 4~5억달러(약 4500억원~5582억원)의 채권 발행을 추진한 기업이다. 가상화폐 데이터 사이트 비트코인트레저리스에 따르면 8일 기준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비트코인 총 9만2079개를 보유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0.01% 비중은 미미하나 흥미로운 사실이다”고 지적했다. 펀드매니저의 재량이 있는 만큼 이번 채권 발행물량까지 감안해준다면 마이크로스트레티지 비중은 약간 늘어날 수 있다. 그렇다면 비트코인 투자에 자금을 대준 꼴이 되는 것이다.

이는 상장지수펀드 JNK만이 아닌 티커명 USHY 펀드에서도 드러난다. 상장지수펀드 USHY는 ‘iShares Broad USD High Yield Coporate Bond ETF’로 블랙록이 운용한다.

블룸버그는 “연준이 보유중인 USHY도 마이크로스트레티지 비중이 조금 배정되었다‘며”이쪽으로도 비트코인 투자에 돈을 대주는 모양새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4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비트코인에 대해 단지 투기 자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 역시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의 선을 확대해야 한다는 비판적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이처럼 연준 고위 관계자의 발언과 적은 금액이나 연준 투자 펀드내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채권보유는 재미있는 운명의 장난같다”고 꼬집었다. 비트코인 투자의 얼리 어답터(초기 수용자)로서의 능력을 뽐낸 연준에 대해 놀라움을 느낄 뿐이라고 덧붙였다.



박병우 기자 pbw@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