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분석한 ‘이재명 대세론’ 관련 여론 동향

1일 오후 제주시 오등동 난타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제주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이재명 후보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재명의 최대 위협은 ‘정권교체’ 지지하는 국민여론
핵심인물 ‘유동규’ 관련 대장동 개발 의혹이 내내 발목 잡을 수도
대권 본선 좌우할 ‘여성’과 ‘서울’ 표심 공략은 아직도 취약
이재명 대세론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라는 초태풍급 이슈가 정치권을 뒤덮고 있지만 이 후보 지지율이 흔들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장동 개발 의혹은 나날이 의혹에 의혹을 더해가고 있다. 2015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을 성남시와 민간투자회사가 함께 진행했다. 성남시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주도를 했고 민간투자 컨소시움은 화천대유자산관리공사가 사업을 주도했다. 화천대유는 천화동인이라는 자회사를 만들어 대장동 개발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천화동인 1호부터 7호까지 있고 각 호별로 실소유주가 따로 있다. 1호부터 3호, 그리고 7호는 화천대유의 대주주인 김만배와 관련이 있고 4~6호까지는 대장동 개발 관련 사업을 이전부터 해왔던 남모 변호사와 그 외 관련 인물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재명 후보와 성남시는 대장동 지구에서 발생한 개발 이익 중 5000억 원 이상을 환수했다고 한다. 이재명 후보는 성남시장 시절 민간 개발 업자에 전부 넘어갈 뻔했던 부동산 개발 이익을 5000억 원 이상이나 거둬들인 성과를 최대의 치적으로 소개한 바 있을 정도다.
문제는 성남시의 환수 금액에 의혹의 초점이 쏠려 있지 않다. 언론사 법조 기자 출신인 김만배 씨와 그와 관련된 화천대유 조직이 어떻게 천문학적인 개발 이익을 가져갔는지에 대한 의문이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는 사건이다. 부동산 개발로 가장 먼저 발생한 이익은 성남시가 가져가고 그 다음으로 컨소시엄에 참여한 금융사가 가져가고 마지막으로 남은 이익을 화천대유의 참여 지분인 천화동인이 배당을 받는 구조라고 한다.
핵심 의문점은 3가지다. 첫째는 설립한지 얼마 되지 않은 무명의 화천대유가 어떻게 수조원 대 규모의 부동산 개발 사업을 수주할지 있었는지 여부이다. 입찰 참여부터 평가까지 공정했는지 아니면 사전 약속을 통한 공모가 있었는지 밝혀져야 하는 부분이다. 다음으로 민간투자회사가 막대한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든 설계 주체가 누구냐는 것이다. 화천대유측은 부동산 개발 이익이 얼마나 발생할지 몰랐고 참여를 준비했던 시기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어 있어 실패 가능성이 높았다고 해명하지만 ‘금싸라기 분당’ 땅의 가치를 생각한다면 얼토당토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뜨거운 감자는 대장동 개발을 진두지휘했고 자신의 최대 치적으로 내세운 이재명 후보가 이런 불합리성을 몰랐는지, 그리고 설계를 비롯해 업체 선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정치적 의혹이다.
이재명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의 가장 유력한 후보다. 차기 대통령 후보 순회경선에서 광주와 전남을 제외하고 파죽지세다. 전체 득표 과반을 넘기고 있으므로 결선투표 없이 본선행을 확정짓기 일보직전이다. 대장동 개발 의혹이 갑자기 불거지기 시작한 9월 중순만 하더라도 이재명 후보와 이 후보 캠프는 그리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모습이었다. 여러 번 의혹으로 거론되었던 이슈지만 이 후보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주거나 정치적인 위기 국면으로 이어지지 않아서다.
그런데 이번 경우는 다르다. 유력 대선 후보로 올라선 만큼 이슈의 무게감이 달랐고 확산 속도가 빨랐다. 이재명 후보의 대선 가도에 가장 큰 위협으로 인식하는 여론이 비등할 정도였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은 지금 시점에서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에 얼마나 영향을 주고 있을까. 대장동 개발 의혹이 당장 민주당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치명적인 영향은 주지 않는 결과로 나타났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조사(전국1000~1030여명 무선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 약5~10%내외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차기 대선 후보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보는지’ 물어보았다. 이재명 후보는 한 달여 전인 7월 30~31일 조사에서 27.4%로 나타났고 8월 20~21일 실시된 조사에서 26.8%로 지지율이 조금 내려왔다. 가장 최근인 9월 24~25일 조사에서 대장동 개발 의혹 논란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은 30%로 상승했다.(그림1)
전대미문의 부동산 개발 논란에 이 후보의 지지율이 크게 흔들릴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지난 9월 26일 터져 나온 곽상도 무소속 의원의 아들이 퇴직금 50억원을 받았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전세는 역전되는 국면이다. 이재명 후보에게 부담이 되었던 판세에서 ‘50억원 퇴직금’이 20대와 30대의 분노를 유발하면서 이재명 후보에게 역설적으로 더 유리한 국면이 만들어진 셈이다.
