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냐’…무서운 속도로 치고 나오는 확진자 수

13일 오전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5만4천941명 늘어 누적 129만4천205명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주간한국 장서윤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지난 100년간 최단 기간 내 최다 환자를 발생시킨 질병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분석을 반영하듯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도 지난 10일 5만명대를 넘어서는 등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단기간에 급속히 확산되면서 전 세계 곳곳에서는 공장이 멈추거나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는 등 큰 혼란을 빚기도 했다. 스페인 독감 이후 최고의 전파력을 보인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세계 경제도 비상등이 켜졌다.

신규 확진자 수 역대 최초 5만명 돌파...일주일에 두 배씩 늘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이 활개를 치면서 지난 10일 신규 확진자가 역대 처음으로 5만명을 넘어섰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5만4122명 늘어 누적 118만5361명이라고 발표했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4만9567명)보다 4555명 늘어나 역대 최다치를 찍었다.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26일(1만3008명) 처음으로 1만명 대에 진입한 후 1주일만인 이달 2일(2만268명) 2만명대를 기록했다. 이후 지난 5일(3만6345명) 3만명대 중반, 9일 4만명대 후반에 이어 하루만에 4500여명이 늘어나 이날 5만명대 중반이 됐다. 이처럼 확진자 수는 가파른 증가세 속에 매주 2배가량 증가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가 전파력이 매우 높은 데다 설 연휴 대면접촉 증가와 맞물리면서 급증세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3월 초에 하루 최대 36만명에 달하는 신규 확진자가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방역당국이 이달 말 신규 확진자로 예상한 13만~17만명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일단 오는 3월에 유행의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연구팀의 분석 결과 일일 확진자 20만명 이상의 유행 정점이 도래할 것”이라며 “3월 한 달간은 정점에 도달해있을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증가 추세, 재택치료자도 덩달아 늘어 한동안 감소세를 보였던 위중증 환자도 조금씩 늘고 있다. 위중증 환자는 지난 10일 0시 기준 282명으로 3일째 2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3차 접종 후 시간이 경과해 예방효과가 감소한 고연령층 확진자가 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3월 이후 위중증 환자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무증상·경증 확진자도 급증하면서 이날 0시 기준 재택치료 환자 수는 17만4177명으로 전날(16만8020명)보다 6157명이나 증가했다.

이처럼 피부로 체감할 만큼 높은 전파력을 보이는 오미크론 변이가 1917~1918년 스페인 독감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단기간에 가장 많은 환자를 발생시킨 질병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많은 국가와 지역에서 오미크론 창궐 이후 확진자 수가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가 기승을 부린 지난 5∼6주 동안 전 세계 코로나19 환자 수가 과거 다른 질병들이 비슷한 기간 일으킨 감염 건수를 모두 능가했다고 밝혔다.

윌리엄 섀프너 밴더빌트대 의대 교수는 단기간 범세계적인 감염자 비율로 볼 때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 속도와 비교할 수 있는 유일한 사례는 1917∼1918년 독감 대유행뿐”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각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가 발견된 지난해 11월 말 이후 덴마크에서는 주민 5명 중 1명, 영국에서는 주민 6명 중 1명, 이스라엘에서는 9명 중 1명이 각각 코로나19에 걸린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에서도 오미크론 변이가 절정이었던 지난 1월 중순까지 주민 5명 중 1명이 확진됐다.

WHO “오미크론 변이 이후 사망자 50만명”…방역당국 거리두기 ‘갈팡질팡’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출현 이후 사망자가 5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AFP 통신이 지난 8일 보도했다. WHO는 지난해 11월 말 오미크론 변이가 처음 발견된 이후 확진자는 1억3000만명, 사망자는 50만명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변이의 중증 위험도는 이전 우세종인 델타 변이보다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무서운 전파 속도로 몇 주 만에 전 세계 우세종이 됐다.

한편, 이같은 빠른 전파력에 오미크론 대응 방향과 전망에 대해 방역당국도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방역당국은 오미크론 폭증세가 시작되던 지난 4일에는 확진자 증가시에도 일상회복을 시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3일 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코로나19는 “전파력이나 치명률이 높기 때문에 계절 독감처럼 관리하기엔 시기상조”라며 집중관리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장서윤 기자 ciel@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