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 초청 연상호 감독의 동명 애니메이션 원작…김동욱X채정안X김성규, 명품 배우진 총출동

최근 진행된 ‘돼지의 왕’ 제작발표회 모습. (사진=티빙 제공)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이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로 재탄생된다. 학교 폭력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소재로 삼는 만큼 시청자들의 관심은 물론, 작품을 통해 사회에 묵직한 메시지를 남길 수 있을지 궁금증을 남기고 있다.

지난 18일 첫 공개된 ‘돼지의 왕’은 연쇄살인 사건 현장에 남겨진 20년 전 친구의 메시지로부터 폭력의 기억을 꺼내게 된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추적 스릴러다. 학교는 사회의 축소판인 만큼 이곳에서 형성된 계급, 그로 인해 변한 인물들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 또 원작의 재해석 과정에서 ‘추적 스릴러’라는 장르를 더해 스토리의 집중도를 높였고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으로 몰입감을 극대화시켰다.

“이렇게 파격적?” 작가도 혀 내두른 작품의 힘

‘돼지의 왕’의 집필을 맡은 탁재영 작가는 최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글을 쓰면서 이렇게 파격적인 이야기가 한국에서 드라마로 나올 수 있을지 걱정이 컸다”고 돌아봤다. 작품 속에서 돼지라는 존재는 평생 누군가로부터 지배당하는 비극적인 운명을 가진 군상들을 대변하며 ‘돼지의 왕’은 약자의 삶을 살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누군가를 영웅으로 만든다는 게 그의 설명. 작품에는 세상은 왜 강자와 약자로 나누어져 있는지에 대한, 또한 폭력의 근원은 무엇인지를 묻는 고찰이 담겼다.

국내 장편 애니메이션 사상 처음으로 2012년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 작품성을 인정받은 연상호 감독의 원작을 재해석한 만큼 탁 작가는 “원작 팬들을 절대 배신하지 않고, ‘돼지의 왕’을 모르시는 분들도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드라마를 쓰는 것이 목표였다”며 “원작의 메시지는 그대로 가져가고 추적 스릴러의 재미를 강화했다”며 원작 팬들을 포함한 시청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대한 충족을 자신했다.

‘돼지의 왕’이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로 재탄생된다. (사진=티빙 제공)
김동욱-김성규-채정안, '명품 연기' 배우 라인업

시청자들의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배우진들의 열연도 대단하다. 먼저 김동욱은 20년 전 폭력의 기억의 꺼내는 주인공 황경민으로 분해 복합적인 감정을 이끌어냈다. 김동욱은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내가 돼지띠다. 돼지띠 중의 왕이 되고 싶어 출연했다”고 유쾌하게 출연 이유를 설명하면서도 “의도를 했든 하지 않았든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어떤 인물을 그려야 할지 고민이 깊었다”며 작품에 임했던 감정을 털어놨다.

채정안이 연기하는 카리스마 형사 강진아 역은 원작에 존재하지 않았던 인물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채정안 개인적으로는 스릴러 장르에 도전하는 첫 작품이다. 채정안은 “나와 캐릭터의 싱크로율이 120%”라고 자신하며 “원작의 거칠고 불편할 수 있는 부분들이 강진아를 만나 해설자 느낌으로 시청자에게 추리하고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고 롤을 소개했다. 특히 김동욱과는 15년 전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이후의 재회라는 점도 흥미롭다.

광수대 형사 정종석을 연기하는 김성규는 그동안 ‘범죄도시’ ‘킹덤’ ‘악인전’ 등을 통해 실감나는 느와르 연기를 펼쳐왔다. 그 중에서도 대다수의 작품에서 범죄자 역할을 맡아왔다. 김성규는 “연기를 시작했을 때 형사물이 많았기 때문에 나도 형사를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해왔다”며 “감독님을 뵙고 이야기를 들으며 좋은 작품이라는 확신이 들었고, 김동욱 선배님이 나오신다는 것을 듣고 거절할 이유 없이 감사한 마음으로 하게 됐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학교 폭력 문제에 경종 울릴까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화제작인 ‘지금 우리 학교는’과 ‘소년심판’ 등이 학교 폭력을 에피소드로 다루며 성인들의 사회적 책임과 공론화된 움직임에 대한 논의 등을 야기시켰다. 여전히 우리 사회의 큰 화두이며 오랜 시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었던 학교 폭력을 주요 소재로 그린 ‘돼지의 왕’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제작진은 연출 의도에 대해 “사회의 축소판인 학교에서 형성되는 계급과 갈등, 그리고 그로 인해 변해가는 인물들의 삶을 조명하며 강렬한 메시지를 던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탁 작가는 "세상은 왜 강자와 약자로 나뉘고, 폭력을 왜 휘두르고 그 근원은 어디에서 왔는지 등에 관한 질문을 함께 사유했으면 하는 생각으로 글을 썼다"고 말했다.

‘돼지의 왕’이 흥행 달성이라는 1차 목표를 넘어 학교 폭력 문제를 향한 경종을 울릴 뜨거운 관심까지 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스포츠한국 김두연 기자



김두연 기자 dyhero213@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