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발람해변
인도 남서부 께랄라주는 별천지의 땅이다. 중국식어망, 등 낯선 풍광들로 여행자들을 사로잡는다. 코친, 꼴람, 꼬발람 은 께랄라주의 이채로움을 더하는 보석같은 고장들이다.

인도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항구로 알려진 께랄라주 코친은 기원전 3세기부터 향신료 무역의 중개지였다. 중국과 아라비아 상인들이 끊임없이 드나들며 흔적을 남겼고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등 열강의 각축지이기도 했다. 이 남아 있는 것도, 인도에서 유일하게 유대인 마을이 보존돼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꼴람 수로
유대인 거리

포르투갈, 유대인 흔적 깃든 ‘코친’

전통 은 최근에도 현지인들이 고기잡이에 이용된다. 이 있는 코친항의 뒷골목은 유럽풍 거리다. 포르투갈의 항해왕 바스코 다 가마가 묻혔었다는 성 프란시스 성당 뒤로는 바스코 책방과 바스코 호텔도 있다. 그 길따라 여행자를 위한 숙소와 카페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빛바랜 흰색 담장 옆으로는 앰배세더라 불리는 60년대식 클래식 차가 오간다. 석양이 지면 100년 역사의 레스토랑에도 하나 둘 불이 켜진다.

코친 항에서 남쪽으로 향하면 유대인 마을과 마탄체리 궁전이다. 향신료 무역을 하던 유대인이 정착한 것으로 추정되는 마을 모퉁이에는 유대인 회당이 있다. 한때 이 마을에는 500여 가구였던 유대인이 살았다. 포르투갈인과 네덜란드인의 손길이 닿은 마탄체리 궁전은 17세기 제작된 벽화로 멋을 뽐낸다.

중국식 어망
코친항 유럽풍거리
코친항 중국식 어망

인도식 와 아유르베다 체험

께랄라주 알라뿌자에서 남쪽 꼴람까지의 여정은 수로체험이다. 께랄라주의 명물인 들은 웅크린 풍뎅이같은 모습이다. 하우스 보트는 본래 물길을 오가던 쌀 수송선을 개조한 것으로 대나무로 지붕을 이어 우아한 멋을 전한다. 보트에 올라서면 없는 게 없다. 위성 수신 안테나, 에어컨도 갖춰져 있다. 원주민 스태프들은 정중하게 저녁 식사를 마련하고 아침이 밝으면 인도식 차 ‘짜이’를 내온다.

하우스 보트 체험의 가장 큰 매력은 배 위에서 새벽을 맞는 일이다. 물안개가 자욱히 피어오르는 강둑 위로 배가 홀연히 정박해 있고 새벽 고기잡이를 나서는 쪽배들이 그 옆을 가로지른다. 보트를 타고 나서면 수로에 기대 사는 남부 인도사람들의 모습이 하나 둘 베일을 벗는다.

에서의 여유는 남쪽 꼬발람의 휴식으로 이어진다. 꼬발람은 께랄라주 제일의 해변 휴양지로 인도인들에게 ‘신이 축복한 땅’으로 불린다. 초승달같은 해변, 해변에 늘어선 고기잡이배, 낭만적인 등대 등이 인상적인 꼬발람은 30년 전만해도 히피들의 아지트였다. 그 자유로운 땅에 최근에는 고급 리조트들이 들어섰다. 요가 등 자연친화적 체험과 온몸에 기름을 바르는 아유르베다 마사지는 유러피안들이 꼬발람을 찾는 주된 연유가 되고 있다.

하우스보트
아유로베다 체험

여행메모

교통: 께랄라주까지 직항편은 없다. 뭄바이 등을 경유한 뒤 께랄라주 코친까지 항공으로 이동한다.

음식: 쌀가루로 만든 부침개 위에 향이 약한 커리를 올려 놓은 ‘’은 께랄라주의 대표 음식이다. 에 야채 썹지를 곁들여 먹기도 한다.

기타: 여행자들의 저렴한 숙소는 코친항 뒷골목에 밀집돼 있다. 꼴람 는 숙박을 겸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이동중 수로 옆에 들어선 시장에도 방문할 수 있다.

아팜

서진 여행칼럼니스트



서진 여행칼럼니스트