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위염이나 역류성 식도염, 위궤양 등의 위장 질환이 있는 사람은 식사 전후에 속이 불편한 경험이 많기 때문에, 속이 편한 음식을 찾다보니 식사 종류 선택에 제약이 많다. 그리고 잘 챙겨 먹으려고 노력해도 흡수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어서 영양 상태도 불량해진다. 그리고 식사 상태가 부실해지면 면역력은 당연히 떨어지게 되니, 결국 위장 기능은 면역력과 관련이 있는 셈이다. 우리 주변에 흔히 있는 음식들 중에 소화흡수가 잘되고 위장을 튼튼하게 하는 음식을 알아보자.

소화흡수율 95%, 두부

콩은 식물성 단백질이 가장 풍부한 식품이며, 사람이 필요로 하는 20종의 아미노산 중에서 몸에서 합성하지 못하는 9종의 아미노산을 모두 함유하고 있다. 그러나 날콩으로 섭취하면 소화흡수율이 낮고, 익혀 먹어도 65%밖에 흡수되지 않아, 소화 기능이 좋지 않은 사람은 콩 단백질을 제대로 흡수하기가 힘들다. 콩을 두부로 만들어 먹으면 소화흡수율이 95%까지 높아지기 때문에 콩의 영양을 그대로 얻을 수 있으니, 위장이 약하거나 흡수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두부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변비까지 해결하는, 콩비지

두부나 두유는 인기이지만 콩비지는 그에 비해 비인기 식재료다. 그러나 비지는 콩의 영양성분은 그대로를 얻을 수 있는데다 소화흡수율이 높다. 게다가 식이 섬유와 칼슘이 풍부해서, 지방의 흡수를 방해하고, 정장 작용으로 변비도 개선해주기 때문에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소화성 궤양을 예방하는, 마

마의 끈끈한 점액질에는 소화효소와 단백질의 흡수를 돕는 ‘뮤신(mucin)’ 성분이 함유되어 위액이 위를 부식시키지 못하도록 해서 위벽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니 소화성 궤양을 예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뮤신은 피하지방을 줄이는 효능이 있어서 소화불량, 위장장애가 있는 사람, 속 쓰림이 심한 사람 또는 어린이나 신체기능이 원활하지 못한 노인들이 먹으면 아주 좋다.

위염을 예방하는, 양배추

양배추는 위를 지켜주는 대표 건강식품이다. 양배추에 함유된 항산화성분과 비타민U 성분은 위 점막을 보호해 위궤양과 위염을 예방한다. 때문에 맵고 짠 음식과 과음으로 위장에 탈이 많이 나는 한국인들에게는 더욱 필요한 음식이다. 그러나 비타민 U는 열에 약해서 양배추를 익히면 비타민U의 손실이 많다. 위궤양이나 위염 때문에 양배추를 먹으려고 한다면 양배추를 날 것으로 먹거나 살짝 찌는 정도로 조리하는 것이 좋다.

위 점막을 강화하는, 감자

감자는 탄수화물, 비타민C , 칼륨, 미네랄이 풍부한 알칼리성 채소다. 감자의 녹말과 판토텐산 등의 물질은 위 점막을 강화하는 작용과 진정작용이 있어서 위궤양 치료에 효과적이다. 속 쓰림이 심한 사람은 위산이 적은 아침 공복 시간에 껍질 벗긴 생감자를 갈아 마시면 된다.

소화를 돕는, 무

무에는 소화를 돕는 각종 효소가 함유돼 있다. 전분 분해 효소인 다이아스타제가 많이 들어 있고, 단백질과 지방 분해 효소인 프로테아제와 리파아제도 제법 많다. 따라서 고기나 생선회를 먹을 때 무와 같이 먹거나 무즙에 찍어 먹으면 좋다. 특히 우리나라 토종 무는 소화와 해독 작용을 돕고 원기를 북돋아 그 효능이 산삼과 맞먹는다는 옛말이 있고, “무 장수는 속병이 없다”는 속담도 있다.

변비를 막고 소화를 돕는, 토란

토란의 주성분은 당질, 단백질이며 칼륨도 풍부하게 들어 있다. 또 토란엔 변비를 막고 소화를 돕는 성분이 들어 있어 과식하기 쉬운 추석에 토란국을 곁들여 먹으면 좋다. 과음으로 인한 속 쓰림이나 숙취에도 토란국이 효과적이다.

소화 안 되고 더부룩할 때, 매실

매실의 신맛은 소화기관에 영향을 주어 위장, 십이지장 등에서 소화액을 내보내게 한다. 또한 매실즙은 위액의 분비를 촉진하고 정상화시키는 작용이 있어 위산 과다와 소화불량에 모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소화기관을 자극해서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하니, 소화가 되지 않고 속이 더부룩하며 답답할 때 효과를 볼 수 있다.

소화를 촉진시키는, 조기

조기는 맛이 달고 독성이 전혀 없으면서 성질이 따뜻해서 소화를 돕고 위장기능을 강화해 소화불량이나 배가 답답하고 팽팽하게 붓는 증상과 신경성 위장병 등에 좋으며 만성 설사나 이질로 인한 설사를 멎게 한다.

위장을 보호하는, 찹쌀

찹쌀은 위장이나 십이지장 궤양으로 속이 쓰리고 아플 때 위벽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소화기를 튼튼하게 해서 소화가 잘 되게 하고 몸을 따뜻하게 한다. 그래서 찹쌀을 먹으면 속이 따뜻해지면서 편안하다. 수술 후 회복기에 있는 환자나, 만성 위장병 환자들에게 찹쌀로 죽을 쑤어 먹도록 하는 것도 소화 기능을 천천히 북돋기 위해서다. 그리고 찹쌀로 밥을 하고 나서 뜸을 들일 때 생기는 진한 미음은 특히 소음인 체질의 위장병 환자들에게 좋다.

● 정이안 한의학 박사 프로필

한의학박사, 정이안한의원 원장이며, 자율신경연구소 원장이고, 동국대학교 외래교수이다. 저서로 생활습관만 바꿨을 뿐인데, 직장인건강 한방에 답이 있다, 몸에 좋은 색깔음식 50 등 다수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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