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한 김광현이 시범경기 첫 등판에 나서고 있다. (사진=스포츠코리아 제공)
2022시즌 KBO리그가 4월 2일 개막한다. 가을까지 정규시즌 144경기 레이스를 펼칠 KBO리그. 올 시즌은 유달리 볼거리가 많아 벌써부터 팬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다.

집 떠났던 김광현(34)과 양현종(34)이 각각 친정팀 SSG 랜더스와 KIA 타이거즈에 돌아왔고,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져 투고타저의 새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시범경기부터 쏟아져 시즌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김광현-양현종 복귀, KBO리그 판도 흔든다

김광현과 양현종은 2000년대 후반부터 2019년까지 KBO리그 최고 좌완으로 불리며 경쟁을 이어갔다. ‘에이스’ 김광현과 함께 SK 와이번스(현 SSG)는 2007, 2008, 2010, 2018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고 양현종은 KIA에 2009, 2017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2008시즌 정규리그 MVP는 김광현, 2017시즌 정규리그 MVP는 양현종의 몫이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김광현과 양현종은 2021시즌 나란히 메이저리그 무대를 누볐다. 그 사이, KBO리그는 에이스급 좌완투수 부족 현상을 겪었다. 신인 선발투수 이의리와 김진욱이 지난해 도쿄올림픽에 승선됐던 것이 그 예다. 이의리와 김진욱의 활약이 뛰어난 것도 있었지만, 그들의 대표팀 승선엔 리그를 대표할 만한 좌완투수가 부족한 것도 큰 몫을 담당했다. 이는 KBO리그 팬들의 관심도를 떨어뜨렸다.

그러나 김광현과 양현종이 2022시즌을 앞두고 동시에 KBO리그로 돌아왔다. 두 선수의 합류로 SSG와 KIA는 큰 전력상승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KBO리그 전체를 봐도 스타급 좌완 두 명이 합류하면서,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기폭제가 마련됐다.

특히 김광현과 양현종은 2022시즌 KBO리그의 판도를 뒤흔들 최고의 카드이다. SSG는 지난해 선발투수 평균자책점(5.22)에서 10개 구단 최하위를 마크했다. KIA 또한 팀 선발투수 평균자책점 8위(5.04)에 머물렀다.

그러나 김광현과 양현종의 합류로 단숨에 약점이 강점으로 바뀌었다. 이로써 타선까지 강한 SSG는 우승후보로, 불펜이 강점인 KIA는 5강 구도를 흔들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김광현과 양현종이 KBO리그를 들썩이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미국에서 돌아온 KIA 에이스 양현종. (사진=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트라이크존 확대, 투고타저 불러올까

2022시즌 최대 변화 중 하나는 스트라이크존 확대다. 그동안 KBO리그의 좁은 존에 적응돼 있던 타자들이 국제대회 넓은 존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드러냈고 이에 KBO리그가 변화를 가져갔다.

물론 KBO는 그동안 스트라이크존을 넓히겠다는 의지를 여러번 밝혔지만 시즌이 지날수록 원래의 스트라이크존으로 회귀한 바 있다. 그러나 앞서 스트라이크존을 조정했을 때에는 좌우 스트라이크존을 넓히다 실패할 때가 많았다. 몸쪽, 바깥쪽으로 넓어지는 스트라이크존에 현장에서 민감한 반응을 보였고 심판들도 이에 수긍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좌우보다 높은 쪽 스트라이크존을 집중적으로 넓힌다. 원래 KBO는 '유니폼 어깨 윗부분과 바지 윗부분 중간의 수평선'을 스트라이크존 상한선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심판들은 지금까지 자신이 계산해 놓은 스트라이크존을 상한선으로 삼을 때가 많았다. 대부분 실제 상한선보다 아래 부분에서 형성됐다. 이 부분을 본래의 상한선으로 올린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투수들에게 커다란 변곡점을 줄 전망이다. 특히 수직 무브먼트가 좋아 하이패스트볼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고, 하이패스트볼과 훌륭한 피치터널을 만들 수 있는 커브를 보유한 선수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 이번 시범경기에서 수직 무브먼트가 훌륭한 패스트볼과 커브를 던지는 아담 플럿코, 손주영(이상 LG 트윈스), 김진욱(롯데 자이언츠) 등이 호투를 이어나가고 있다. 플럿코는 두 번의 시범경기에서 6이닝 동안 13탈삼진을 잡아냈고 손주영과 김진욱은 무실점 피칭을 이어나가고 있다.

손주영과 김진욱은 지난해 평균자책점이 각각 8.44와 6.31로 부진했다. 그러나 올 시즌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을 활용해 위력적인 투수로 변신 중인 것이다.

이렇듯, 스트라이크존의 확대는 투수들의 볼넷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수직 무브먼트가 좋은 투수들을 양지 위로 끌어올려줄 전망이다. 이로 인해 각 팀들의 투수진은 질과 양이 풍부해질 전망이다. 한발 더 나아가 스트라이크존 확대로 인해, 2010년대를 관통했던 타고투저의 흐름이 끝나고 투고타저의 시대가 도래할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미크론 시대, 2022시즌 더 강력한 코로나19 전쟁이 찾아온다

순위 싸움에 또 다른 큰 변수는 광풍처럼 불어닥친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각 팀들의 전력 변화다. 시범경기부터 10개팀 모두 코로나19 확진자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주요 선수들이 예년보다 더욱 전염성이 강한 코로나19 오미크론에 감염돼 격리됐고 감독과 코치진들도 이를 피해가지 못했다.

가장 주목해야할 점은 2022시즌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도 시즌을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해 KBO리그는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에서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하자 기존의 매뉴얼을 뒤집고 시즌을 중단한 바 있다. 이같은 결정은 형평성 논란을 불러일으켜 후반기 팬들의 관심이 멀어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큰 교훈을 얻은 KBO는 올 시즌 시범경기에서 확진자가 나타나도 미확진 선수들을 데리고 경기를 치르고 있다. 정규시즌에도 2군·육성선수까지 모두 모아 '미확진' 선수가 1군 엔트리 인원인 28명이 되지 않는 팀만 경기를 취소할 가능성이 높다.

구단마다 총 50명이 넘는 선수들이 포진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즌이 중단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오히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되면 주전 선수들을 잃은 채 경기를 치러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강력한 전력을 갖고 있는 팀이라도 중요한 순간 에이스나 중심타자, 외국인 선수들이 빠진다면 최약체로 전락할 수 있다. 결국 어떤 팀이 코로나19 확진자를 최소한으로 줄이느냐에 따라, 각 팀들의 전력과 순위가 좌우될 전망이다.

이제 2022시즌 KBO리그가 곧 개봉된다. 올 시즌엔 많은 변수와 다양한 관전포인트가 존재한다. 그 어느 때보다 팬들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2022시즌 KBO리그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