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 버블’ 협약 계기로 해외여행상품 잇단 출시 봇물

'참좋은여행'이 기획한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 '내가 사랑한 프랑스' 사진=참좋은여행 홈페이지 캡처
[주간한국 장서윤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1년 6개월 이상 침체기를 겪고 있는 여행업계의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다음 달부터 격리 없는 해외여행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해외여행객의 격리를 면제시켜주는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 여행안전권역) 협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르면 7월부터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이라면 자가 격리 없이 단체 해외여행도 가능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코로나19로 인해 억제됐던 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보복여행’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행사들도 바캉스 시즌의 귀환에 발맞춰 해외 여행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여행업계, 코로나19 이후 첫 해외 패키지여행 출발

코로나19로 모든 해외여행이 중단된 이후 처음으로 해외 패키지여행 상품을 출발 개시를 알린 여행사는 중견여행사 참좋은여행이다. 참좋은여행은 지난 9일부터 오는 7월26일 출발하는 프랑스 파리 일주 7일 상품의 판매를 발빠르게 개시했다.

같은 날 아침 김부겸 국무총리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백신 접종자에 한해 7월부터 단체여행을 허용하고자 한다”고 발표를 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상품은 당초 7월12일 출발로 예정돼 있었지만 외교부가 전 국가·지역에 발령한 특별여행주의보를 다음달 15일까지 추가 연장하면서 날짜를 늦췄다. 참좋은여행은 이미 지난 4월30일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백신맞고 진짜여행’이라는 타이틀로 백신접종 완료자가 떠날 수 있는 스위스와 괌 등 유럽, 미주, 남태평양 노선 19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번에 판매를 개시한 프랑스 파리근교 일주 7일 여행상품은 최근 프랑스 당국이 ‘한국 등 녹색국가는 자가격리 면제, 특히 백신접종을 완료한 경우에는 유전자증폭검사(PCR)도 면제한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긴급 편성했다.

파리 근교 일주가 포함된 이 여행상품의 가격은 1인당 242만원이다. 왕복 항공료와 유류할증료, 일정표상 표기된 식사 및 관광지 입장료, 호텔 숙박비, 여행자보험료 등이 포함돼 있다. 참좋은여행 김도흔 상무는 “유럽의 경우 스위스와 그리스, 스페인, 프랑스, 체코 등 한국인에 대해 자가격리를 면제하고 있는 나라가 꽤 있다”라며 “백신접종 완료자에게 코로나19 검사까지 면제해주는 프랑스가 입출국 편의성이 높다는 점과 대한항공 직항편이 있다는 장점이 있어 프랑스를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여름보다는 백신접종률 높아지는 추석 여행 수요 겨냥

뒤이어 대부분의 여행사들은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는 추석을 ‘여행대목’으로 노리며 잇달아 여행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여행업계 1위 업체인 하나투어는 추석연휴를 전후해 스페인을 비롯, 프랑스, 스위스, 동유럽 등을 격리 없이 방문할 수 있는 기획상품을 출시했다. 특히 스페인은 국내 여행객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관광지 중 하나인 데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국빈방문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과 동행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스페인은 방역 우수국인 한국에 대해 백신접종과 상관 없이 (관광객을) 받아주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라고 전해 스페인 여행 수요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모두투어는 추석 연휴를 겨냥해 괌·사이판·하와이 여행상품을 선보였다. 괌과 사이판의 경우 추석 연휴 첫날인 9월 18일 출발하는 4박5일간의 여행 코스다. 하와이는 4박6일 일정으로 9월 17o20o21일 3차례에 걸쳐 출발한다.

인터파크투어는 홈페이지에 ‘얼린여행’ 상설관을 만들었다. ‘얼린여행’이란 최초 구매가로 이용 가능한 가격 동결 상품으로 공식적인 해외여행 가능 시점부터 향후 1년간 이용이 가능하다. 이 상설관에서는 해외여행 상품과 전세계 여행 정보를 상시 제공하고 백신여행 상품을 볼 수 있게 했다. 또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한 유럽 백신여행 상품인 ‘백신 맞고 떠나는 안전여행 가이드’ 기획전을 진행 중이다. ‘스위스·동유럽 5국8일’, ‘독일+체코 2국8일’, ‘동유럽/발칸 5국10일’, ‘서유럽 4국10일’ 등의 상품이 출시됐다.

홈쇼핑서는 파격적 할인 내세운 해외여행 상품 ‘매진’

홈쇼핑에서는 해외여행 상품이 완판되면서 침체에 늪에 빠졌던 여행업계에 큰 불씨를 지피고 있다. 지난 6일 노랑풍선이 CJ온스타일 홈쇼핑 채널에서 선보인 ‘유럽 인기 일정 3선’ 패키지 상품은 65분 방송시간 동안 5만2000명이 예약·결제하면서 2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전체 매진됐다. 이날 선보인 △이탈리아 일주 7일 △동유럽+발칸 9일 △스페인 일주 9일 상품은 39만원대의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웠다.

롯데홈쇼핑도 유럽, 동남아 등 해외 인기 여행지 상품을 본격 확대했다. 이스탄불, 앙카라 등 터키 유명 관광지로 손꼽히는 9대 도시를 일주하는 ‘터키 7박 8일’과 ‘이탈리아 5박 6일’, ‘스페인 6박 7일’ 등의 상품을 내놨다.

여행 수요에 발맞춰 국내 항공사들도 속속 운항 재개에 나서고 있다. 지난 17일 괌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에 대한 격리 면제를 공식 발표하면서 괌과 사이판 노선이 확대된다. 아시아나항공은 다음 달 24일부터 인천~사이판 노선을 주 1회, 에어서울은 8월 12일부터 인천~괌 노선을 주 2회 운항한다. 티웨이항공은 다음 달 29일부터 인천~사이판, 31일부터 인천~괌 노선을 주 1회 운항한다고 밝혔다.



장서윤 기자 ciel@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