민주당 순회 경선 결과도 그렇고 각종 여론조사 지표에서 경쟁자인 이낙연 후보의 지지율이 더 올라가는 추세도 아니다. 그렇다면 대장동 개발 의혹을 비롯해 모든 악재는 일단락되고 이재명 대세론에 탄력이 실리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이재명 후보 앞에 놓인 산은 여전히 적지 않게 남아 있다.
이재명 후보 앞에 치명적으로 다가오는 첫 번째 위협은 ‘정권 교체 여론’이다. 민주당 경선에서 이낙연 후보를 앞서가고 있지만 더 중요한 경쟁은 본선이다. 본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는 경쟁 상대는 국민의힘 후보가 아니다. 유권자의 여론이다. 무엇보다 현 정권에 대한 실망으로 야당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는 정권 교체 여론이다.
선거는 구도, 이슈, 사람이다. 투표자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는 차기 대선에 대한 성격이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이 50~60%대의 고공 행진을 한다면 굳이 여론조사를 실시하지 않더라도 정권 유지 여론이 정권 교체 여론보다 더 높을 것이다.
정권 재창출에 대한 요구가 많다면 집권 여당이 유리한 선거전이 가능해진다. 반대로 정권 교체에 대한 희망 의지가 강하다면 야당 후보가 우선적인 기회를 얻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다른 역대 대통령보다 높다고 하더라도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보다 부정 평가가 더 높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경제는 무너졌고 충분한 손실 보상을 받지 못하는 자영업층과 소상공인들의 경제 활동 환경은 더 각박해졌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공감대는 지난 3월의 ‘한국토지주택공사 (LH) 사태’로 이미 무너진 지 오래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차기 대선마저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북한 관계는 어떤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연락선 복원’을 언급하기는 했지만 발언 전에 단거리 미사일을 몇 차례 발사할 정도로 북한의 진정성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일은 어려운 상황이다. 검찰 개혁은 문재인 정부가 내세우는 최대 치적 중 하나인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신설했다는 점 외에 뚜렷한 검찰 개혁 성과를 찾아내는 일조차 손쉽지 않다.
차기 대선에 대한 투표 성격은 현 정부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한다.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지난 8월 31일~9월 2일 실시한 조사(전국1000명 휴대전화RDD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4%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차기 대통령 선거에 대해 다음 중 어떤 생각에 공감하는 지’ 물어보았다.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49%로 절반에 육박했다. ‘정권 유지를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는 응답은 37%로 나타났다.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중요한 지표로 판단되는 여성 응답자층에서 ‘정권 교체 여론’은 43%, ‘정권 유지 여론’ 37%로 오차 범위내에서 정권 교체 여론이 더 우세했다. 지역적으로 부동산 정책을 비롯해 현 정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서울 지역에서 ‘정권 교체 여론’은 52%로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그림2).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개발 의혹 논란을 비켜가더라도 ‘정권 교체 여론’은 순순히 사라지지 않는 치명적인 위협이다.
이재명 후보가 두 번째 직면하는 차기 대선 위협은 ‘대장동 의혹의 확산’이다. 대장동 개발 의혹이 민주당 내부 경선에서 더 이상 결정적인 변수가 아닐 지라도 본선 이슈가 될 공산은 더 커졌다. 곽상도 의원 아들의 퇴직금 50억 원 파장이 일파만파 확대되고 20대와 30대의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여론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지만 특정 인물이나 특정 정치 세력에만 국한된 이슈가 아니다. 어쨌거나 대장동 부동산 개발 의혹 논란이 지속적으로 확산되는 국면에서 이재명 후보에 대한 유권자의 평가는 가볍게 일단락되지 않는다.
