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분석한 대통령 선거 핵심 지표를 통해 본 선거 결과 전망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2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문 앞에서 열린 수원 집중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제 20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일이 임박했다. 3월 4일과 5일은 사전 투표가 실시되고 3월 9일은 본 선거일이다. 역대 대통령 선거와 비교할 수 없는 치열한 전쟁이 전개되고 있다. 선거 판세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 지난해 11월 5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최종 후보로 선출되면서 대진표는 가려졌다. 여당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절대로 양보 없는 한 판 승부가 선거 막판까지 이어지고 있다.

선거 판세는 어느 후보의 일방 독주로 진행되지 않았다. 대진표가 결정되고 난 직후인 지난해 11월의 판세는 대체적으로 윤 후보가 앞서가는 추세였지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갈등하고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영입에 난항을 겪으면서 판세는 다시 요동쳤다. 12월 초에 가까스로 봉합되고 난 이후 윤 후보의 지지율이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는 듯 했지만 지난해 말에 다시 이준석 대표의 당내 갈등이 불거졌고 선대위가 해체되고 재구성되면서 우여곡절을 겪었다.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의 대표가 후보보다 더 부각되는 일은 없었지만 이번 대선은 예기치 않은 현상들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윤 후보는 배우자인 김건희씨 관련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지지율에 지속적인 영향을 받았다. 급기야 지난 1월 16일 김건희씨가 유권자를 향해 사과하는 장면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이후 윤 후보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인한 안보 국면을 주도하고 이 대표와 절묘한 호흡을 맞추면서 지지율이 상승하는 국면으로 전환되었다. 배우자인 김건희씨와 인터넷 매체인 ‘서울의 소리’ 기자 사이의 대화 녹취록을 MBC가 보도한 이후 배우자 논란과 의혹이 역설적으로 해소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지난 24일 강원도 원주시 중앙로 문화의 거리에서 열린 '강원도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 이재명이 열겠습니다!' 원주 유세에서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 후보 역시 선거 국면은 파란만장했다. 지난해 10월 5일 민주당의 마지막 경선에서 이낙연 후보를 꺾고 민주당 최초의 대구·경북(TK) 출신의 대선 후보가 되었다.

그러나 지지율은 좀처럼 상승세를 타지 못했다. 윤 후보가 본선 후보로 결정된 이후 다자 대결 여론조사에서 대체로 열세 추세로 이어졌다. 지난해 연말부터 부각된 윤 후보와 이 대표의 충돌 영향으로 이 후보의 지지율이 반짝 상승하거나 반사 이익을 얻는 모습으로 나타났지만 지난 1월 중순 김건희씨 통화 녹취록이 보도를 탄 이후 이 후보의 지지율은 정체 국면과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친문(친문재인) 지지층과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인 호남 지지율이 나오지 않는다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였다. 급기야 경선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까지 팔을 걷어붙이고 지원을 나서는 상황까지 초래됐다. 공식 선거 운동에 들어오고 난 이후까지 대체로 열세 추세를 모면하지 못했던 이 후보의 지지율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첫 번째로 실시한 법정 공식 TV토론 이후 다소 변하는 양상이다. 윤 후보와 이 후보의 지지율은 ‘깻잎 반의 반 장’ 차이 정도로 바짝 붙어 있는 결과다.

한국갤럽이 머니투데이의 의뢰를 받아 지난 2월 21~22일 실시한 조사(전국1014명 유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7.2%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차기 대선에서 누구에게 투표할지’ 물어보았다.

이 후보 38.3%, 윤 후보 39%,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9.5%, 심상정 정의당 후보 3%로 나타났다. 이 후보와 윤 후보 사이의 차이는 불과 0.7%포인트 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 대선을 ‘깻잎 대전’이라고 한다. 비슷한 시기의 다른 여론조사의 결과 또한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다.

네 개의 여론조사 기관인 케이스탯리서치, 엠브레인퍼블릭,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한국리서치가 자체조사로 지난 2월 21~23일 실시한 조사(전국1004명 무선가상번호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25.9%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차기 대선에서 누구에게 투표할지’ 물어보았다. 이 후보 37%, 윤 후보 39%, 안 후보 9%, 심 후보 3%로 나타났다(그림1).

그림1 대선 다자 대결 (전체)
한국갤럽과 머니투데이의 조사 결과와 4개 여론조사기관의 NBS조사가 판박이나 다름없다. 여론조사의 결과는 연거푸 변하고 있다. 들쭉날쭉 이라고 비난 받거나 비판을 받는지 몰라도 실제 판세가 그렇다. 이번 대선은 ‘변동성’이 심하기 때문이다.

