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토이미지 제공)
퍼팅은 어느 정도의 선천적인 감각을 타고나야 한다고 말한다. 사실인 걸까. 혹은 연습과 노력만으로는 어느 수준 이상의 한계를 넘어서기 힘든 것일까.

물론 퍼팅의 능력은 드라이버나 아이언의 스윙에 비해 선수 간에 우열을 비교하거나 정의하기가 어렵다. 눈에 보이는 피지컬의 움직임보다, 두뇌에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골프 지도자는 선수를 선발하는데 있어 스윙은 별로 고려하지 않고 퍼팅만을 보고 선발한다고 한다. 스윙은 얼마든지 훈련시켜서 어느 수준이상 만들 수 있지만 퍼팅은 타고난 감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퍼팅 또한 충분히 훈련되면 잘할 수 있다는 것이 최근에 내가 얻은 결론이다.

인간의 감각은 선천적으로 능력의 차이를 보이기도 하지만, 반복되고 훈련되면 다양한 분야에서 달인의 경지에 도달하는 능력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PGA 투어 선수의 3분의 2정도는 한 시즌 라운드당 평균 퍼팅 수가 1타 이내에 존재한다. 이것은 선천적 재능을 떠나 충분히 연습하고 훈련하면 대부분 어느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렇다면 퍼팅의 연습과 훈련은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우선, 크게 3가지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먼저 거리를 제어할 수 있는 손의 힘 조절 능력을 키우는 훈련과 일관된 방향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스트로크 훈련,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들 두 가지 능력이 어느 정도 갖추어 졌다면, 그린의 경사를 보고 라이를 판단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다만, 감각이라고 하는 부분은 공의 스피드를 제어하는 손의 힘 조절 능력에 기여하는 부분일 것이다.

퍼팅은 선수의 생리적인 요인과 심리적인 요인, 두뇌의 인지 추론 및 판단 체계에 따라서 스트로크의 결과에 많은 영향을 주게 된다. 특히, 그린을 보고 경사를 판단하는 인지 추론과 판단 능력은 퍼팅을 완성하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지만 퍼팅 스트로크에 관한 훈련 방법과는 달리 마땅한 훈련 방법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다.

주말 골퍼의 많은 수는 캐디가 놓아주는 것에 의존해서 퍼팅을 한다. 만일 자신의 퍼팅 라이를 결정하고 싶다면 다음 S-Decision 방법을 참고하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 S-Decision method >

▷ 개념: 골퍼마다 경사도를 파악하는 방식이 다르지만 대개의 경우 '볼의 뒤에서 홀 컵을 바라보며 그린의 경사를 판단했을 때'와 '홀 컵의 뒤에서 볼을 보며 경사를 파악한 결과'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어떤 쪽에서 파악한 경사가 옳은 것인지를 결정하기가 애매하다.

S-Decision 방법은 이들 두 가지 결과를 조합하는 방식을 말한다. 어떤 골퍼는 공의 뒤쪽에서 바라본 경사가 정확한 반면 또 어떤 골퍼는 홀 컵 쪽에서 바라본 경사가 더 정확하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인체의 눈이 인지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착시와 오차는 항상 존재하기 마련이다.

▷ 라이 결정 방법: 예를 들어, 7야드 정도의 오르막 심한 슬라이스 경사를 갖는 퍼팅을 해야 하는 경우를 가정하자. 우선 공 쪽에서 바라 볼 때 공이 굴러갈 수 있다고 생각되는 가상의 라인에서 홀 컵쪽 3분의 1지점에 녹색의 마크를 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홀 컵 뒤쪽에서 공을 바라보고 경사를 체크하여 녹색 마크 지점이 맞는지를 확인하고 예상되는 공의 진행 경로가 다르게 보이면, 녹색 마크와 나란히 백색의 마크를 추가한다.

그러면 녹색과 백색 마크 사이의 간격이 라이를 결정하는데 있어 변수가 될 것이다. 물론 공은 이 마크 사이를 통과하도록 스트로크 하면 된다. (연습에서는 2개의 티를 사용하여 마크를 하면 되지만, 실제 라운딩에서 이 마크는 눈으로 저장해야 하므로 집중력이 필요하다.)

만일 공의 라이를 체크하는 과정에서 두 마크가 중첩된다면 퍼팅을 성공시킬 확률은 그만큼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두 마크 사이가 어느 정도의 편차를 갖느냐에 따라서 퍼팅 방식은 달라진다.

우선 두 편차가 크지 않다면 중앙을 택해서 퍼팅 하면 된다. 반면 편차가 크게 나타나면 골퍼마다 백색과 녹색을 이은 선분 상에 어느 지점을 목표로 하여 퍼팅 할지가 달라질 수 있다. 물론 공과 홀 컵의 거리가 멀수록 이 편차는 더 커질 것이다.

편차가 큰 경우, 연습그린에서 마크를 하며 반복적인 퍼팅을 통해 녹색 혹은 백색 마크 중 어느 쪽이 자신의 dominant(지배적인, 주요한) 라이 인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만일 녹색이 dominant라면, 두 마크의 선분 상에 최종 공이 지나갈 것으로 기대되는 목표 지점은 녹색 쪽으로 가깝게 라이를 결정해야 한다. 다만 얼마나 가깝게 해야 할지는 연습을 통해서 스스로 자신의 라이 결정 알고리즘을 완성하면 된다.

*칼럼니스트 전순용: 골프경기력 평가분석가. 전순용 박사는 제어공학을 전공하고 동양대학교 전자전기공학과의 교수로서 재임하는 동안, 한국국방기술학회 초대회장을 역임했다. 시스템의 평가와 분석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했으며, 집중력과 창의적인 뇌사고능력에 관한 뇌반응 계측과 분석 분야에서 연구활동을 지속해왔다. 유튜브 '영상골프에세이' 운영.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주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은 자신의 글을 연재하고 알릴 기회를 제공합니다. 레슨프로, 골프업계 종사자, 골프 애호가 등 골프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싶으신 분은 이메일()을 통해 신청 가능합니다.

 


전순용 골프한국 칼럼니스트 news@golfhanko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