우선 화천대유에서 일했던 직원의 퇴직금 논란과 파장에 그치지 않는다. 거의 매일 새로운 뉴스가 등장하고 정치적 파장이 지속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먼저 이슈성이다. 차기 대선과 관련된 주요 정치적 의혹으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향하고 있는 고발 사주 의혹이 있다. 손준성 검사가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여권 인사를 겨냥한 고발장을 전달했다는 제보에 관한 내용이다. 검찰과 경찰 그리고 공수처까지 나서 수사를 하고 있는 사안이고 고발장을 누군가 전달했고 누군가 받았다는 사실은 어느 정도 수사를 통해 밝혀졌다고 한다. 고발 사주 의혹의 제보 내용대로 검찰에 근무하고 있는 현직 검사가 고발장을 작성해서 외부 인사에게 전달했다면 천인공노할 권력 유린이다.
그런데 사안의 중대성을 인정하더라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관련성을 밝혀내는 과정은 해변가 백사장에서 동전을 찾는 일만큼이나 버거운 일이다. 이슈성에서 검찰 내외부의 수사 결과와 복잡한 검찰 내부 구조를 이해해야 하는 고발 사주 의혹보다 일반 유권자들의 일상과 더 관련 있는 대장동 개발 의혹의 확장성이 더 크다. 선거에 미치는 영향 또한 고발 사주 의혹보다 대장동 개발 의혹이 더 커진다는 의미다.
관련성에서 보더라도 그렇다. 대장동 개발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하는데 있어 핵심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및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대한 압수 수색이 이뤄졌다. 압수 수색팀이 도착하기 직전 휴대폰을 창밖으로 유기하는 바람에 더욱 의심을 받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 선거에 나섰을 때 지지하는 선언을 하고 적극적으로 도왔다고 알려진다. 리모델링 조합장 출신으로 이재명 후보의 시장 선거에 기여했고 중용된 인물이었다. 사실상 대장동 개발 프로젝트의 설계자라고 이야기되고 있다.
여기에 회계사인 정영학 천화동인 제 5호 실소유주가 지난 2년 간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와 성남도시개발공사 유동규 전 본부장의 대화 녹취록을 검찰에 제출했다고 한다. 녹취록에 대한 검찰의 내용 분석과 정 회계사의 증언이 더해진다면 화천대유 논란은 대선 한복판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지속성을 따져보더라도 한참 더 길어질 전망이다. 당장에 국민의힘 등 보수 야권은 대장동 개발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 수사와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는데 국민 여론 또한 공감대가 만들어지고 있다.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의 의뢰를 받아 지난 9월 24~25일 실시한 조사(전국1003명 무선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3.4%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대장동 개발 의혹에 대해 어떤 수사 방식이 국민 의혹을 가장 잘 해소할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특검 수사’라는 의견이 44.4%로 가장 높았고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는 응답 또한 16.2%로 나타났다. 응답자 10명 중 6명은 특검이나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는 결과다. 검찰 수사 또는 경찰 수사가 의혹을 가장 잘 해소할 수 있는 수사 방식이라는 의견은 겨우 2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그림3).
보수 야권에서 특검 수사와 국정조사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데 민주당의 이상민 의원 역시 “특검을 받아들이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특검 가능성을 언급한 상태다. 참고로 이 의원은 민주당 경선 선거관리위원장 역할을 하고 있다. 차기 대선의 중요한 지표가 되는 응답자인 여성과 서울지역 거주자의 응답 또한 특검 수사나 국정조사에 대한 공감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대장동 개발 의혹은 이슈성이나 관련성 그리고 지속성을 보더라도 이재명 후보에게 대선 기간 내내 부담이 되는 논란이다.
이재명 대세론이 지속되는 와중에 남아 있는 세 번째 결정적인 위협은 ‘약세 유권자 지표’의 부상이다. 차기 대통령 선거에 나선 후보들이 가장 바라는 목표는 다수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아서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10월 초면 여당 대통령 후보가 결정되고 그로부터 한 달 뒤인 11월 초에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결정된다. 모든 후보들은 각자 유권자 지형에서 장점과 약점이 있다. 장점은 대선 후보로서 지역 기반, 세대 기반, 이념 기반이 있다는 면이고 약점은 특정 유권자 집단으로부터 경쟁력 지지율을 확보하지 못한 경우다.
이재명 후보는 다른 어떤 후보보다 뚜렷한 지지층 기반을 가지고 있다. 지역 기반은 경기도이고 세대 기반은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40대의 지지를 많이 받고 있다. 경선 초반 확보하기 힘들었던 민주당 지지층은 경선을 진행하는 과정에 더 많이 이재명 후보쪽으로 결집되고 있다. 이쯤 되면 이재명 대세론이 설득력을 얻고 탄력을 받는다. 그렇지만 여전히 이재명 후보에게 ‘아픈 손가락’인 취약한 유권자층이 존재하고 있다.