이전의 대선과 달리 이번 대선은 중간지대 부동층 유권자인 스윙보터가 지속적으로 단기간내 표심이 이동하고 변화하고 있다. 2030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여성, 중도층(엠여중)은 이념에 의한 의사 결정이 아니라 정치적 효능감인 ‘이익’에 따른 투표 경향이 농후하다. 후보자와 관련된 의혹과 논란 그리고 정책 비전에 따라 시시각각 표심이 이동하는 ‘변동성’이 역대 그 어떤 선거보다 더 커진 이유다.

변동성으로 선거여론조사 결과가 오르락내리락 하는 현상을 설명하더라도 선거의 기본적인 성격은 ‘선거 구도’에 달려있다. 선거 구도는 정권 유지인지 정권 교체인지를 나누는 투표 의향의 기준이다.

이번 선거는 이 후보나 윤 후보 그리고 나머지 대선 후보 개인에 대한 평가 성격이 있지만 선거판 전체를 지배하는 기준은 현 정권에 대한 평가다.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40%대 초반을 대체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대통령의 지지율로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역대 대통령과 비교해보더라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대통령의 지지율 분석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잘 못했거나 잘 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의 깊이다. 즉 잘 했다는 평가는 40%대 초중반이라고 하더라도 매우 잘했거나 진심으로 잘 했다는 평가는 이보다 훨씬 줄어든다.

정치적 이유나 지지층의 학습 효과에 따른 결집 성격이 강하다면 일반적으로 보이는 수치와 다른 대통령의 평가를 의미한다. 부정 평가가 50%를 넘고 이 중 상당수가 ‘매우 잘 못하고 있다’라고 평가한다면 여당 후보가 가져갈 ‘대통령의 후광 효과’는 많지 않다.

실제로 이번 대선의 성격을 규정하는 여론조사 결과 추세를 보면 유권자들의 ‘정권 교체’ 의지는 매우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 4개 여론조사 기관(케이스탯리서치, 엠브레인퍼블릭,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한국리서치)의 NBS 여론조사 결과(전국 1000여명 내외 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 약 20~30%내외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차기 대선의 성격을 국정 안정으로 보는지 아니면 정권 심판으로 보는지’ 물어보았다.

지난해 7월 26~28일 조사에서 ‘국정 안정’으로 보는 의견이 39%, ‘정권 심판’으로 답한 응답이 44%였다. 윤 후보가 본선 후보로 선출되는 시점인 지난 11월 1~3일 조사에서 ‘정권 심판’ 여론은 54%로 ‘국정 안정’ 의견보다 20%포인트나 더 높았다. 가장 최근인 올해 2월 14~16일 조사에서 정권 유지를 의미하는 ‘국정 안정’ 의견은 38%였고 정권 교체를 의미하는 ‘정권 심판’ 응답은 50%로 나왔다(그림2).

그림2 국가안정 vs 정권심판 (전체)
이번 대선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정권 교체 여론이 더 높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역대 대통령과 비교할 때 아무리 높다고 하더라도 정권 교체가 되어야 한다는 부정 평가 여론은 긍정보다 더 높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와 정권 유지 또는 국정 안정 의견 비율이 비슷하고 국정 수행 부정 평가 비율과 정권 교체 또는 정권 심판 여론이 거의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이번 선거의 기본적인 판세는 윤 후보가 달아나고 이 후보가 쫓아갈 수 밖에 없는 국면이다.

그렇지만 선거 구도가 조금씩 변화가 있다. 기본적인 선거 성격은 변하지 않을지라도 이 후보는 지속적으로 문재인 정권과 차별화를 강조하고 있고 후보 중심의 선거 운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정권 교체 여론은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모두 강조할 때 더 부각되고 강조되어왔다.

그런데 두 사람 사이의 단일화가 삐걱대면서 정권 유지와 정권 교체 여론보다 ‘정치 교체’ 주장이 부상하고 있다. 정치 교체는 기존의 기득권 정치와 검찰 같은 특수 권력의 독주를 견제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어느 정도 수준으로 구도의 변화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정치 교체와 정권 교체의 대결 구도로 구도의 변화가 발생한다면 대선 판세에 미치는 영향 또한 적지 않다. 단일화 움직임이 치켜세웠던 ‘정권 교체’ 여론이 다른 구도로 조금이라도 전환된다면 선거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얼마 남지 않은 대선 판세를 가장 효과적으로 예상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핵심적인 지표를 보는 방식이다. 이번 대선에서 유력 후보 사이의 물러섬이 없는 전략적 요충지의 판세 변화를 보면 대략 선거 결과가 예상되는 까닭이다.

