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리아처럼 주기적 풍토병인 ‘엔데믹’ 시대 도래…완전 종식은 요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6만3천566명을 기록한 27일 오전 서울역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주간한국 장서윤 기자]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0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3월 첫 주에는 300만명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지난 21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205만8184명을 기록했다. 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2년 1개월 만에 누적 확진자가 200만명대로 올라선 것이다. 주목할 지점은 오미크론 변이 발생 이후 확진자 수가 두 배로 증가하는 ‘더블링’ 기간이 무서운 속도로 짧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누적 확진자 수는 지난 6일 100만명 대를 기록한 이래 보름 만에 두 배인 200만명을 넘어섰다. 게다가 앞으로는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3일간 신규 확진자 수가 연달아 16~17만명 대를 기록해 25일 0시 기준 누적 확진자 수 266만5077명인 것을 감안하면 3월 첫주에는 300만을 돌파할 전망이다.

코로나19 3월 중순 정점…일일 확진자 25만명 내외 예상 김부겸 국무총리는 2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 발언에서 3월 중순께 코로나19가 유행의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총리는 “다수의 전문가들이 유행이 3월 중순경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정점이 되면 일일 신규 확진자 규모가 25만명 내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분명한 것은 정점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는 것”이라며 “정점 시기와 규모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마다 의견이 상이하지만, 크게는 내달 중순께 20만∼30만명 사이의 최다 신규 확진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확진자 급증세에 이제는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는 ‘엔데믹’(Endemic) 시기가 왔다는 분석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엔데믹은 팬데믹처럼 WHO의 감염병 경보단계 중 하나로 ‘종식되지 않고 주기적으로 발생하거나 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을 뜻한다. 백신이나 치료약 등이 나와 질병에 대한 다양한 대책이 마련되면 한정된 지역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엔데믹이 된다. 현재 엔데믹에 해당하는 질병은 말라리아, 뎅기열 등이 있다.

이제는 코로나19도 독감처럼…올해 말 ‘부스터샷’ 필요 주장 모더나의 폴 버튼 최고의학책임자(CMO)는 “매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며 이 같은 엔데믹 전환에 힘을 실었다. 그는 지난 18일 연합뉴스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유행은 점차 엔데믹 단계로 접어들겠지만, 마치 독감처럼 매년 백신을 맞아야 할 것”이라며 “당장 올해 말에 또 다시 부스터샷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결국 우리는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백신 접종에 대해서는 접종 후 6개월이 지나면 점차 예방 효과가 약하다며 많은 이들이 지난해 12월~올해 2월에 부스터샷을 맞았으므로 8월 이후에는 백신 접종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전 세계는 코로나19도 마치 독감처럼 감염을 막기 위해 항상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며 “예방 효과를 위해 매년 한 번씩 부스터샷을 맞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이와는 상반되게 부스터샷은 한번으로 충분하다는 전문가 의견도 존재한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최신 의학전문지에 게재된 연구들을 종합해 부스터샷 접종자들이 중증과 사망 위험에 대한 충분한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추가적인 접종이 불필요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정부 “4차 접종, 아직 일반 국민은 고려 대상 아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4차 접종이 시작됐다. 해외에서는 전 국민 4차 접종을 시작하는 국가도 나오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아직까지 일반 국민에 대한 4차 접종은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지난 14일부터 면역저하자와 요양병원·시설 입원·입소·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4차 접종을 시작했다.

3차 접종을 마친 18세 이상 면역저하자는 3차 접종일로부터 4개월(120일)이 지났다면 화이자·모더나 등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으로 4차 접종을 받을 수 있다. 오는 27일까지는 당일 접종만 가능하지만 28일부터는 사전예약을 통한 접종도 가능해진다.

요양병원·요양시설 입원 및 입소자와 종사자도 같은 접종 기준이 설정됐지만 집단감염, 방역 우려가 있는 경우 3차 접종 3개월(90일) 후에도 4차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최근 요양병원을 비롯해 시설 내 집단감염이 급증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해외에서는 일반 국민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한 국가도 있지만 대부분 고령층으로 대상을 제한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60세, 칠레가 55세 이상을 대상으로 4차 접종을 진행하고 있고, 독일은 70세 이상에 대한 4차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은 올 가을 4차 접종을 시작하는 방안을 놓고 논의 중이다.



장서윤 기자 ciel@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