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후유증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코로나 감염 치료 중이라는 사람들이 주위에 많아지기도 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장기 후유증에 대해 '코로나19 감염 후 3개월 이내에 설명할 수 없는 하나 이상의 증상이 최소 2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로 정의했는데요. 보건당국이 이달 말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500만명 돌파를 예상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이제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치료 과정 뿐 아니라, ‘감염에서 회복한 뒤에도 증상이 계속되는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치명율과 후유증은 별개 문제

오미크론의 치명율이 떨어지는 것과 후유증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오히려 치명율은 적은데, 후유증의 꼬리는 상당히 긴 것이 특징이니 후유증 관리에 더 집중해야 합니다. 당연히 단순 ‘감기’나 ‘독감보다 조금 더 독한’ 정도로 취급해서는 절대로 안될 일입니다. 특히 최근에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확진자 수를 감안하면, 올해 5~6월에는 코로나 후유증(롱 코비드, Long Covid) 환자가 본격적으로 쏟아질 것이 분명합니다. 이미 2년 전부터 최근까지 진료실에는 코로나 후유증 환자가 지속적으로 내원하고 있어서 임상에서는 벌써부터 후유증 치료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전신적이고 만성적인 기능 이상

초기에는 후각 상실, 미각 장애 정도의 후유증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금은 열감, 불명열(이유를 모르는 발열), 피부염, 호흡곤란, 만성피로, 조금만 움직여도 금새 지치는 증상, 잔기침, 어지럼증, 수면장애, 두통, 머리가 멍한 ‘브레인포그’, 집중력 장애, 원인 모를 근육통, 전신의 통증, 인지장애와 같은 신경질환, 당뇨병, 우울증, 의욕감퇴, 성욕 감퇴 등의 만성적인 이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다양한 전신 증상들은 검사 소견으로 뚜렷이 나오질 않는 기능적인 문제들이 대부분이어서, 증상을 겪는 환자들로써는 증상의 정도를 입증할 방도도 없어서 더 답답하다고 호소합니다.

바이러스와의 싸움으로 자율신경 균형이 무너져

치료 후에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오지 못하고 이런 증상들이 남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바이러스와 싸우는 과정 중에 면역대사 항상성이 무너질 뿐 아니라, 자율신경의 균형이 깨지고, 인체의 정상적인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중증으로 악화돼 치료했던 경우든, 경증이어서 자가격리로 재택치료한 경우든 구분없이 나타납니다. 후유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해서 2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후유증을 치료하는 데 집중해야 만성 기능성 장애로 남지 않을 것입니다.

한의 치료는 이렇게

감염에서 회복된 후에 후유증상이 초기여서 잔기침, 인후통, 식욕부진, 피로감, 수면장애 등의 증상이 얼마 되지 않았다면, 한의원에서 한약처방이나, 약침요법 등으로 단기적인 대증치료를 받는 것이 도움됩니다. 그러나 2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적인 상태이고, 전신 증상이라면, 면역체계와 자율신경 기능에 이상이 있지 않은지 전문적인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결과에 따라 면역을 보강하는 한약 또는 자율신경의 균형을 회복하는 한약과 약침 요법을 꾸준히 병행해서 깨어진 인체 시스템을 복구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입니다.

재택 치료 때 이런 점 주의해야

심한 인후통과 고열 그리고 지독한 몸살 증상 등으로 통증이 심할 때, 염증을 가라앉히고, 해열하며, 통증을 제어하는 효과가 있는 양·한방 치료약을 복약 지도에 따라 정확한 시간에 복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갑자기 중증으로 진행돼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병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상태를 면밀히 관찰해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그리고 흉통이 심하거나 호흡곤란이 시작된다면 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으니 치료 전담 의원에 연락하거나, 입원 치료할 필요가 있으니 긴밀한 연락조치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치료 후 회복 시기에 이렇게 하세요

격리 해제되고 나서도 여전히 인후 통증이 남아 있거나 피로증상이 있거나, 식욕이 떨어지거나 할 수 있는데, 잠자는 방, 주로 거주하는 공간의 온도와 습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 관리해서 호흡이 편하도록 신경을 써야 합니다. 격리 해제되었어도 며칠간은 몸 상태를 살펴보고, 잦은 외출이나 장거리 이동을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후유 증상이 계속되면, 가까운 한의원을 방문하거나, 전문적인 후유증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정이안 한의학 박사



● 정이안 한의학 박사 프로필

한의학박사, 정이안한의원 원장이며, 자율신경연구소 원장이고, 동국대학교 외래교수이다. 저서로 생활습관만 바꿨을 뿐인데, 직장인건강 한방에 답이 있다, 몸에 좋은 색깔음식 50 등 다수의 책을 썼다.



정이안 한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