가장 눈 여겨 보아야 할 ‘지역적 승부처는 서울’이다. 이번 대선은 철저하게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최대치로 결집하는 선거 양상이다. 윤 후보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신안군 하의도 생가를 방문할 정도로 ‘호남 공들이기’를 하고 있지만 호남에서 윤 후보가 대거 득표를 한다는 예상은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광주광역시 공약으로 대형 복합쇼핑몰 유치 계획을 확대하고 이 대표가 개인적으로 무등산을 올라가는 등 호남 민심을 좋게 만드는데 공을 들이는 노력은 높이 평가할 만 하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철저하게 그리고 단단하게 진영이 뭉치는 선거 양상이다. 자기 지역에서 한 표라도 더 확실하게 얻어야 하는 선거이므로 호남에서 대거 이탈표가 나오기 쉽지 않다. 마찬가지로 TK에서 윤 후보에 대한 지지층 결집이 선거일에 가까워질수록 더 강력하게 일어나게 된다.

그렇다면 최종 승부처가 되는 곳은 경기 다음으로 유권자수가 많고 대통령 선거 역사에서 결정적 승부처가 되었던 서울 지역이다.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서울에서 이기지 못하고 당선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다. 1997년 대선에서 당시 김대중 후보가 전국적으로 30여만 표 차이로 이회창 후보를 이기고 대통령 자리에 올랐었다. 이때 서울에서 격차가 약 22만여 표차로 이긴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번 대선은 경기지사를 역임한 이 후보가 나선 선거라 서울이 더 각별하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의 의뢰(2022년 1월 조사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자체조사)를 받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조사(전국1000~1030명 내외 무선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5~10% 내외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내년 대선에서 누구에게 투표할지’ 물어보았다.

올해 들어 실시된 첫 조사(1월 7~8일)에서 서울 지역은 윤석열 36.7%, 이재명 32.8%로 팽팽했다. 최근인 2월 18~19일 조사에서 이 후보 45%, 윤 후보 36.5%로 나타났다(그림3). 계속해서 표심이 변하고 있고 후보와 관련된 논란이나 의혹 그리고 부동산 정책 등에 따라 지지하는 후보가 바뀌기도 한다. 강북과 강남의 민심이 다르고 세대별로 표심이 달라 선거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그림3 이재명 vs 윤석열 (서울)
경기도 다음으로 많은 유권자수와 부동산 이슈를 비롯해 선거 결과에 미치는 민감한 변수가 작동한다. 선거일을 앞두고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확진자수 폭증과 자영업층이나 소상공인에게 타격을 주는 경제적인 여파도 판세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재보궐 선거 당시의 서울 표심이 계속 지속될지 여부도 관심사다. 당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보궐 선거에 당선된 결정적 배경은 ‘부동산’과 ‘교체 심리’였다. 서울 유권자들의 결정에 따라 대통령 당선자가 정해질 것으로 본다.

지역적으로 서울이 대선의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요청지라면 또 하나의 지표는 ‘여성 유권자의 표심’이다. 이번 선거가 남녀를 구분하는 젠더 이슈 성격의 선거는 아니지만 이념 간 진영 대결 구도 속에서 정치적 효능감 즉 이익 투표 기준이 강조되고 있다.

남자는 20대와 30대를 중심으로 ‘여성가족부 폐지’나 ‘병사월급 200만원’ 등 남성 유권자를 겨냥한 이슈에 적극적인 반응을 해오고 있지만 여성 표심의 향방은 뚜렷하게 설정되지 않고 있다. ‘남혐’(남성 혐오)이나 ‘여혐’(여성 혐오)의 갈라치기 정서만으로 선거를 바라보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게다가 이번 대선이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 어느 후보 한 쪽으로 마음이 쏠리지도 않고 있다. 선거 막판까지 호감도를 높이고 정치적 효능감을 극대로 높여 줄 기대치가 있는 후보에게 투표할 공산이 크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에서 여성 표심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분석해 보았다. 올해 초인 1월 7~8일 조사에서 두 후보의 여성 지지율은 팽팽했다. 윤 후보가 35.2%, 이 후보가 34%로 나타났다. 1월 21~22일 조사에서 두 후보의 격차는 벌어졌다. 윤 후보는 여성 지지율이 41.8%, 이 후보는 31.5%로 윤 후보가 10%포인트 가량 더 높게 나왔다.

그러나 여성 표심은 계속 변하고 있다. 지난 2월 18~19일 조사는 이 후보가 45.9%, 윤 후보가 39.4%로 큰 차이는 아니지만 수치상 이 후보가 더 앞서는 결과다(그림4). 남성 표심에 비해 여성 표심의 변동 주기는 더 짧고 표심의 변동 폭은 더 큰 편이다. 이번 대선에서 여성표가 더욱 강조되는 이유다.

