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동원F&B·삼양식품 등 차별화된 전략으로 승부 건다

농심 신라면을 즐기는 외국인의 모습. (사진=농심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국내 식품업계의 차별화된 유통 환경, 색다른 문화 공유 등이 전 세계 소비자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운 해외 영업 환경 속에서도 일명 ‘K-푸드’로 불리는 국내 상품들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농심은 올해 3분기까지 신라면 해외 매출액이 국내를 넘어섰다고 5일 밝혔다. 1986년 출시된 이래로 첫 기록이다. 신라면의 3분기 누적 국내외 매출액은 총 6900억 원으로 이 중 해외(3700억 원)가 53.6%에 달한다.

지금의 추세를 이어간다면 신라면은 올해 해외매출 5000억 원을 포함해 총 93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 매출 1조 원의 신기원 달성도 가시권이다.

신라면이 해외에서 더 큰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한국적인 맛이 가장 세계적인 맛’이라는 농심의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1986년 출시된 신라면은 이듬해인 1987년 수출을 시작하며 세계무대로 나섰다. 앞서 1971년부터 미국 LA지역에 라면을 수출하며 해외시장에서 발을 넓혀오던 농심은 신라면의 맛을 그대로 들고 나가 정면승부를 펼쳤다.

특히 신라면은 최근 수년간 국내 라면시장이 성장의 정체를 겪고 있는 사이 해외에서 지속적으로 성장을 이어가며 몸집을 키워왔다. 지난해는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며 신라면은 한 번 더 큰 성장의 기회를 잡았다. 세계적으로 외식보다 내식을 선호하는 ‘홈쿡’(Home cook) 트렌드가 번지며 간편하고 맛있는 신라면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지난해 신라면은 뉴욕타임즈를 비롯해 다양한 매체에서 ‘세계 최고의 라면’으로 꼽히며 맛과 품질을 인정받았고 간식이 아닌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세계인이 즐겨찾는 식사메뉴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농심은 여세를 몰아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광고와 홍보활동을 펼치며 성장에 속도를 더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대면 마케팅활동의 제한이 있었지만 온라인을 중심으로 신라면을 알렸다.

농심은 이번 성과를 새로운 도약의 전기로 삼아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해 연말 미국 제2공장 가동이 시작되면 미국과 캐나다는 물론 멕시코와 남미 지역까지 공급량을 늘려 더 큰 폭의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신라면의 맛과 품질이 주목받고 있는 지금이 비약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신라면의 해외 매출을 지속적으로 성장시켜 수년 내 회사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동원F&B가 K-푸드 대표식품인 김치를 활용한 참치캔 ‘동원 김치참치’를 출시했다. (사진=동원F&B 제공)
동원F&B, 세계 김치 열풍에 ‘동원 김치참치’로 대응

최근 K-푸드 열풍에 따라 세계 각국에서 김치가 크게 인기를 얻으면서 김치로 만든 식품에 대한 수요 또한 함께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김치 수출은 역대 최고치인 1억 44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올해 4월 기준 누계 수출액은 611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5.4% 증가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동원F&B는 지난 6월 김치를 활용한 참치캔 ‘동원 김치참치’를 출시하고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동원 김치참치는 매콤한 김치와 담백한 참치 살코기로 만든 김치참치 볶음을 바로 먹을 수 있는 참치캔 제품이다. 집에서 직접 볶은 것처럼 매콤새콤한 맛과 아삭한 식감이 살아있어 동원 김치참치 한 캔이면 간편하게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동원 김치참치는 1인 가구가 활용하기 좋은 90g 소용량 제품으로 한 끼 식사에 알맞은 양이다. 동원 김치참치는 밥과 함께 볶아 김치참치 볶음밥으로 만들거나 두부부침에 곁들여 먹어도 좋다. 특히 여름철 비빔면에 고명으로 얹어먹으면 별미다.

동원F&B 관계자는 “최근 K-푸드를 향한 해외 시장에서의 관심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고 김치를 포함한 다양한 한국 음식들이 외국인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며 “국내 소비자들은 물론 외국인들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해외 시장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양식품, 현지법인 설립으로 해외시장 공략 가속화

삼양식품이 수출 주력 시장인 미국, 중국 등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며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 8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삼양아메리카’를 설립한 데 이어 오는 12월 중국 상하이에 ‘삼양식품상해유한공사’를 설립한다고 5일 밝혔다.

삼양식품은 해외사업 부문의 급격한 성장세에 따라 현지 법인 설립을 지속적으로 검토해왔다. 불닭볶음면 인기로 수출이 증가하기 시작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4년간 해외부문 연평균 성장률은 41%로 같은 기간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6%에서 57%로 대폭 증가했다.

특히 올해 설립을 추진한 중국과 미국은 각각 해외 매출 45%, 15%를 담당하는 주력 시장이다.

1000억 원대 매출을 기록하는 중국에서 불닭볶음면은 618 쇼핑 축제, 광군제 등 최대 쇼핑 행사에서 매년 라면 판매 랭킹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또 2019년부터 3년 연속으로 ‘중국 소비자가 뽑은 대한민국 올해의 브랜드 대상’에 선정되며 탄탄한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한국 라면에 대한 인지도 상승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해 기준 전년 대비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법인 설립 등 현지 직접 진출 방식을 통해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며 다시 한 번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최초로 라면을 수출했던 삼양식품은 1969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1980년대 미국, 중국, 러시아, 중남미 등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며 해외에 활발히 진출한 바 있다. 특히 수출전진기지가 될 밀양신공장이 내년 완공되면 해외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 현지법인과의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현지법인 설립으로 영업망 강화를 통한 매출 성장뿐만 아니라 유통과정 일원화, 효율적인 비용관리 등이 가능해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2025년까지 해외 매출에서 일본, 미국, 중국 현지법인의 비중을 7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