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늪 길은 ‘느리게 걷기’가 어울린다. 8.km 남짓의 흙을 다진 길이 늪을 따라 이어진다. 길을 걷다보면 머리를 풀어헤친 물억새와 갈대의 군무가 곳곳에서 동행이 된다. 가을을 기점으로 날아들기 시작한 철새들도 곳곳에서 보금자리를 마련하느라 분주한 일상이다.
천연기념물인 최대 자연습지
대대제방을 따라 우포에서 사지포 초입까지 이어지는 길은 인기 높은 사색의 길이다. 물억새가 핀 오솔길과 대대마을의 황금 벌판이 나란히 이어진다. 우포의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코스로 곳곳에 마련된 벤치에 앉아 억새의 향연을 감상할 수 있다.
왕버들 군락과 자전거 투어
우포늪은 위치에 따라 드러나는 풍광이 다르다. 장재마을은 왕버들 군락으로 원시적인 멋을 전해준다. 실제로 우포늪의 8경중 1경에 속하는 곳이 왕버들 군락이다. 왕버들 수림 안으로 걸어 들어서면 갈대가 고요함을 깊게 덧칠한다.
우포늪 일대는 자전거 투어루트로도 인기 높다. 비밀스런 늪을 자전거를 타고 둘러보는 색다른 체험이지만 속도를 내거나 함성을 질러서는 곤란하다. 가을이 깊어지면 우포늪은 온전히 철새들에게 고요와 적막을 양보한다.
창녕에서 억새를 만나는 또 하나의 공간은 화왕산이다. 화왕산 정상 일대는 가을이면 온통 억새의 향연으로 채워진다. 화왕산 억새산행은 창녕읍내 자하곡 매표소를 기점으로 제2코스를 이용하거나 관룡사를 경유해 오를 수 있다. 통일신라 시대때 창건된 관룡사는 보물인 대웅전 뒤로 병풍처럼 펼쳐지는 산세가 수려하다.
여행메모
교통: 대구~창원 고속도로 창녕IC에서 빠져나온다. 우포늪과 화왕산 초입까지 창녕터미널에서 군내버스가 다닌다.
음식: 창녕의 따끈한 별미는 수구레 국밥이다. 수구레는 소의 껍질 안쪽 아교질 부위로 씹는 맛이 쫄깃쫄깃하다. 선지, 콩나물, 파 등을 넣고 가마솥에 오랫동안 삶아 국물을 우려낸 국밥을 창녕 장터에서 맛볼수 있다.
기타: 창녕 읍내 만옥정 공원에서는 신라 진흥왕때 건립한 국보인 신라진흥왕척경비가 세워져 있다. 창녕객사, 퇴천3층석탑 등도 볼거리다. 가야시대 고분인 교동고분군은 가을 산책에 좋다.
서진 여행칼럼니스트
서진 여행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