그림4 이재명 vs 윤석열 (여성)
여기에 후보자의 배우자 리스크가 선거 막바지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 후보의 배우자인 김혜경씨 논란이 ‘과잉의전’, ‘법인카드’ 의혹과 논란으로 치달았고 윤 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이 떠올랐다.

여러 차례 의혹이 제기된 문제였지만 언론 보도를 통해 그리고 추가 취재를 통해 더 구체적인 의혹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된 지 한참이나 지났지만 의혹과 논란으로 몸을 사리고 있는 배우자들은 공식 선거 운동에 코빼기조차 보이지 않?있다. 배우자의 의혹과 논란에 대해 같은 여성 유권자층이 더 의심을 품고 지지할 후보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가뜩이나 비호감도가 높은 대선에서 여성 지표를 꼼꼼히 추적해 보면 당선자를 더 쉽게 찾아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전체 결과가 아닌 핵심 지표로 당선자를 아는 방법은 ‘중도층의 투표 방향’에 달려있다. 중도층은 대표적인 부동층 스윙보터다. 이념적으로 진보나 보수 어느 쪽에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경제, 사회 등 더 실용적인 현안에 눈길을 돌린다. 2030 MZ세대, 여성 유권자층과 함께 중요하고 결정적인 중간 지대 유권자층을 구성하고 있다.

중도층이 결정적인 이유는 선거 결과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대통령 선거는 더욱 그렇다.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후보들은 자기 지지층의 전폭적인 지지에 중도층을 추가 견인했던 덕분에 승리가 가능했다.

1997년은 김대중 후보가 보수 성격의 김종필 전 국무총리와 박태준 전 국무총리와 연합하면서 수평적 정권 교체가 가능했다. 2002년 대선은 단일화를 통해 노무현 후보가 정몽준 후보가 견인해온 중도층 지지를 결합하면서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이번 대선 역시 다르지 않다. 윤 후보와 이 후보가 자기 지지층 외 중도층을 견인해야 제 20대 대통령으로 탄생 가능하게 된다. 안 후보가 완주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누가 안 후보를 껴안느냐가 중도층 견인의 분기점이 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조사에서 중도층 민심은 어느 후보를 향해 웃고 있을까. 아직까지 압도적인 표심이 특정 후보에게 쏠려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7월 30~31일 조사에서 중도층 지지율은 윤 후보가 35.3%, 이 후보가 25.9%로 나타났다. 가장 최근인 지난 2월 18~19일 조사에서 중도층은 윤 후보에게 42.8%, 이 후보에게 38.6%를 주었다(그림5). 격차가 크지 않다. 남은 선거일 동안 중도층을 더 많이 잡는 후보가 선거 당락에 결정적이다.

그림5 이재명 vs 윤석열 양자대결 (중도)
길게만 보였던 선거 일정이 시나브로 마무리되어 가고 있다. 제 20대 대통령 선거는 정권 교체 성격이 강하게 드러났고 지난해 재보궐 선거 이후 부동산 정책으로 국민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여당에 대해 질책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렇다고 국민의힘이 대안 정당으로 유권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것도 아니다. 피장파장이다. 도긴개긴이다.

역대 대선보다 더 확대된 유권자 변동성으로 선거여론조사 결과는 지속적으로 요동치고 있고 유력 후보자들과 관련된 논란과 의혹으로 넘쳐나고 있다. 실제 존재하기 보다 정치적인 이해와 목적으로 ‘샤이 표심’ 운운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고 후보자들의 논란과 의혹에 대한 실체적인 진실은 규명되지 않고 있다. 발표되는 여론조사 결과는 유력 후보 사이에 초박빙, 초접전 국면이다. 전체 결과를 보더라도 최종 낙선자를 예측하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럴 때 좋은 지표가 전체 유권자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만 역대 선거뿐만 아니라 이번 선거까지도 결정적인 지표다. 전체 유권자의 생각을 엿보는 핵심 지표가 바로 서울, 여성, 중도층이다. 3가지 핵심 지표 전쟁에서 경쟁 후보보다 더 많은 지지를 받아내야 당선 가능성을 점쳐 보게 된다.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될지 전체 결과로 도무지 알기가 어렵다면 핵심 지표인 ‘서울, 여성, 중도층’ 즉 ‘서여중’만 보다. 그러면 다음 대통령이 누구인지 알게 된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프로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를, 고려대에서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한길리서치 팀장에 이어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정치컨설팅업체인 인사이트케이를 창업해 소장으로 독립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