먼저 여성이다. 차기 대선은 여성 유권자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분석이 가능할 정도로 여성 유권자들의 집단적인 투표 성향이 차기 대선에서 중요하다. 왜냐하면 유력 후보인 이재명과 윤석열 모두 여성과 관련된 의혹과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까닭이며 아직 어떤 대선 후보도 압도적인 여성표를 얻지 못하고 있어 확보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조사(전국1000~1030여명 무선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 약5~10%내외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여성 응답자의 선택을 분석해 보았다. 지난 7월 말 조사 이후 최근인 9월 조사까지 추세를 살펴보면 여야 유력 대선 후보인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모두 여성 응답자 지지율 추세가 낮아지고 있다.
특히 이재명 후보는 윤 후보의 여성 지지율이 낮아지는 국면에서 반전 상승세가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윤 후보는 장모와 아내 관련 논란으로 여성 유권자 경쟁력이 조금씩 내려간 모습이다. 그렇지만 이재명 후보는 여성 관련 이슈가 특별히 불거지지 않은 상태에서 약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여권 내 이재명 대세론은 만들어졌는지 몰라도 여성 유권자 경쟁력만 따져 놓고 보면 아직 안심할 수준이 전혀 아니다. 9월 17~18일 조사에서 여야 후보에 대해 차기 대선 후보로 누가 적합한지 물어본 결과 여성 응답자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23.4% 밖에 되지 않는다(그림4).
또 하나의 유권자 지표는 ‘서울 지역’이다. 국민의힘 윤 후보에 대해 ‘충청대망론’을 강조하며 충청권 맹주론을 보수쪽에서 부각하지만 윤 후보의 지역 기반은 사실상 서울이다. 서울에서 성장했고 고등학교를 나오고 대학 생활을 한만큼 지역적으로 보면 윤 후보의 지역 기반은 서울이라야 타당한 해석이다.
우리 선거에서 서울의 지역적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서울을 이기지 못하고 대통령에 당선된 민주당 출신 대선 후보는 없었다. 경기지사인 이재명 후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경기 지역 유권자의 지지를 기본적으로 많이 받아야 하는 지역 기반이 있지만 서울 승부가 그 이상으로 주목된다. 서울에서 적어도 국민의힘 후보와 팽팽한 접전을 펼쳐야 당선 가능성을 더 높일 수 있어서다.
서울거주 응답자들에게 차기 대선 후보로 누가 적합한지 물어본 결과 7월 30~31일 조사에서 윤 후보는 32.8%, 이재명 후보는 25.9%로 나타났다. 9월 17~18일 조사에서 윤 후보의 서울 지지율은 29.8%로 하락했다. 이재명 후보의 서울 지지율이 윤 후보보다 낮은 상태인데 9월 17~18일 조사에서 이 후보의 서울 지지율은 20.7%로 간신히 20%대 턱걸이를 했다(그림5).
선거 격언에 ‘강한 것이 옳은 것을 이긴다’는 표현이 있다. 선거에 있어 유권자의 판단은 옳고 그름이 아니라 후보자의 강한 의지와 비전이 더 중요하고 지지를 받는 기준이 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민주당 순회경선에서 광주와 전남 지역에서 약간 삐거덕거렸지만 파죽지세로 과반 누적 득표를 이어가고 있다. 토네이도급 악재로 불리만한 대장동 개발 의혹 공세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지지율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이재명 대세론으로 불린다고 하더라도 손색이 없는 정도로 보인다.
그렇지만 대세론은 선거 당선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대통령 선거 본선에 세 번이나 나갔던 이회창 전 대선 후보 역시 대세론에 올라탔지만 당선되지 못했다. 이재명 대세론을 위협하는 세가지 여론이 존재한다. 하나는 후보와 상관없이 정권을 바꾸겠다는 ‘정권 교체 여론’이고 또 하나는 ‘대장동 의혹 확산’이다. 대장동 개발 의혹 논란은 대통령 선거가 끝나는 날까지 아니 그 이후에도 계속될 정도로 천문학적인 파장이 일어날만한 이슈다.
마지막으로 선거의 지표 유권자층인 ‘여성’과‘ ’서울‘의 문제다. 차기 대선의 특성상 여성과 서울 유권자를 품지 못하고 대선 승리로 가는 길은 험난하다. 이재명 대세론을 가로막는 무시 못 할 3가지 치명적인 위협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프로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를, 고려대에서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한길리서치 팀장에 이어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정치컨설팅업체인 인사이트케이를 창업해 소장으로 독립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